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남궁민 인터뷰|③ "벌써 마흔? 하지만 난 '아재' 아닌 '오빠'!"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17. 4. 12.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연기자들에게 배우 남궁민의 이름은 일종의 ‘희망’이다. 특히 TV연기를 주로 하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이정표로 남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기자로서 1차적으로 ‘청춘스타’로 거듭날 20대 초반의 시기를 지나고, 가장 활발한 활동력을 보일 수 있는 30대의 대부분을 고민의 시간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시장도, 대중도 그의 존재감을 점점 잊기 시작할 무렵인 서른여덟 즈음부터 남궁민은 만개하기 시작했다.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아들의 전쟁> 속 강렬한 악역 연기를 시작으로 <미녀 공심이> <김과장>에서의 코믹하고 능글맞은 모습으로 어느새 ‘대세 배우’로 올라섰다.

연이은 작품과 작품, 일정과 일정 속에서 그의 건강이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40대가 된 그에게서 ‘남자’로서의 마음을 묻고 싶기도 했다. 그는 “20대와는 전혀 변한 것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20대 때는 ‘남자의 향기’를 위해 40대를 동경하지만, 막상 그 나이가 되면 나이가 드는 게 대수롭지 않아지는 우리 주변의 많은 남자 중 한 명을 보는 것도 같았다.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여 곰곰이 들어보는 ‘사람’ 남궁민의 진심. (②에서 계속)

KBS2 드라마 ‘김과장’에서 비리의 장본인이었다가 정의의 사도로 우뚝 서는 김성룡 역을 연기한 배우 남궁민의 연기 장면. 사진 935엔터테인먼트

- KBS2 <노래싸움-승부>로 예능 MC도 도전했는데.

“와, 쉽지 않았다. 연기라는 건 긴장과의 싸움인데 MC를 하면서 이런 느낌에 많이 적응했다. 6개월 정도 하면서 많이 배웠다. 처음에는 예능에 출연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이제는 ‘울렁증’은 좀 없어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배우는 대중에 안 보이는 공백기도 필요하다고 보기에 적절한 노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MC보다는 연기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

- 계속되는 일정 속에서 스트레스나 건강은 어떻게 관리하나.

“아직까지는 괜찮다. 예전에는 촬영이 조금 일찍 끝나면 집에 가서 영화 한 편 틀어놓고 맥주 한 잔을 즐겼다. 이제 나이가 드니까 맥주는 무알콜로 바꿨다.(웃음) 얼굴이 금방 붓더라. 이번 작품에서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보약을 먹었다. 담배도 끊은 지 3년이다. 술도 줄였다. 이제는 잘 자고 잘 쉬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 ‘갑을 관계’를 다루는 등 <김과장>은 사회적 메시지도 있었다.

“의미를 구체적으로 전한다기 보다는 멋있게 틀어서 설명한 것 같다. 성격상 나서서 입장을 이야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갖고 있는 정서는 가지고 있다.”

KBS2 드라마 ‘김과장’에서 비리의 장본인이었다가 정의의 사도로 우뚝 서는 김성룡 역을 연기한 배우 남궁민. 사진 935엔터테인먼트

- 데뷔 당시에는 ‘리틀 배용준’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었고, 한 때 유망주로 손꼽히기도 했지만 연기자로서 인기의 반등은 쉽지 않았다. 그 당시를 떠올리면 어떠한가.

“운이 좋았다면 연기를 못 했어도 스타가 됐을 거다. 하지만 그런 운은 없는 것 같다. 내 안이 아닌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결국 기다리기 밖에 못 한다. 2011년 MBC <내 마음이 들리니> 이후 장르를 좀 가려서 하기 위해 대여섯 개의 작품을 거르고 2년을 쉬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오판이었다. 그래도 그 시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찾는 노력을 할 수 있었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고 무조건 좋은 연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노력했던 시간이 헛되지 않게 쌓였다 싶다. 결국 힘든 시기에서 원인을 나에게서 찾고 캐릭터를 위해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연기의 흐름을 잡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게 컸다. 지금도 나 자신을 다잡는데 좋은 경험이고 기억이다.”

- 올해 마흔이다. 남궁민은 ‘아재’인가, ‘오빠’인가.

“당연히 오빠다. 아재는 내가 인정하기 싫다.(웃음) 근거는 없지만 오빠이고 싶다. 나이가 벌써 마흔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지만 살다보니 벌써 이렇게 됐다. 20대의 나와 어떻게 바뀌었는지 생각한다면 좀 더 생각할 수 있고 경험이 쌓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끝)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