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모델의 코드명 변화는 큰 의미를 지닌다. 옛 모습을 지우고 미래로 성큼 뛰어오르는 성장을 뜻하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학년의 변화라기보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에 입학하는 진급에 가깝다. BMW는 2000년대 초반까지 3, 5, 7시리즈 모두 알파벳 E로 시작하는 코드명을 썼다. 이후 F를 거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G로 또 한 번 변화를 꾀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BMW의 의지였다.


5, 7시리즈 형들과 달리 3시리즈는 코드명으로 아직 F를 쓰고 있다. F코드명을 셋 중 가장 마지막으로 물려받은 탓에 G로의 진화도 가장 늦었다. BMW는 올해 말 7세대 3시리즈(G20)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2019년부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BMW 대표 모델인 만큼 새로운 3시리즈에 대한 관심도 벌써부터 하늘을 찌르고 있다.
G20 3시리즈는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CLAR(Cluster Architecture) 뼈대를 가지고 태어난다. 알루미늄 사용 비중을 높여 기존보다 40㎏ 가량 가벼운 몸무게로 거듭날 전망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가득 품고 돌아온다. 엔진은 친환경, 고효율에 초점을 맞췄다. 직렬 3~4기통, 1.5~2.0L 디젤, 가솔린 등 다양한 심장이 3시리즈 보닛 아래를 가득 메운다.

이보다 흥미로운 점은 6기통 가솔린 심장 품은 3시리즈의 소식이다. BMW는 기존 340i의 왼편에 M배지를 단 M340i를 내놓을 계획이다. M 배지는 BMW 고성능의 상징. 3시리즈의 진짜배기 M은 M3가 유일했다. M 배지 붙인 3시리즈는 모두 앞뒤 범퍼 바꿔 강렬한 인상 더한 ‘M 퍼포먼스 패키지’뿐이었다. 1986년 M3를 팔 수 없었던 뉴질랜드에 M325i라는 이름으로 고성능 모델을 판매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숫자 왼편에 M 배지 품은 3시리즈는 없었다.

M340i의 등장은 BMW가 메르세데스-벤츠를 의식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5년 전 벤츠는 직렬 4기통 2.0L 엔진 얹어 A45 AMG를 내놓으며 고성능 라인업에 새 바람을 불어 넣었다. 한 술 더 떠 2014년엔 메르세데스-AMG로 이름을 바꾸고 45, 43 모델을 더해 고성능 자동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AMG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AMG의 2017년 판매대수는 13만1,970대. 역사상 처음으로 1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2016년보다 33% 급성장했다. 45, 43 라인업들의 공이 컸다. BMW M도 2017년 8만 대를 판매하며 19.1% 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AMG와 차이는 5만 여 대.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원투수가 절실하다.

BMW는 M340i의 라이벌로 AMG C43을 겨냥했다. 기존 340i의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터보 B58 엔진은 최고출력 321마력, 최대토크 45.9㎏·m를 뿜는다. AMG C43의 V6 3.0L 가솔린 트윈터보 심장의 최고출력은 367마력, 최대토크는 53㎏·m다. BMW는 부족한 힘을 끌어올려 AMG C43을 뛰어넘는 주행성능으로 M340i를 내놓을 예정이다. 외신기자들은 “BMW가 M 라인업의 시장 확대를 위해 M240i도 내놓지 않겠냐”며 2시리즈보단 강력하고 M2보단 저렴한 모델에 기대를 거는 모습도 보였다.
글 이현성 기자
사진 BMW, 메르세데스-벤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