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세단 비교, 아반떼 vs 크루즈 vs SM3
한국을 대표하는 준중형 세단을 한자리에 모았다. 참고로 우리팀이 각사의 차량을 모았을 때 기아차엔 테스트카가 없었다. 테스트 시점이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발표 이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도 K3는 필요치 않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 하지만 껍데기만 소폭 바꿨을 뿐 최근 트렌드에 맞는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파워트레인과 스티어링 시스템만 아반떼와 같을 뿐 차체 등도 보강하지 않았다. 우리팀 역시 굳이 K3를 끌어들일 필요가 없었다. K3의 경쟁력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이다.
테스트에 진행된 차량은 모두 제조사에서 제공했다. 자사 차량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최고 트림 모델에 적용 가능한 옵션 모두를 장착한 상태였다. 덕분에 시승차의 가격도 중형세단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높아져 버렸다. 물론 소비자가 이런 풀옵션 모델을 구입할 소비자는 소수일 것이다. 가끔은 자동차 카페 등에 최고급 모델을 구입했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리는 네티즌도 있는데 분명 자랑거리가 아니다.
참고로 현재의 크루즈는 지난 2008년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모델체인지 시점이 지연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동급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갖고 있다. 반면 SM3는 모든 옵션을 더한 상황에서도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반떼 역시 높은 가격을 갖는다. 하지만 차량에 더해진 HID 헤드램프, 통풍시트, 4세대 에어백을 비롯해 액티브 세이프티 측면의 고려를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SM3는 소소한 모습이다.
차체는 크루즈가 가장 길고 SM3가 가장 넓으며, 아반떼가 가장 낮은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SM3가 가장 큰 크기지만 가장 가볍다는 특징도 갖는다. 크루즈와 비교했을 때 110kg가량 가볍다. 한국지엠의 상품들은 무거운 차체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강성 확보에 쓰이는 경우가 많아 타협이 가능해 진다.
이 영역은 최신 모델인 만큼 또한 현대차가 잘 해왔던 부분이다. 당연히 아반떼가 가장 풍부한 장비를 갖고 있다. 액티브 세이프티 측면에서도 아반떼가 앞선다. SM3는 소폭 부족하지만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며 부족함을 채웠다. 앞서 언급된 사운드 시스템의 만족도가 큰 편이다. 편의장비에서는 크루즈의 아쉬움이 커진다. 가장 비싼 가격을 가졌지만 가장 비약한 구성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백에서도 아반떼가 가장 앞선다. 적어도 에어백 부분에서 내수 차별 논란은 없을 것이다. 또, 4세대 에어백의 제조 원가가 타사들이 사용하는 2세대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KNCAP 충돌 테스트에서는 SM3가 아쉬운 성적을 받은 바 있다. 데뷔 당시의 크루즈는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 등 세계 대부분 시험에서 최상 등급을 받았다. 아반떼는 아직 시험 전이지만 IIHS의 스몰오버랩 테스트에 대응하기 위한 차체를 가졌을 것이다. 국내 KNCAP 테스트는 걱정할 것이 없다. 적어도 1등급을 쉽사리 받을 것이다. 참고로 기존 아반떼 MD도 1등급을 받았다. 물론 현대차 연구원들도 해외서의 가혹한 테스트에 신경을 쓸 뿐, 애초 KNCAP의 테스트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안전성에서는 아반떼가 가장 나은 경쟁력을 갖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에어백이 터지네 마네 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물론 각종 상황에 대한 제조사의 설명 부족도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속도와 무관하게 무조건 터져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상황에 따라 금전적 피해만 늘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단, 큰 사고에서 터지지 않는 것은 분명한 문제다. 센서의 위치 따위는 제조사 내부서나 떠들고 우선 잘못부터 인정하는 것이 순서다.
