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개를 뛰게 하는 '사각사각' 사과 깎는 소리

2018. 2. 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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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애피의 에피소드 (13) 호주 신사개 '루이'
수영 잘 하는 줄 알았더니, 유아풀에 앉기만 좋아해
대화는 한국말, 훈련은 영어 듣는 '바이링구얼' 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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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신사개 루이.

개가 머리를 내놓고 헤엄치는 것을 보면 개들은 태어날 때부터 수영 천재가 아닌가 싶다. 마침 수영하고 있는 개 영상이 애피에 전해졌다. 작은 풀장에서 여유롭게 수영을 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루이(수컷, 12살)도 수영 천재인가? 26일 호주 시드니에 사는 루이 엄마 이성경(54)씨와의 예상 밖 인터뷰가 이어졌다. 루이는 지난 15일 애피의 에피소드에서 소개한 호주 시드니에 사는 천방지축 ‘농부개’ 둘리의 친구다.

더운 여름이면 유아용 풀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루이가 수영을 좋아하나 봐요.

“아니오. 너무 더운 날 가족들이 풀에 들어가면서 함께 들어가 봤는데, 한번 하고 나더니 힘들었나 봐요. 그 뒤로 풀에 들어가자 그러면 냅다 집 안으로 들어가 코빼기도 안 보여요. ”

-모든 개가 수영을 좋아하지는 않군요.

“루이는 수영보다는 유아용 풀에 들어가 엎드려 있는 걸 좋아해요. ㅎㅎ 그래서 제가 매년 여름에는 유아용 풀에 물을 받아 아예 마당에 놔두곤 한답니다.”

-루이가 좋아하는 건 뭔가요?

“나가서 산책하는 것 좋아해요. 아기 때부터 규칙적으로 데리고 나가 1시간씩 걸어서인지 나이에 비해 건강해요. 길을 걷다 뒤에 오는 사람이 있으면 꼭 뒤돌아보고 기다려줘요. 먼저 보내고 뒤따라가죠. 아주 젠틀해요.”

-신사군요.

“먹어도 된다고 하기 전까진 절대 밥을 먼저 먹지 않아요. 깜빡 잊어버리고 샤워하고 왔는데 안 먹고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대단한데요. 교육을 잘하셨군요.

“교육은 아빠 담당인데, 평소 대화는 한국말로 하지만 트레이닝 훈련은 영어로 했어요. 앉아 대신 ‘싯’. 먹어는 ‘잇’. 2개 국어를 합니다.”

3개월된 루이를 안고 있는 딸. 지금 23살인 딸이 5학년일 때 모습이다.
6개월된 루이. 1년이면 다 자란다.
지금은 23살이 된 딸과 루이의 즐거운 시간.

-늘 의젓한가요?

“루이가 사과를 되게 좋아해요. 제가 사과를 좋아해서 먹을 때마다 한 조각씩 줬는데 잘 먹더라고요. 멀리 있다가도 사각사각 사과 깎는 소리만 나면 귀신같이 달려와요. 귀가 길어 덮여있는데도 어찌 그리 소리를 잘 듣는지 ㅋㅋㅋ.”

이씨는 루이가 늙어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어릴 때는 너무 기운이 넘쳐 이씨가 끌려다니다 다치기도 했고, 루이가 점프할 때 이씨의 턱을 받아 이가 금이 가기도 했다. 루이가 7살 때는 자동차랑 부딪히는 교통사고가 나서 가족들이 놀란 적도 있다. 차 범퍼가 찌그러지고 백미러가 깨질 만큼 충격이 컸다. 하지만 루이가 멀쩡해서 하늘에 감사한 적도 있다. 그런 루이가 벌써 12살이다. 더 빨리 늙는 대형견이니 사람 나이로 치면 80~90대는 됐다. 이씨는 루이가 가족들과 오래오래 함께하길 믿는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수명이 12살이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루이는 아직 건강하니 래브라도 중에 가장 장수하는 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요.”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영상 이성경씨 제공

12살 루이의 휴식.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앉은 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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