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선욱 알바천국 대표(사진)가 돌아왔다. 2012년 알바천국을 떠나 피치밸리 대표를 지낸 지 7년만에 알바천국 수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가 알바천국에 없었던 7년 새 아르바이트 시장도 많이 바뀌었다. 특히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가 오르며 알바시장은 물론 채용시장 전체에 큰 충격을 줬다.
최근 서울 테헤란로 소재 알바천국 본사에서 만난 공 대표는 "2007년 미디어윌그룹에서 알바천국을 인수할 때 직접 인수를 담당하고 알바천국을 운영했기 때문에 익숙한 곳"이라면서도 "과거에 비해 회사가 성장했고 구인시장과 경쟁상황도 많이 달라져 새로운 회사에 들어온 것처럼 설레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년 전과 비교했을 때 순수한 아르바이트보다는 계약직 직원 등 생업에 해당되는 일자리가 쏟아져 나온다"며 "알바채용공고 중 생업 일자리 비중은 10%도 되지 않았지만 최근엔 30~40%까지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알바천국에 가입하는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20~30대가 주를 이뤘지만 중.고등학생 등 10대 비중이 늘어났다"면서 "이에 2008년 140억원 수준이던 알바포털시장 규모가 올해는 1100억원으로 8배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정규직 일반 채용시장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변화에 대해서는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일"이라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공 대표는 "최저시급 인상 이후 3월까지 전체 채용공고가 감소한 부분은 있지만 의미있는 감소는 아니었다"면서 "업계에서 최저임금 때문에 알바가 줄었다고 하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면 최저시급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이 채용감소와 명확한 인과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설 연휴 전에는 보통 알바채용이 잘 이뤄지지 않는데 올해 설 연휴가 예년에 비해 늦어지면서 알바가 줄어든 걸로 볼 수 있다"며 "지역별, 업종별로 보면 채용공고가 늘어난 곳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이 갖는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공 대표는 "고용주와 알바생의 관계는 법률적으로 '갑'과 '을' 관계는 맞지만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대립관계로만 볼 수 없다"며 "알바천국도 아르바이트생과 고용주가 서로 상생하는, 건강한 아르바이트 문화를 만들기 위해 오는 4월 '상생'을 다룬 다양한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을 위한 신사업으로 '개인간(P2P) 일자리 플랫폼'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공 대표는 "알바시장은 아직도 성장 여력이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새로운 먹거리 시장도 필요하다"면서 "P2P 일자리 플랫폼에 관심이 많다. 이를 통해 '초단기 일자리'와 '재능기부'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공 대표는 이어 "맞벌이 부부 대신 유치원에서 퇴원하는 아이를 집에 데려다주는 일, 자취생들이 이사를 할 때 2시간 정도 함께 짐을 날라주는 일 등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이나 사업주가 채용공고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P2P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10년 전에는 기술과 시장 상황이 맞지 않아 성공하지 못했지만 현재는 P2P 일자리 플랫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 대표는 "앞으로는 개인과 개인간의 재능을 연결해 주는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개인끼리 재능을 연결해 주기 위해서는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AI) 같은 고도화된 매칭 솔루션이 필요한데, 지금 그런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사용자들이 보기에 만족할 만한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 대표는 이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사업주와 알바생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며 "(매출 같은)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회사 내부결속을 강화하고 서비스 개선만 보고 달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