배기량은 크루즈가 작지만 터보차저 덕분에 가장 여유로운 힘을 낸다. 아반떼는 기존모델 대비 떨어진 출력과 토크를 가졌다. 아쉬운 대목이다. SM3는 연비 중심의 설정이지만 수치 비교에서는 열세임이 분명하다.
공인 복합 연비는 SM3쪽이 가장 우세하다. 에너지 연비 등급으로 봐도 아반떼와 크루즈가 각각 3등급으로 표기되고 있다. 반면 SM3는 동급 유일의 2등급을 기록 중이다.
계측 결과 넉넉한 토크를 앞세운 크루즈 터보의 가속력이 가장 빨랐다. 3개 차종 중 유일하게 9초대를 기록해 냈다. 과거 동일 모델 테스트 때 10.0초를 기록한 바 있는데 이번에 조금 더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과거 테스트는 여름에 진행되었지만 이번 테스트는 11월초에 진행됐다. 즉, 낮아진 대기온도가 엔진 효율성 향상에 도움을 주었을 수 있다.
아반떼의 성능도 만만치 않았다. 자연흡기 엔진을 바탕으로 크루즈 대비 0.4초 내외의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가속에 필요한 거리 역시 크루즈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과거 17인치급(215 / 45 R17 타이어) 휠을 끼운 아반떼 MD의 가속 기록은 10.7초였다. 제원상 출력은 낮아졌지만 가속력이 향상된 것이다. 현재의 아반떼 AD는 동일한 직경의 휠에 225 / 45 R17 사이즈 타이어를 장착한다. 가속에서는 SM3가 가장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1초 내외의 성능이라면 준중형 세단에게 있어 부족하지 않다. 또, 실용구간서의 토크 및 무단변속기를 통한 탄력성 덕분에 실주행이 답답하지 않다.
테스트 결과 아반떼가 동급 모델 중 가장 우수한 제동 성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수차례 반복된 테스트에서도 40미터 이내의 제동거리를 유지했다. SM3는 39미터 후반에서 40미터 초반대 제동거리를 기록한다. 반복된 제동 테스트에서도 브레이크가 밀리는 모습은 없었다. 크루즈의 경우 SM3와 유사한 수준의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단, SM3가 최대 39미터 이내의 성능을 기록한 반면 크루즈는 한 차례도 39미터대로 진입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40m 내외의 성능이라면 충분한 성능이다. 모델간 차이는 있지만 모두 평균 혹은 그 이상의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크루즈가 제일 가벼웠다. 아반떼와 SM3는 유사한 수준이었다.
정숙성에서는 아반떼와 SM3간의 박빙이 예상됐다. 특히 최근 현대차의 NVH 능력 향상이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전통적인 정숙성의 강호 르노삼성 SM3가 가장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해 냈다. 우선 엔진 자체의 소음도 적었다. 아반떼는 GDi의 특성 때문에 순수 엔진 소음에서 SM3 대비 불리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실내 정숙성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해 냈다. 즉, 엔진룸의 소음 차단에 조금 더 신경을 썼다고 해석할 수 있다. SM3와 아반떼의 아이들링 소음 수준은 중형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SM3는 시속 80km로 주행하는 환경에서도 CVT 특유의 넓은 기어비를 앞세우며 소음을 최소화시켰다. 물론 타이어 사이즈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타이어는 아반떼가 225mm, SM3는 205mm급의 너비를 사용한다. 물론 아반떼가 205mm급 타이어를 채용할 경우 조금 더 나온 정숙성을 보여줄 가능성도 크다. 테스트 때도 아반떼의 타이어의 소음이 조금 거슬렸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타 모델과 격차를 보였다. 물론 시끄럽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때문에 SM3와 아반떼가 조용한 것일 뿐 크루즈가 시끄럽다 보기는 어렵다.
동일한 노면을 주행하면서 측정된 소음 측정 결과 값은 위와 같다. 전체적으로 SM3가 가장 조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스펜션 설정에 따라 요철에 반응하는 소음도 달라졌다. 반면 서스펜션이 단단한 아반떼는 요철을 지나면서 가장 큰 소음을 유발시켰다.
