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행복지수 낮은 까닭? 사회여건 기여도 적은 탓
[경향신문] ㆍ사회보장제도 등 OECD서 4번째로 낮아
ㆍ‘유엔 보고서’ 5년간 국가 순위 중하위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사회보장제도나 선택의 자유 등이 행복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으나, 한국은 이 분야의 행복 기여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최근 5년간의 ‘유엔 세계행복보고서’ 자료에 나타난 행복지수(삶에 대한 만족도를 최대 10점으로 나타내는 지수) 평균을 계산한 결과, 한국은 5.88점으로 OECD 평균인 6.62점보다 낮았다. 그간의 순위를 봐도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행복지수가 이처럼 낮은 것으로 나타난 데는 사회보장제도와 같은 여건들이 행복에 기여하는 정도가 외국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정처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사회·경제적 요소들이 각국의 행복지수에 기여한 정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경우 사회적 여건이 행복도에 기여한 정도가 불과 0.92로 OECD 평균인 1.68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는 그리스, 터키, 헝가리에 이어 4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 국민들은 사회적 여건들 중에서도 사회보장제도나 사적인 도움 등을 포괄하는 ‘사회적 지원’에 만족하는 정도가 0.20으로 OECD 평균(0.36)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부패없는 사회에 대한 만족도 역시 0.22로 OECD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행복지수에 대해 미치는 요인들을 시기별로 비교해보면, 사회적 지원·선택의 자유·부패 인식 등의 사회여건이 행복에 기여하는 정도는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간은 사회적 지원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사회적 요소 중에서도 고용이나 공동체 분야는 행복도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국민 삶의 질’ 지표를 기준으로 보면, 최근 10년간 국내에서는 교육이나 안전 등의 지표가 상승했으나 주거나 고용, 가족·공동체 부문은 만족도가 크게 늘지 않았다. 양극화나 고령화, 공동체 약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김윤희 예정처 경제분석관은 “행복지수가 최근 사회여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 부문의 영향력을 확대해 행복지수의 향상을 추구할 여지가 있다”며 “정부의 성과를 측정할 때 사회여건에 대한 만족도를 기준으로 정하거나, 사회여건 지표를 근거로 정책을 입안하는 노력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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