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피시스터즈' 이시강 "자신감 원천? 죽을힘 다한 노력"

2018. 5. 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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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시강을 만났다.

작품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민형주 역시 큰 사랑을 받았고, 자연히 이시강이라는 배우의 인지도도 올랐다.

그렇다고 이시강이 운 좋게 작품 하나를 잘 만나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건 아니다.

이후 이시강은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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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이스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배우 이시강을 만났다. 그와 대화하던 중 문득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자신의 인생을 치열하게 살고, 동시에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시강은 최근 종영한 SBS 아침드라마 ‘해피시스터즈’에서 연상의 연인 윤예은(심이영)을 향한 ‘직진 로맨스’를 보여주는 민형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민형주는 재벌 2세라는 타이틀이 주는 편견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캐릭터다. 남편에게 배신 당한 상처를 안고 있는 윤예은에게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쏟으며 뭇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 작품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민형주 역시 큰 사랑을 받았고, 자연히 이시강이라는 배우의 인지도도 올랐다. 이렇게 이시강은 ‘해피시스터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그렇다고 이시강이 운 좋게 작품 하나를 잘 만나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건 아니다. 축구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이시강은 스무 살이 되던 해, 연기가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10년 넘는 시간을 바친 축구장을 떠났다. 그리고 군 제대 후 찾아간 일본에서 우연히 기회를 얻어 아이돌 그룹 키노로 데뷔했다. 이후 이시강은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일본에서의 가수 생활을 접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것. 드라마 OCN ‘닥터 프로스트’, KBS2 ‘결혼이야기’, SBS ‘엽기적인 그녀’, 영화 ‘워킹스트리트’, 공연 ‘쉬어매드니스’, ‘아찔한 연애’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처럼 파격적으로 보이는 행보 뒤에는 잘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그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치열한 노력이 있었다.

▲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 떠나보내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해피시스터즈’ 마지막 회를 강서준 형이랑 우리 집에서 같이 봤어요. 형이 혼자 봤으면 울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나도 형이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 회 보면서 SNS 라이브 방송으로 팬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방송을 마치면 정말 ‘해피시스터즈’와 완전히 작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괜히 한 마디씩 더 하면서 팬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렸어요. 사실 이런 기회가 정말 필요했어요. 미니시리즈는 이제 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싶으면 끝나요. 그래서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께 효도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딱 필요할 때 좋은 작품, 좋은 감독님, 좋은 배우들을 만나게 됐죠. 이 드라마하면서 가장 크게 들었던 감정은 ‘감사함’이었어요. 그만큼 애착이 가는 작품이어서, 끝나고 나니 허전한 마음이 너무 커요”

▲ 작품에 들어가면서 기대했던 점이 있나요
“전혀 없었어요. 그냥 죽을힘을 다해서 내가 할 몫을 제대로 해내자는 생각뿐이었어요. 드라마가 이렇게 잘될 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살면서 주변 사람들이 아침드라마 이야기를 이렇게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주변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하니까 ‘어떻게 보지? 그 아침에 어떻게 보지?’라는 생각도 들고 신기하더라고요. 태어나서 아침드라마 처음 봤다는 사람도 많았어요. 늘 아침드라마를 보던 분들이 아니라 우연히 봤다가 빠지게 됐다는 분들이 많아서 뿌듯하고 보람 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주변 친구들에게서 ‘우리 부모님이 잘 보고 있다고 전해 달래’라는 문자가 몇 통씩 와 있어요. 그런 메시지들을 보면서 눈 뜨는 게 정말 행복했죠. 동시에 연기를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어요. 좋아해주시는 만큼 보답해야겠다는 감정이 컸던 것 같아요”

(사진=제이스엔터테인먼트)


▲ 베테랑인 심이영 선배와 호흡을 맞추면서 부담도 있었을 것 같아요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선배이기에 어렵기도 했고요. 하지만 다가가야 했고, 매일 열심히 다가갔어요. 촬영하면서는 거의 누나랑 밥을 먹었고,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이 맞춰보려고 노력했어요. 누나도 정말 잘해줬고요. 나를 많이 믿어주고 배려해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심이영이라는 배우를 만난 건 내 인생의 큰 행운이에요”

▲ 120부작을 완주하면서 힘든 순간은 없었나요
“시작 전에 힘들 거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대본 양도 많았어요. 일주일에 열 권 씩을 외워야 했거든요. 이렇게 공부했으면 사법고시도 패스할 수 있었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대본 양이 많았어요. 그런데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행복했어요. 행복한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하잖아요. 체감 상으로는 두세 달밖에 안 지난 것 같아요. 그만큼 즐기고 있었나 봐요. 100회가 됐을 때는 끝나는 시간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무섭더라고요. 마지막 회 대본을 받는 것도 무서웠어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요”