위 소음 비교 그래프에서도 알 수 있듯 승차감은 아반떼가 가장 떨어졌다. 특히 일부 요철 구간을 지날 때 쇼크를 처리하는 능력서 아쉬움을 보였다. SM3는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해 냈다. 순수 승차감은 크루즈가 좋았지만 크루즈 디젤 및 1.8 가솔린과 달리 1.4 터보는 서스펜션을 너무 부드럽게 설정했다. 이는 최근 트렌드가 아니다. 한국지엠은 섀시 셋업서 앞선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제서 남들이 따라오자 남들이 머물던 곳으로 떠났다.
소음에 이어 진동도 직접 비교했다. 이번 비교 테스트를 담당한 4명의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각각의 진동을 느껴가며 의견을 정리했다. 스티어링, 시트, 변속 레버에서 오는 진동의 정도가 비교 대상이었다. 또, 변속기도 P 이외에 D, R, N 등 다양하게 위치시키며 진동 차이를 비교했다.
결과는 아반떼의 승리였다. 가장 적은 진동을 나타낸 것이다. 변속기 위치에 상관없이 모든 부위에서 진동을 억제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SM3도 아반떼와 비슷한 수준의 진동 억제력을 보였다. 하지만 아반떼 대비 시트쪽의 진동이 크게 감지됐다. 크루즈는 진동이 심했다. 스티어링, 시트, 기어레버 등에서 확연히 부각된 진동이 느껴졌다. 엔진 마운팅 부분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속도를 올려 고속으로 진행하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 섹션에서는 크루즈가 가장 앞섰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웠지만 특유의 안정감을 잘 유지해 냈다. 시속 180km 이상에 들어서도 불안감을 만들지 않았다. 아반떼도 크게 발전했다. 기존의 아반떼MD는 120~140km/h 사이부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아반떼AD는 170km/h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그 이상에 들어서면 불안감이 가중되지만 준중형 세단에게 그 이상의 속도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 SM3는 데뷔 때와 동일하게 시속 130~140km 이상부터 주행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기존이 아반떼MD나 기아 K3는 차체 강성이 아쉬운 대표적인 모델이었다. 물론 이전세대인 아반떼HD나 포르테보다 좋았지만 세계적인 수준과 거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아반떼AD는 차체를 강화했다. 이미 제네시스나 쏘나타를 통해 가능성은 엿봤다. 그리고 만족할 수준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크루즈를 능가할 정도는 아니다. 크루즈는 2008년 출시된 라세티 프리미어를 기초로 한다. 사실 디자인만 소폭 달라졌을 뿐 그때의 차체를 그대로 쓰고 있다. 7년 전 발표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지만 아직도 부족함이 없다. 시대를 앞섰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라세티 프리미어나 기존 크루즈의 완성도가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반면 SM3는 분명 경쟁 상대 대비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기아 K3보다는 당연히 낫다. 기아 K3는 아반떼 MD와 형제차다. 즉, 이번 성형수술(페이스리프트)을 진행하며 쌍커플 수술, 필러 등을 맞는 등의 노력을 보였지만 뼛속 나이까지 속이기는 힘들다. 과거 자동차 역사에서 기술을 대표하던 것이 기아차였는데 최근에는 현대차의 저렴한 버전으로 보일 때가 많다.
와인딩 로드에서 핸들링 감각 점검에 나섰다. 예상 대로다. 이 부분서는 크루즈가 가장 앞서는 감각을 내세웠다. 동급 모델 중 가장 정직한 반응도 보여준다. 사실 예전의 크루즈 만큼은 아니다. 분명 1.4T는 부드러운 모습이 강하다. 그럼에도 동급 모델 대비 앞서는 핸들링임에는 분명하다.
