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감] 현실 이지안에게 '나의 아저씨'란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아저씨들에게 묻는다. 만약 자신의 딸이, 혹은 어린 동생이 20살 넘게 차이 나는 아저씨와 단 둘이 술을 마시겠다고 이야기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케이블TV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연출 김원석)는 앞선 질문과 같은 이야기를 담는다. 45살 아저씨 박동훈(이선균)과 21살 사회초년생 이지안(아이유)이 함께 술을 마시며 서로의 삶에 대해 토로하는 장면이 전파를 탄 것.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기 위한 과정이랍시고 담긴 장면이라지만 앞선 질문을 현실에서 한다면 대부분의 부모, 지인들은 우려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젊은 여성에게 있어서 나이든 남성이라는 존재는 젊은 여성 본인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변 사람들도 걱정할 정도의 인물이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어떤 아저씨들은 힘과 기득권을 쥐고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젊은 여성들을 희롱해 왔다. 그들이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한 범죄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의 아저씨'는 드라마 속에서 이런 불편한 상황들을 다 제거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박동훈은 범죄 한 번 저지른 적 없는 평범한 인물이며, 나머지 등장인물도 마찬가지다. 그저 밑바닥 인생을 사는 불쌍한 아저씨들이다. 범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작가는 극을 통해 '아저씨는 불쌍하다', '아저씨에게 배울 것이 많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아저씨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저씨 박동훈에게 이입해 드라마를 보는 이들은 대부분 스토리에 공감했다. 그들도 박동훈과 같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과 드라마를 완전히 분리해서 보면 문제될 것도 없다. 두 사람의 '로맨스'도 아니니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의 연애가 드라마에서 그려지지도 않을 것이며, TV를 시청하는 '아저씨'들 또한 나쁜 짓을 할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이지안의 아픔에 연민을 느낄 수도 있었고, 박동훈의 처지에 함께 분노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지안에게 이입을 해야 하는 젊은 시청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나의 아저씨' 5회는 유료가구시청률 5.3%를 기록했으나 tvN 남녀 2049 타깃 시청률은 2.9%에 그쳤다. 같은 방송사 다른 드라마·예능과 비교해도 낮은 퍼센트다. 젊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대부분의 젊은 시청자들은 이 현실과 드라마를 100% 분리해서 볼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TV에서는 나쁜 아저씨들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고, 특히나 최근에는 기득권을 가진 50대 전후의 남성들이 젊은 여성들을 희롱했다는 기사가 계속해 등장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고 말하는 드라마를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특히나 그들의 범죄 피해자였던 젊은 여성들이라면 더욱 그러했다. 오히려 그들에게 '나의 아저씨'는 나쁜 아저씨들의 범죄를 합리화한다고 보여졌다.
제작진은 드라마 중반이 지났음에도 일련의 우려에 대해 "오해가 풀어질 테니 기다려달라"고만 말하고 있다. 그동안 이지안은 박동훈에게 억지로 입을 맞췄고, 박상훈(박호산)은 "젊은 애 만나서 기운이 넘치냐"며 박동훈에게 이지안을 희롱했다. 수위의 강도만 다를 뿐 계속 극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드라마가 오해를 완전하게 풀지 못하니 결국 불만을 가진 시청자들은 이를 풀지 못하고 떠났고, 남은 시청자들은 떠난 사람들을 향해 공감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덕분에 각종 '나의 아저씨' 기사 댓글에서는 왈가왈부가 이어졌고, 서로를 향한 비방도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가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저씨들은 '나쁜 아저씨'에게 피해 받는 젊은 여성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젊은 여성 또한 평생 아저씨로 살아볼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나의 아저씨'를 단지 드라마로 소비하며 무비판적으로 보기에는 아저씨와 관련된 나쁜 선례들이 너무 많다. '나의 아저씨' 지금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누군가에겐 유토피아를 외치기에 무서운 세상이다. 그렇기에 여전히 재미로만 보기에는 불편한 '나의 아저씨'다.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tvN]
나의 아저씨|아이유|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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