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에서] '이 악문 옛 애인' 안양 서포터 '레드', 한 서린 응원전

유현태 기자 2017. 4. 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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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개의 홍염 폭죽이 터졌다. 규정 위반이지만 동시에 한 서린 응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연고 이전의 아픔을 잊지 않았던 안양FC 서포터 '레드'가 '적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무력 시위를 했다.

FC안양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7 KEB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경기 전부터 응원전을 펼치던 '레드'는 킥오프 전 그들의 이름처럼 붉은 '홍염 폭죽'을 터뜨렸다. 한,두 개가 아니었다. 수십 개가 동시에 붉은 불빛과 연기를 쏟아냈다. 연기가 경기장 절반을 뒤덮을 정도였다. 홍염이 사그라들자 보라색 연기를 쏟아냈다. 팬들도 이동했다. 흩어져 앉아 있던 팬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FC서울'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안양 LG 치타스'였다. 지지대 고개를 두고 수원 삼성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그 덕분에 지금의 '슈퍼매치'도 탄생했다. 2000년엔 K리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도 좋았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쏟아졌다. '독수리' 최용수, '초롱이' 이영표 등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2004년 구단이 서울로 연고 이전을 추진했다. 안양 시민들은 연고 이전에 반대하며 항의 시위를 펼쳤지만, '위'에서 내려온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FC서울'이 탄생했다.

안양LG는 떠났지만 팬들은 남았다. 유니폼이 보라색인 FC안양이지만 서포터의 이름은 빨간색을 의미하는 '레드'다. 안양LG 시절부터 이어온 서포터 명칭을 그대로 이어왔다. FC서울 서포터 '수호신'이 새 애인이라면, '레드'는 바람난 애인의 옛 애인다.

홍염은 규정 위반이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이성적으론 안양 팬들은 비판을 받아야 한다. 폭력적인 행동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안양 구단 관계자도 "홍염을 준비한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며 "팬들이 벌인 일이니 구단에서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정적으론 안양 팬들을 일정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아끼던 구단이 일방적으로 지역을 떠났을 때의 배신감은 컸다. 축구는 지역 연고제 정착을 바탕으로 발전한 스포츠다. '노스웨스트 더비'가 맨체스터와 리버풀 도시 간 자존심 싸움이 되는 이유도 지역과 밀착 덕분이다. 과거 K리그 팬들은 여러 차례 한 목소리로 구단의 연고 이전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홍염이 위험한 것을 안양 팬들도 모를 리 없다. '레드'에겐 해묵은 한과 연고 이전의 문제를 동시에 표현할 수단이 필요했을 것이다.

다시는 터지지 않아야 할 홍염 폭죽,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방적 '연고 이전'이 아닐까. 이런 라이벌 관계는 한국 축구에서 이미 두 쌍이나 있다. 반복되지 않아야 할 역사다. ■ 오늘의 스포츠 소식 '스포츠 타임(SPORTS TIME)'은 매일 밤 10시 SPOTV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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