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구명철]개정 헌법은 읽기 쉽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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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改憲)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정 헌법의 내용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법조계, 국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헌법의 내용을 담게 될 우리말 표현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헌법도 언어라는 도구를 통해 비로소 형태를 갖게 되므로 그 내용을 잘 담아내기 위해서는 어법에 맞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작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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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 외에도 현행 헌법에는 비문과 난문이 적지 않다. 헌법 제47조 제1항 ‘국회의 정기회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매년 1회 집회되며, 국회의 임시회는 대통령 또는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에 의하여 집회된다’에서 ‘집회되다’는 어법상 틀린 표현이다. ‘집회하다’가 ‘여러 사람이 어떤 목적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모이다’는 뜻의 자동사이므로 ‘집회되다’는 잘못된 파생 형태다.
헌법 제70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에서는 후행문의 술어인 ‘중임할 수 없다’의 목적어가 생략돼 선행문에 나오는 ‘대통령의 임기’와 동일한 것으로 잘못 파악하기 쉽다. ‘중임하다’의 사전적 의미가 ‘임기가 끝나거나 임기 중 개편이 있을 때 거듭 그 자리에 임용하다’이므로 ‘대통령의 임기’가 ‘중임하다’의 목적어가 될 수는 없다. 국회의원의 징계 및 제명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헌법 제64조의 제4항 ‘제2항과 제3항의 처분에 대하여는 법원에 제소할 수 없다’에서는 주어가 생략돼 있어 ‘제소할 수 없는’의 주체를 문맥에서 찾아야만 한다. 이런 문법적인 오류와 생략으로 인한 모호성은 헌법을 비롯한 우리나라 법률의 가독성을 해치는 대표적인 문제다.
법제처는 지난 10여 년간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통해 법률 언어의 가독성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다. 그 내용은 어법에 맞는 정확한 표현의 사용, 지시 관계가 불명확한 대명사 자제, 한자어 및 일본어에서 유래한 법률용어 정비, 생략을 최소화한 명확한 의미 전달, 중의성을 배제한 수식어 표현 등이다. ‘법률 선진국’ 독일은 연방의회에 독일언어학회 특별사무실을 두고 법안의 문법적인 교정과 가독성 향상을 위해 검토를 의뢰한다. 이번 헌법 개정에서는 국어학자 및 언어학자들이 참여해 국민 언어생활에도 최고의 규범성을 갖는 개정 헌법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구명철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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