▲ 이시강에게 ‘해피시스터즈’라는 작품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시강이라는 배우를 많은 분들께 알릴 수 있는 작품이지 않았나 싶어요. 뭐든 시켜만 주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기회가 쉽사리 오지 않잖아요. ‘해피시스터즈’도 주연을 오디션으로 뽑을 거라는 생각을 안 했었고, 오디션에서 최종 2인이 남았을 때 떨어졌던 경우가 많아서 마음을 비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뽑혔고, 민형주라는 캐릭터가 주어졌죠. 첫 리딩 때부터 주연으로서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대단했어요. 그만큼 죽을 힘을 다했어요. 그래서 ‘해피시스터즈’는 가슴 한 편에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또 연기의 참맛을 알게 해준 작품이기도 해요. 형주라는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었거든요. 그 점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촬영장 가기 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현장에서는 즐기면서 했어요”

▲ 민형주 캐릭터와 닮은 점도 많은 것 같아요
“나도 성격이 ‘모 아니면 도’예요.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애교도 많고요. 잘하는 게 많다는 소리를 듣는 동시에 그 안에 조금은 허당인 면이 있는 것도 비슷해요. 또, 형주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계산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잖아요? 나도 인생을 그렇게 살아왔거든요. 유망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잘하는 축구 선수였는데 부상 때문이 아니라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그만뒀어요.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 뒤에는 생각을 잘 안 해요. 그냥 그걸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죠”

(사진=제이스엔터테인먼트)


▲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안정적으로 걷고 있던 길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단순했어요. 그냥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군대를 빨리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21살에 입대했고, 군대에서 일본어를 독학했어요. 일본 작품의 감성을 좋아해서 일본에서 연기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히라가나도 모를 때 가서 일어 신문을 읽으면서 나왔어요. 그러면서 9월에 전역하고 12월 안에 일본에 가야겠단 목표를 잡았고, 실제로 1월 4일에 갔어요. 가서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고깃집에서 불판 닦는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지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고, 그 후 팬이 생겨서 가수 제안을 받았죠. 지금도 일본에서는 가수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연기를 놓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죠. 6년 동안 드라마 5편, 영화 1편, 뮤직비디오 3편, 광고는 거의 100편정도 찍었어요. 이게 6년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에요.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했는데, 다행히 조금씩 성과가 생기더라고요.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만 한다면 안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연기하면 돼요. 그때까지 연기하면 난 성공한 거라고 생각해요”

▲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선택들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이 있었어요. 그 자신감의 원천은 노력이에요. 말로만 하지 않는 거죠. 그냥 하면 돼요.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라, 목표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실천하는 거죠.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세부적인 내용들을 계속 고민하고, 도전도 많이 해요. 연극이나 영화도 도전이었어요. 늘 처음은 도전이잖아요. ‘해피시스터즈’도 도전이었고요. 일일극은 처음이니까 당연히 부족했을 거예요. 처음에는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어색하다고 느끼셨을 텐데, 실제로 촬영 환경이 어색했어요. 그래서 빨리 적응하기 위해 쉬는 날에도 촬영장에 갔어요. 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께 단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해서 고치려고 노력했고요”

▲ 원했던 배우의 꿈을 이뤘는데, TV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을 보는 기분은 어떤가요
“좋죠. 나는 내가 TV에 나오면 기분 좋아요.(웃음) 그렇다고 좋은 점만 보진 않아요. 스스로에게 냉정한 사람이에요. 내 연기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해요. 연기할 때도 비슷해요. 냉정하려고 해요. 내가 어떻게 나올지를 상상하진 않아요. 내 표정이 어떨까, 신경 안 써요. 감정만 분명하다면 표정은 자연스럽게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편인가요
“최대한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화술도 정말 중요해요. 대사를 수백 번, 수천 번 뱉어봐야 해요.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화술을 내 것으로 만들어내야 해요. 예전에 어떤 선배님이 ‘말부터 제대로 해라’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으로 상대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스스로 확고해야 해요. 민형주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믿음이 있어요. 당연히 아직 많이 부족하죠. 하지만 내가 민형주를 제일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연기가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제이스엔터테인먼트)


▲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요

“소위 ‘츤데레’라고 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쌈, 마이웨이’의 고동만(박서준)이나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 같은 캐릭터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속 김남길 선배가 연기했던 사이코패스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해피시스터즈’에서 조화영(반소영)이랑 붙는 씬에서 그런 면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자주 보네요, 재수 없게’라고 웃으면서 말하는 장면이요. 시청자분들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가만히 있으면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라서, 악역을 맡으면 정말 악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연극에서 살인자 연기도 해보긴 했어요. 좋은 경험이었고, 지금 그런 캐릭터를 또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목표가 있나요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보는 사람들이 ‘이시강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도록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려고요. 죽을 때까지 부족하고 만족도 안 되겠지만,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 생각이에요. 또,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누군가 어떤 작품을 보고 내가 생각나서 같이 일하고 싶다고 말해준다면 정말 행복할 거예요. 그리고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카메라 앞에 많이 서면서 대중에게 친숙하고, 한결 같고, 사람 냄새 나는 배우로 다가가고 싶어요. 나중에라도 변했다는 말은 절대 듣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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