[주목! 이 사건] "믿을 男 하나 없네".. 일반인 여성 '지인능욕' 주의보

◆‘떴다방식’ 계정 운영 탓 적발 어려워
17일 트위터나 텀블러 등 SNS에서 지인능욕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관련 계정 수십개가 뜬다. 이들 계정은 주로 일대일 쪽지(디엠)를 이용해 합성 의뢰를 받고, 합성한 사진을 건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상당수 계정이 며칠 만에 사라지는 가계정이란 점이다. B씨가 합성을 의뢰한 계정도 경찰 수사 당시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능욕 계정이 이처럼 ‘떴다방식’으로 계정이 새로 생기고, 사라지길 반복하는 탓에 당국에 적발되는 수도 실제 사례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지난해 음란·성매매 정보 중점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인능욕·합성은 291건이 적발됐다. 미성년자 조건만남·성매매 178건과 아동·청소년 음란물 25건을 합해도 총 494건에 그친다.
◆기술 발달에 동영상 합성까지 우려
AI(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지인능욕이 사진을 넘어 동영상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미국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딥페이크(Deepfakes)’라는 누리꾼이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의 얼굴을 포르노 배우의 몸과 합성한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아마추어 프로그래머로 알려진 딥페이크는 AI로 얼굴 사진을 데이터화해 영상 속 다른 몸에 합성했다.
이제는 하나의 기술로 자리잡은 딥페이크 역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지인능욕 합성동영상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딥페이크를 막아달라는 청원을 올린 게시자는 “딥페이크는 영상 속 얼굴 주인에게 수치심을 남기는, 그 자체로 엄연한 성범죄이자 명예훼손”이라며 “합성사진과 동영상 유통을 수사하는 데 더 많은 경찰 인력과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은 처벌 수위에 피해자들 ‘한숨만’
경찰이 B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형법 제244조(음화 제조 등)다. 형법 제244조는 ‘제243조의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음란한 물건을 제조, 소지, 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심정을 고려해서 (B씨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른 혐의를 찾아봤지만 안타깝게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인능욕 가해자가 집행유예만 받고 풀려난 경우도 있었다. 중학교 동창 등 9명의 사진을 다른 여성의 알몸과 합성해 SNS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C씨는 지난해 11월10일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사진들이) 합성사진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는 등의 양형 이유를 들었다.
이처럼 처벌 수위가 낮은데 대해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합성사진을 발견해 신고한 적이 있다는 D(여)씨는 “피해자들은 성적 모욕감을 느끼는 데다 신상까지 유포돼 2, 3차 피해를 겪는데 처벌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인능욕과 관련해 텀블러 등 특정 SNS를 아예 금지해달라는 청원도 여럿 올라와 있다.
◆국회선 관련법 개정·당국도 대책 마련
국회에서는 지인능욕에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은 지인능욕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민 의원은 “(지인능욕 등은) 심각한 성범죄이자 인권침해 행위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관계당국도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방심위는 ‘디지털성범죄대응팀’을 신설하는 한편, 디지털성범죄 업무의 처리절차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생각이다.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구제방안 등을 안내하고, 디지털성범죄 관련 대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기로 했다. 이 밖에 여성가족부나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의 업무공조 체제도 공고히 할 방침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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