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이어 글로도 "유해성분 대폭 감소" 주장 논란

최민영 기자 2018. 2. 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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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에 비해 덜 유해한지를 놓고 업계와 각국 정부·의학계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코스’(iQOS)에 이어 ‘글로’(glo)도 유해성분이 저감됐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26일 내놨다. 흡연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담배업계가 차기 성장동력으로 전자담배를 꼽는터라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의 제조사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는 소속 과학자들이 일본에서 흡연자 180명을 대상으로 8일간 진행한 실험 결과 “‘글로’로 전환한 흡연자들의 소변에서 검출되는 특정 성분의 농도가 감소했고, 일부는 금연한 이들과 동일한 감소량을 보였다”고 전했다. “글로의 증기에 포함된 유해 성분이 일반 궐련의 연기에 비해 약 90~95%” 적다는 설명이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지난 24일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열린 ‘니코틴 및 담배 학회’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섭씨 600℃로 태우는 기존 담배와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는 약 350℃ 고열로 쪄서 증기를 마시는 방식이다. 담뱃잎이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타르가 적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업체들은 주장해왔다.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은 유해물질 58개를 비교한 결과 아이코스의 유해물질이 일반 궐련보다 90% 이상 감소했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지난해 내놓은 바 있다. BAT의 이번 실험결과와 유사하다.

하지만 필립모리스의 이같은 데이터에 대해 지난달 25일 미국 식품의약청(FDA) 자문위원회는 일부만 제한적으로 수용했다. 일반 담배에서 아이코스로 바꿨을 때 유해 화학물질 노출은 줄어들지만, 담배관련 질병을 줄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코스같은 전자담배 기기의 부속품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질병에 대한 연구가 없는 점도 지적됐다. 미 FDA의 최종결정은 올해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담배기업들은 과거 흡연이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장기간 은폐한 사실이 있어 자체연구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편이다.

전자담배가 오히려 금연을 어렵게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지난해 12월 흡연경험이 있는 남녀 2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냄새가 덜 난다’는 이유로 사용하는 비율이 55.2%에 달했다. 덜 해로운 것 같다(17.2%), 금연에 도움이 될 거 같다(10.3%)는 이들보다 훨씬 많았다. 담배를 끊기보다는 궐련형 기기를 이용해 냄새를 줄이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피우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담배 소비가 진짜 흡연으로 이어진다는 경고도 있다. 미국과학공학의학아카데미(NASEM)은 지난달 23일 보고서를 통해 진짜 흡연보다는 인체에 덜 유해하지만 니코틴 중독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일반 담배보다 크게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아이코스’(필립모리스)·‘글로’(BAT)·‘릴’(KT&G)이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시장 첫 출시된 아이코스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담배시장 점유율 5.5%로 추산된다. 후발주자인 KT&G ‘릴’은 올해 하반기까지 매출의 3~5%까지 비중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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