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감독 "마동석 팔씨름 잘하냐고? 촬영장서 팔씨름 금지"(인터뷰)

뉴스엔 2018. 5. 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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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박아름 기자/사진 윤다희 기자]

"어렵게 꼬지 않고 전세대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열풍 속에 당당히 출사표를 내민 영화가 있다. 바로 마동석 주연의 '챔피언'이다. '챔피언'은 심장보다 팔뚝이 먼저 뛰는, 타고난 팔씨름 선수 ‘마크’(마동석)가 마음보다 잔머리가 먼저 도는 남자 ‘진기’(권율), 그리고 갑자기 아이들과 함께 등장한 ‘마크’의 여동생 ‘수진’(한예리)의 도움을 받아 벌이는 챔피언을 향한 뒤집기 한판을 그린 국내최초 팔뚝액션으로, 지난 5월1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팔씨름을 소재로 해 스포츠 영화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보고나면 가슴 뭉클해지는 '챔피언'을 만든 김용완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목은 원래부터 '챔피언'이었나

"원랜 가제였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동석 선배님이 '일단 챔피언 어떨까?' 해서 '챔피언'이라 하게 됐는데 자꾸 부르다보니까 영화도 제목 따라간다는 게 크고 '챔피언'이라는 게 의미적으로는 1등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게 꼭 1등만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같이 행복하게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얘기를 할 수 있겠다 싶어 이 제목으로 결정했다."

-원래 휴먼 드라마 장르에 관심이 많았나

"아무래도 그쪽 장르를 좋아하고 사실 매번 바뀌는 것 같다. 연출자로서 '난 어떤 장르만 해야돼' 하고 영화를 하진 않는다. 기회가 좋거나 내 색깔을 드러내는 작품이면 얼마든지 할 생각이 있다. 근데 마동석 주연 팔씨름 소재로 장편 데뷔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마동석 선배도, 배급사 워너브러더스도 그렇고 따뜻한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 나와 잘 맞았고, 시기적으로 나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지 얼마 안돼 가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게 반영이 많이 된 영화이기도 하다."

-사실 팔씨름 대회라는 것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생소한 소재다. 이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많이 있었다. 처음 마동석 배우랑 팔씨름 영화를 해보자 했을 때 나도 그런 대회가 있는지 몰랐다. 근데 공부를 하다보니 국내에 프로 선수도 많고 해외에서 목숨을 걸고 진지하게 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았을 때 이걸 단순히 인물의 한 부분으로 하는게 아니라, 그렇다고 팔씨름 홍보물처럼 재미없게 나오면 안되고 진정성 있게 나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팔씨름 대회도 크게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두 번 정도는 크게 열리고, 해외에서도 선수들이 온다. 그런 경기를 실제로 보러 갔을 때 그 긴장감이나 다이내믹한 장면들을 관객들이 접하지 못하니까, 기본적으로 팔씨름을 스포츠라 생각 안 하니까 잘 모른다. 그래서 우리가 잘 전달해야 되겠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영화니까 좀 더 과장된 부분이 있겠지만 출연하는 선수들, 배우들의 긴장감이나 액티브한 모습은 최대한 리얼하게 다루려고 했다. 사실 해외엔 더 큰 경기도 많다. 특히 러시아나 미국 쪽은 덩치가 더 큰 분들이 많고, 역사도 오래됐다. 관심있게 보면 팔씨름이란 스포츠가 취미나 힘겨루기가 아니라 진짜 스포츠로서 역사적으로 많이 인정받을 만한 부분들이 있다는 걸 알게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 영화가 잘 되어야 한다."

-마동석은 실제로도 팔씨름을 잘 할까

"실제 미국에서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했고, 팔씨름에 관심이 있었다. 실제 팔씨름 선수들을 보면 30대 후반에서 40대가 오히려 많다고 하더라. 마동석 선배 같은 경우 실제 선수로 활동해도 될만큼 기술이랑 힘이 있다. 다만 워낙 바쁘고 본업인 배우 활동에 무리가 되면 안되니까 선수를 할 순 없지만 애정만큼은 선수들 못지 않다는 걸 많이 느꼈다."

-촬영 현장에서 실제 팔씨름 경기를 한 적 있나

"촬영 전 약속했던 게 현장에서 '팔씨름 금지'였다. 팔씨름은 남자들이 호기로 잘못하면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스포츠다. 전략 전술이 있고 훈련이 있어야 되는데 훈련 없이 덤비면 부상 입을 수 있어 선수나 배우 이외 팔씨름을 전혀 하지 않았다. 사실 누구나 하고 싶어한다. 근데 부상을 입으면 개인은 얼마나 손해겠나. 그래서 많이 합의했다. 영화를 위해 참았다."

