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회장' 젊어진 LG, 새 성장동력 발굴이 숙제

전수용 기자 2018. 6. 3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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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구광모회장, 4세 경영시대 개막

LG그룹이 구광모(40)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4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20일 구본무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41일 만에 LG그룹이 국내 10대 그룹 중 가장 젊은 40세 회장을 맞게 된 것이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LG는 이어 이사회를 열고 그를 대표이사 회장에 선출했다. 재계에선 사장 또는 부회장 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봤지만 예상을 깨고 회장이 됐다. LG는 "구본무 회장 별세로 공석이었던 주주 대표로서 ㈜LG 이사회 멤버로 참석하게 됐고,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책임 경영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신임 회장은 이사회에서 "LG가 쌓아온 고객 가치 창조, 인간 존중, 정도(正道) 경영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장으로서 첫 소회를 밝혔다.

◇전문경영인이 자율·책임 경영 구광모 신임 회장은 1978년 1월생으로 이제 만 40세다. 70개 계열사, 매출 160조원(2017년 기준), 자산 123조원, 국내외에서 21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재계 4위 LG그룹이 그의 어깨에 지워진 것이다. 1947년 구인회 창업주가 락희화학공업사를 세울 때 나이가 만 40세였다.

LG 안팎에선 젊은 구 신임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더라도 그룹 총수가 전문경영인의 도움을 받아 그룹의 미래를 설계하고, 전문경영인이 자율·책임 경영을 하는 LG만의 경영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지주사인 ㈜LG는 신임 회장과 하현회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여기에 조성진(LG전자), 한상범(LG디스플레이), 차석용(LG생활건강), 권영수(LG유플러스), 박진수(LG화학) 등 핵심 계열사 전문경영인 부회장이 보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부회장 6명의 평균 연령은 63세이다. LG는 지배구조의 모범으로 평가돼온 지주사 지배구조를 이어가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계열사 책임 경영 체제를 앞으로도 유지·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회장 어떤 역할 하나 LG그룹은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전 회장까지 장자(長子) 승계 원칙을 지켜왔다. 덕분에 LG그룹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2세, 3세 승계나 이후 그룹 경영 과정에서 가족 간 다툼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구 신임 회장 역시 이런 전통에 따라 LG그룹을 이어받게 됐다.

이날 오전 사내·사외이사 7명이 참석한 ㈜LG 이사회에선 회장 선임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법적 책임을 지는 사내 등기이사에 선임된 상황에서 부회장이나 회장 직급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구본무 회장 타계 이후 그룹 총수 자리를 오래 비워두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이사들은 판단했다. LG의 가족회의에서도 회장으로 뜻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고위 임원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외국엔 40대 리더가 많다"며 "경영 승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회장직이 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했다.

구 신임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업무를 시작한다. 집무실도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30층에 마련됐다. 구본무 전 회장이 사용하던 집무실과 같은 층인데 넓이는 절반이다. 구 전 회장의 집무실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LG 고위 임원은 "구 신임 회장은 연말까지 지주회사 경영 현안들을 챙기고 파악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선대 회장 때부터 쌓아온 그룹의 경영 방침을 새로운 LG에 맞게 개선할 방안이 있는지를 고민하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 준비·인재 투자에 중점"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를 졸업한 구 신임 회장은 2006년 LG에 입사해 12년 동안 주로 LG의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생태계를 경험하려고 1년간 IT 기업 두 곳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2015년 상무로 승진한 이후에도 주로 LG그룹의 미래 사업 발굴에 관여해왔다.

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적지 않다.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그룹의 주력 사업 실적이 삐걱대고 있고, 그룹을 이끌 미래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LG는 "구광모 회장은 앞으로 지주회사 경영자로서 미래 준비, 인재 투자, 정도 경영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LG의 사업에 대해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정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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