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전종서 "노출 연기 거부감 無, 유아인과 베드신 어렵지 않았다" [인터뷰]

이채윤 2018. 5. 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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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전종서 / 사진=CGV 아트하우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첫 데뷔부터 이창동 감독의 뮤즈로 발탁된 배우 전종서. 여기에 배우라면 한번쯤 꿈꾸는 칸 국제영화제 입성까지 그야말로 강렬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실제로 만난 전종서는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제작 파인하우스필름) 속 해미와 무척 닮아있었다. 해미가 자신이 원하는 꿈과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면 전종서 또한 사람 전종서, 배우 전종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그를 보고 있노라니 이창동 감독이 왜 연기 경험이 전무한 그를 캐스팅했는지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알 것만 같았다.

"'버닝'에는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어요. 소속사에 들어가고 3일 만에 오디션을 봤는데 그 과정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처음에는 감독님이 어떤 분인지, 이게 어떤 프로젝트인지 잘 몰랐어요. 오디션은 6~7번 정도 본 것 같은데 오디션이 심층적으로 진행될수록 '버닝'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됐어요."

첫 오디션 합격 전화를 받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그는 "복잡 미묘한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오디션이 계속 진행되고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마음이 복잡해졌어요. 합격하지 않더라도 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받아들일 준비는 돼 있었어요.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는 물론 기분이 좋았지만 걱정도 많았고, 염려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또 겁도 나기도 했죠."

전종서는 종수(유아인)의 어릴 적 고향 친구이자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해미 역을 맡았다. 해미는 믿으면 실재한다고 생각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당돌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이 공존한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지만 전종서는 해미를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촬영 들어가고 점점 회차가 늘어날수록 현장이 주는 분위기, 감독님이 허락한 분위기가 커넥션을 많이 만들었어요. 또 마임을 따로 배웠는데 그것을 통해서 해미 캐릭터와 접점이 많이 생겼어요."

'버닝' 전종서 / 사진=CGV 아트하우스 제공

전종서는 '버닝'에서 노출과 베드신 등 다소 수위 높은 신들을 과감하게 소화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배우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를 떠나서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에 있어 보여주는 것, 보여주는 입장에서 보이는 것에 대한 편견이나 거부감은 없어요. 베드신 또한 어렵지 않았어요. 감독님이 어렵지 않게 느끼도록 상황들을 허락해 주셨고, 또 리허설이 있었죠. 촬영할 때는 촬영 감독님만 들어와 계셨고 테이크 자체도 많지 않았어요. 촬영이 끝나면 스태프 분들이 들어와 신속하게 정리해주셔서 빨리 진행이 됐어요."

그렇다면 그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일까. "첫 촬영이 가장 힘들었어요. 내레이터 모델로 춤을 추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는데 영화 현장 자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오로지 몸으로 겪어야 했어요. 그래서 많이 긴장했고, 그 긴장을 해소시킬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때 배민정 선배가 계셨는데 그분에게 엄청 의지했어요. 그 선배님이 안 계셨다면 첫 촬영을 못 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매 회차마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어요."

연기 경험이 전무한 전종서지만 그는 유아인, 스티븐 연 등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선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렇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제가 카메라 구도를 잘 모르니까 자꾸 유아인 선배님을 가렸어요. 선배님이 그런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가르쳐 주셨죠. 제 옆에서 멘토 역할을 많이 해주셨어요. 또 스티븐 연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두 분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든든하게 작용했어요."

'버닝' 전종서 / 사진=CGV 아트하우스 제공

이렇게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스티븐 연과 작업한 결과 전종서는 데뷔하자마자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에 그는 2년 전 첫 데뷔작 '아가씨'를 통해 칸에 입성한 김태리와 비교되며 큰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김태리 선배님과 비교가 되는 것은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아니에요. 어떠한 부분에서 같이 이야기가 나오고 비교가 되는지는 알고 있지만 의식하진 않아요."

전종서는 '버닝'으로 인해 김태리와 비교되는 것보다 사람 전종서, 배우 전종서에 대한 깊은 생각이 가득했다.

"아무 것도 아닌 제가 '버닝'이라는 큰 작품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어른들의 배려가 없었다면 진행되지 않았을 상황들이 많았어요. 전 살면서 그런 배려를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제가 앞으로 연기 생활을 하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것에 대한 길라잡이가 확실히 됐어요. 교훈적이었던 촬영 현장이었어요."

앞으로의 행보는 어떨까. "어떤 형태로든 자기 검열의 시간이 주어질 것 같아요. 그게 다음 작품에 대한 검열이든, 인간으로서 검열이든 거기에 대해 임할 자세는 돼 있어요. 다만 앞으로 어떤 게 닥칠지 모르니까 불안함이 커요. 그렇지만 그 불안함이 불안함으로 존재하지 않게 내가 챙겨야 할 것들과 배워야 할 것들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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