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배명진 소리분석에 살인누명 쓴 사람까지..전문가들 "무고, 논리적 비약" 성토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PD수첩' 배명진 교수의 소리 분석 의혹이 화제다.
22일 방송된 MBC 탐사보도프로그램 'PD수첩'에서 소리박사라 불리며 음향 전문가로 알려진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장 배명진 교수에 대한 의혹을 다뤘다.
배명진 교수는 소리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신문과 방송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온 전문가다.
지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정유라 같다며 인터넷에 올라온 한 여성의 영상을 두고도 배명진 교수는 분석을 통해 정유라이거나 형제 자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매스컴을 탔다. 하지만 터미널 관계자는 "정유라가 아니었다. 전혀 닮지도 않았다. 해프닝으로 끝난 사건인데 왜 언론에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도 최순실의 음성 파일이 공개됐을 때, 배명진 교수는 녹취록이 틀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궁금한 이야기Y'를 통해서 공개된 2012년 제주방어사령부 소속 김 모 하사 사건도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하게 결론나지 않아 의혹에 잠겼던 당시 배명진 교수의 목소리 분석으로 인해 전환점을 맞은 바 있다.
배명진 교수는 김하사가 한 선임 간부에 질책을 당한 뒤 투신 자살 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었다. 17m 높이에서 투신했지만 시신은 외형적 상처가 적었다. 더 수상한 건 119 신고였다. 휴대전화도 아닌 공중전화를 사용했고, 다리에서도 많이 떨어진 곳에서 전화했다. 이에 김 하사 유족들은 신고자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119 신고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던 상황. 배명진 교수는 김하사 선임 음성과 119 신고자의 음성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유가족에 전달됐고 유족들은 타살을 확신했다. 하지만 두 달 뒤 사건은 뜻밖의 반전을 맞았다. 진짜 119 신고자를 찾은 것. 당시 지명수배자였던 용의자는 휴대전화를 쓸 수 없어 공중전화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사건은 자살로 종결 됐지만, 목소리 때문에 살인자 누명을 쓴 선임간부였다.
지난 1991년 미제로 남은 이형호 군 유괴살해 사건을 다시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배명진 교수는 실제 범인 음성을 분석하며 "성문으로 얼굴, 키 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연령별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범인의 목소리를 26세 정도로 측정했다. 하지만 음성학자 이봉원 교수는 해당 영상을 보고 박장대소하며 "이건 난센스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할 수가 없다. 일단 그 목소리가 그 사람의 개인적 특성을 반영한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어떤 경향성을 얘기하는 것이지 어떤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증거가 되기엔 변수가 많다. 목소리만으로 개인의 성향을 판단한다는 것은 실제로 위험한 것"이라고 했고 "한국인의 평균 목소리라는 것도 가변이다. 80년대 20대 목소리. 현재의 20대 목소리 등은 다르다. 평균 목소리 특성이 무엇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해당 방송분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는 "그 당시 소리를 전문으로 하는 교수가 아마 몇 명 없었을거다"라고 했다.
70대 어부 연쇄살인 사건에서도 배명진 교수는 "아무리 성대 모사하고 변조하더라도 그 목소리 그 사람인지 아닌지를 분명히 밝혀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음성학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한 전문가는 "저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란 말은 100%란 말이다. 학자적 양심을 걸고는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하는 게 정답이다"라고 했다. 음성학 전문가들은 "얼마나 과학적인 신뢰가 있는지 믿기가 힘들다. 자기네가 기술을 공개했으면 되는데 다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일반화돼 있는 방식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전혀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라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옥엽 박사는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사람들에 헷갈리는 정보를 주진 않았으면 좋겠다. 보통 보편적인 가치로 과학적이라고 얘기하면 정확함, 객관적이고 믿을 수 있는 것으로 가치를 두지 않느냐"고 했다.
전옥엽 박사는 실제 한 사람의 음성으로 세 개의 그래프를 만들었다. 같은 사람이라도 말의 구간에 따라 그래프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전옥엽 박사는 배명진 교수의 소리 분석으로 인해 누명을 썼던 김하사 사건의 선임에 대해서도 "이건 완전 무고다. 상당히 잘못하신거다. 무슨 사유인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논리적인 비약의 표현을 했다. 그 방송에선 마치 전화를 건 사람이 죽인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감정하는 내내 사실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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