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루엣까지 똑같은' 김유택, 김진영 부자를 만나다

강현지 2017. 5. 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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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외모부터 뒷모습까지 똑 닮은 붕어빵 부자를 만났다. 한국농구 전성기를 이끈 '허동택 트리오'의 김유택 전 중앙대감독(54)과 장신 가드 유망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고려대 김진영(19, 193cm)이 그 주인공. 봄 햇살이 가득했던 어느 날,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만났다.

아버지가 말하는 김진영
김진영이 농구공을 본격적으로 잡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아버지 김유택은 자신이 농구선수 출신이거나 김진영의 키가 커서 농구를 시킨 게 아니라고 한다. 바로 남달랐던 연상능력 때문이다.

“내 직업을 떠나 아들은 아들이 가는 방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농구를 하는 것을 걱정하진 않았지만, 이왕 했으면 잘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죠. 진영이가 운동 능력이 뛰어나진 않는데, 연상, 예측력이 뛰어나요. 흔히 연습할 때 ‘머리에 그림을 그려라’라고 하는데 수많은 그림을 그려서 접해보고, 그런 상황을 경험하면 발전할 가능성이 크죠. 진영이가 그런 부분에서 뛰어남을 보였어요. 그래서 농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지 키가 커서 운동을 시작한 건 아니었죠.” 아버지의 말이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아들의 플레이를 보지 못했지만, 최근 대학리그를 찾아 아들의 경기를 종종 관전한다.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내가 좋아졌다는 것과 본인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부분은 다를 거예요. 진영이가 늘었다고 느끼는 것은 기술적인 것일 것이고, 힘이 붙는다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봐요.”

보고 느낀 것은 최대한 말을 아낀다. 자칫하면 아들에게 잔소리로 들릴 수 있기 때문. 대신 김유택은 최근 NBA스타 스테판 커리(골든 스테이트)의 동영상을 보여주며 하고 싶은 말을 대신 전달했다. “커리가 되라”며 말이다. 화려한 플레이를 배우라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노력을 보여준 것이다.

“NBA를 잘 보거나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우연히 커리가 연습하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슛이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드리블을 잘 치는 줄은 몰랐죠. 자세나 돌파, 볼 컨트롤, 슛 벨런스 등 다 좋아 보이더라고요. 열심히 하는 자세를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죠.”

그러면서 김유택은 아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의 말을 더했다. 이 말을 듣던 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는 일에 대해서 시간이 흘러 후회하지 말고, 남들보다 노력해서 자기 위치에서 최고가 되었으면 해요. 노력해서 안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후회하는 일은 없을테니까요. 어느 날 (서)장훈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농구를 즐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일을 즐긴다는 말이 가장 싫다’고 말이에요. 제3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하지만 본인이 그런 상황에 놓이면 즐기는 게 쉽지 않죠. 힘든데 어떻게 즐길 수가 있겠어요. 적당히 놀면서 몸 관리 하는 것, 남들보다 슛 하나 더 던졌으면 하는 것이 아빠 마음이에요.”

아들이 말하는 김유택
대부분의 운동선수 2세와 마찬가지로 김진영은 자연스럽게 농구‘환경’에 노출됐다. 다만 아버지가 중앙대,기아를 거치며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낼 때 기억보다는 아버지가 해설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성장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농구를 알게 됐고, 꿈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한때 한국농구를 주름잡던 허동택 시대의 향수보다는 양동근, 김선형의 플레이가 더 익숙한 세대다.

“아버지 현역 시절은 5분 정도 되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초등학교 때 채널 돌리다가 본 적이 있는데, 아버지랑 저랑 포지션이 다르다 보니 제게 필요한 영상을 더 챙겨보게 돼요.” 아들의 말이다.

최근 그를 매료시킨 건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키츠)이다. “커리가 되어라”라는 아버지의 말에 “하든이 더 좋아요”라고 반박(?)하며 농구 동영상을 챙겨본다. 그러면서 필요한 부분은 본인의 것으로 습득한다. 아버지와 똑같은 마른 체형을 ‘농구 실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뒤에서 그도 남모를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근력 운동은 하루아침에 키워지는 게 아니다. 대학 와서 꾸준히 보완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겉으로는 아직 티가 안 나는데 경기를 하다 보면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보통 전신 운동을 많이 하는데 코어 운동과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하다 보니 그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면서 김진영도 “아버지도 건강 좀 챙기셨으면 좋겠다”며 아버지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머쓱한 아버지는 “아직 젊어”라며 맞받아친다. 김진영은 아버지가 쌓아놓은 업적에 누가 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더 열심히 해서 아버지의 그늘에 있지 않고, 벗어나서 훌륭한 선수가 되겠습니다. 지금도 그늘에 있는 것 같지 않아요(웃음). 그런 부분(농구인 2세)에 신경 쓰지 않고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며 말이다.

# 사진_문복주 기자 

  2017-05-08   강현지(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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