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해군의 상징 마리니에르, 여성복으로 변신하다

남보람 2018. 3. 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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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람의 전쟁 그리고 패션-33] 텔냐쉬카(Telnyashka)(하)

1. 텔냐쉬카의 원류 마리니에르

프랑스 선원들이 입던 마리니에르는 1858년 프랑스 해군의 정식 복장이 됐다. 이것이 러시아로 넘어오면서 텔냐쉬카라고 불리게 됐고 1874년부터 러시아 해군의 정식 복장이 된 이래 현재는 러시아 해군, 해병대, 특수부대 등 장병들이 입는 속옷이 됐다. 그런데 프랑스에 남아 있던 마리니에르는 군대에 머물지 않고 세상으로 나와 상징적인 패션 아이템이 됐다. 용도도 속옷에서 겉옷으로 바뀌었다.

마리니에르의 변신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이었다. 1917년 그녀는 바다 사나이들이 입던 마리니에르를 여성용 패션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옷은 브레튼 셔츠(Breton shirt)라고도 불렸는데 마리니에르가 브르타뉴 지방의 선원들이 입던 속옷에서 유래했기 때문이었다. 샤넬의 뛰어난 감각과 사업 수완에 힘입어 1930년대부터 마리니에르는 여성용 고급 의상(Haute couture·오트쿠튀르) 대접을 받았다.

마리니에르를 입은 가브리엘 샤넬. /출처=위키피디아

2. 스타들이 사랑한 마리니에르

마리니에르의 세계적 유행을 선도한 이 중 하나로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Brigitte Bardot)를 꼽을 수 있다. 그녀는 1956년 사진작가 윌리 리초(Willy Rizzo)와 작업하면서 마리니에르를 환상적으로 소화했다. 마리니에르의 장점은 뱃사람의 자유분방한 이미지와 해군의 절제미를 동시에 갖춘 것이었다. 성숙과 미숙의 여성미를 모두 갖고 있다고 평가받던 브리지트 바르도에게 마리니에르는 마치 유니폼처럼 안성맞춤이었다.

마리니에르를 입은 브리지트 바르도. /출처=핀터레스트

3. 마리니에르를 입은 남자들

마리니에르는 남녀가 함께 입는 유니섹스(unisex) 패션의 선도 역할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 청바지가 있다면 프랑스엔 마리니에르가 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마리니에르를 애용한 남자 중 대표 격은 아마 피카소가 아닐까. 그는 평소 마리니에르를 즐겨 입었고 그의 세계적 명성만큼 마리니에르도 유명해졌다.

마리니에르를 입은 피카소. /출처=핀터레스트

한편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의 마리니에르 사랑은 특별하다. 그가 마리니에르를 패션 아이템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1983년이다. 그는 패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도구로, 또한 단순한 것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마리니에르를 사용했다. 마리니에르를 주제로 한 그의 컬렉션은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마리니에르를 패션으로 만든 것은 샤넬, 아이콘으로 만든 것은 피카소, 대중화한 것은 고티에'라고 평하곤 한다.

장 폴 고티에가 디자인한 다양한 마리니에르. 오른쪽 아래는 의자와 상의가 하나로 된 마리니에르를 주제로 한 디자인 작품이다. /출처=핀터레스트

[남보람 전쟁사 연구자·육군군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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