-자료 조사나 섭외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일단 입양아가 주인공이니까 입양기관에서 같이 자료조사 하고 그런 부분도 있었다. 그쪽에서 디테일하게 잘 얘기해주셨다. 사실 잘되는 선례들도 있지만 입양에 대한 편견이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입양 전사를 더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다. 입양아에 대한 또다른 편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 고민했던 건 팔씨름 부분이었다. 팔씨름 연맹 배승민 회장님이 글을 쓸 때부터 딱 붙어서 도와주셨다. 그리고 좋은 분들을 많이 소개시켜주셔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 힘든 과정을 어떻게 같이 해나가느냐가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운이 좋았다. 팔씨름 연맹에 소속된 선수들이 훈련할 때마다 배우를 케어해주시고 아이디어도 주시고 그랬다. 경기 장면에선 거의 매 회차 오셔서 출연해주시고 연기해주셨다. 그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영화가 더 잘돼야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국내 팔씨름 영화를 꿈꾸면서 살아오신 분들이라 이 영화가 잘되길 굉장히 바라신다. 그 마음을 담아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챔피언'에는 뚜렷한 러브라인이 없다. 러브라인을 넣을 생각은 아예 없었던 건가

"러브라인 고민도 당연히 했다. 근데 너무 많더라. 두 시간동안 관객들이 집중해서 보셔야 되는데 팔씨름, 가족도 큰 얘긴데 러브라인까지 넣는 건 이 영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생각했다.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해야되지 않을까 싶어 배우랑도 얘기를 많이 했다."

-여성 관객들이 흥미를 갖지 못하는 소재가 될 수도 있는데 여성 관객들에게 어필한다면

"무식한 스포츠라고 오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여성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있는데 영화를 찍을 때 따뜻하게 하려고 했던 것도 성별, 세대를 떠나 이 영화는 건장하고 무식한 남자들만 하는 스포츠 홍보 영화 이미지로 굳혀지면 팔씨름 하시는 분들이 속상해하실 것 같았다. 절대 그런 영화가 아니고 실제 해외엔 여성 선수들도 있고 국내에도 여성 선수들이 있다. 그런 편견을 깨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팔씨름 선수라고 다 덩치가 큰 건 아니다. 꽃미남도 있고, 의사, 한의사도 있다. 사람들은 그 백그라운드를 잘 모른다. 다양한 사람들이 팔씨름 하나로 모인 거다. 그런 인물들 중 한명이 '마크'(마동석)인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진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손을 잡는다'라는 게 가장 큰 주제였고, 소재가 팔씨름이지만 팔씨름만 부각되는 걸로 하면 팔씨름이란 스포츠를 사람들이 더 재밌게 안 볼 것 같아 주제적으로 손을 잡는다는 행위를, 우린 각자 외롭고 힘든 부분이 있는데 손을 잡으면서 서로 위로할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글을 쓸 때부터 완성되기까지 그 주제에만 몰두했다. 그게 만약 관객들한테 전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미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이의 입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

"극중 예린이가 엉뚱한 말을 잘 하고 코미디를 한다. 성인의 입으로 말하면 오글거릴 수 있는데 엉뚱한 말을 하는 아이의 입을 통해 가슴을 치는 우릴 보면서 '아~'라는 생각이 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게 관객들이 보기에 직접적으로 다가가서 부담스럽게 느껴지면 안될 것 같다 생각했다. 아이가 했던 엉뚱한 말을 보고 '왜 이렇게 했구나' 하고 이해됐으면 좋겠다. 아이는 거짓말을 안하니까."

-'쭌쭌남매'(준형+준희)로 분한 아역배우 최승훈, 옥예린과의 호흡은 어땠나

"제일 걱정했던 것도 촬영하면서 아역들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였다. 팔씨름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여린 존재들이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성인과 다르다. 이 영화가 투자되기 5개월 전부터 전국에 있는 아역배우들을 다 봐야겠단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다. 두 친구가 일찍 캐스팅 돼 매주 며칠씩 만나 내가 하려고 했던 것들을 계속 연습시켰다. 그리고 본인들도 많이 준비를 해왔다. 근데 아역들은 설명하면 헷갈려 했다. 현장에서 편해지면 본인들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 한예리 씨가 자식처럼 케어해주고 마동석 씨, 권율 씨가 붙어서 편하게 연기하게 했다. 애들이 너무 잘해줬다. 오디션은 한 5~600명 본 것 같다.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화면에서 편하게 하면 행복감을 느낄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 같이 노력했다. 점점 편해지고 후반으로 갈수록 연기가 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흐뭇했다."

-'챔피언'의 모티브가 됐던 영화 '오버 더 톱'과 비교하자면

"실베스터 스테론의 '오버 더 톱'은 부정에 대한 이야기다. 1987년 나왔는데 지금 봐도 참 잘 만든 영화같다. 찍을 때도 비교될 거란 생각은 당연히 했다. 그 영화를 보신 분들이 우리 영화를 보면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다른 영화라는 걸 보신 분들은 아실 거라 생각한다. 같은 가족이라도 결이 다른 게 있다. 그 영화는 핏줄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의 가족 이야기라면 우리 영환 핏줄이라기보단 대안가족, 핏줄이 아니더라도 가족 될 수 있다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 다른 이야기라 생각이 든다. 근데 그 영화랑 비교되는 것도 사실 감사한 얘기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경쟁해야 하는데 개봉 시기가 아쉽지 않은가

"아무래도 가족 영화니까 5월이 좋겠다는 바람이었는데 이렇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근접하게 붙을 줄은 몰랐다. 의아하기도 신기하기도 한데 결정이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한다. 관객들도 그 틈새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도 있다. 결이 다른 영화니까 관객들도 다양하게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 윤다희 da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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