SM3 역시 부족함 없는 핸들링 성능을 자랑했다. 다만 프랑스차 만큼의 핸들링 성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반떼는 32bit로 업데이트 된 MDPS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도 차량과 운전자 사이에서 어색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빠른 조타에서 반응이 아쉽다는 느낌이 크다. 물론 16bit 때보다 세밀해진 느낌이 가미되긴 했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다만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아반떼의 핸들링이 좋다고 느낄 수도 있다. 스티어링휠의 조작에 따라 차량이 빠르게 움직이는 느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조타각 만큼 정직하게 움직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량보다 적은 조타에서도 휠의 회전각을 더 키운 것일 뿐이다. 쉽게는 스티어링 기어비를 타이트하게 설정한 것이다.
즉, 많은 소비자들은 핸들링의 개념에 대해 잘 모른다. 심지어 어떤 기자는 핸들링이 무겁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스티어링휠의 답력과 핸들링 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아반떼는 스티어링 휠을 돌렸을 때 휠이 조금 더 많이 회전하는 것일 뿐 핸들링이 좋은차는 아니다.
반면 코너링 성능은 아반떼가 가장 뛰어났다. 먼저 서스펜션이 차체를 지지하는 능력서 앞섰다. 바디롤 억제에 유리한 단단한 서스펜션이 갖는 이점이다.
SM3는 중립적인 성격이다. 크루즈는 가장 아쉬운 성능을 보였다. 특히 반복되는 코너가 있을 때 허둥대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후 자세를 바로잡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이건 우리가 알던 쉐보레의 크루즈가 아니다. 그저 동네 마트 방문을 목적, 아이들 등하교용으로 엄마들에게 추천할 문 4짝자리 자동차일 뿐이다.
아반떼는 가장 넓은 사이즈의 타이어를 사용한다. 225mm급의 한국타이어 키너지 GT라는 제품이다. 크루즈는 215mm의 한국타이어 옵티모 H426 패턴을 달고 있다. SM3에는 205mm급의 금호타이어 KH25가 장착돼 있다.
이는 아반떼가 코너링 성능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다. 다음으로 큰 규격의 타이어를 가진 크루즈가 코너링에서 유리할 것 같았지만 오히려 가장 좁은 205mm급 타이어를 장착한 SM3 쪽의 그립이 더 나았다. 아무래도 오래된 한국타이어의 H426 패턴보다 금호의 KH25 패턴이 더 좋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단, 아반떼에 장착된 키너지 GT는 동일 조건서 공기압 상승이 빨랐다. 동일하게 규정 공기압으로 맞췄음에도 주행 중 공기압이 크게 변했다. 30PSi 초반의 설정값이 40PSi 중반 이상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우측 코너가 많은 환경서는 운전석 타이어의 공기압이 크게 올라 좌우 타이어간 편차가 5PSi 정도에 이르기도 했다.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지만 요즘 한국타이어에 대한 신뢰도가 예전 같지 않다. 최근 선보여진 현대차 아이오닉도 미쉐린 제품만을 기본 사용한다.
참고로 크루즈나 SM3의 타이어는 동일 섹션을 달려 온도가 상승했음에도 30PSi 후반 수준의 공기압을 유지했다. 때문에 키너지 GT 타이어는 발열 부분에 대한 성능 부족을 예상케 한다. 참고로 해외 타이어 제조사 중에는 타이어에 핀을 구현시켜 온도 상승을 낮추는 기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양한 환경서 진행된 연비 측정 결과 아반떼와 SM3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크루즈는 가장 떨어지는 연비를 보여줬다. 물론 테스트 중 연료도 가장 먼저 떨어졌다. 참고로 크루즈 1.8 가솔린 모델은 1.4 터보보다 공인 연비가 더 낮다.
크루즈가 주유소 직원과 눈맞추는 동안 아반떼와 SM3는 연비 대결을 이어갔다. 사실 두 모델서 연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오차 범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팀이 SM3의 손을 들어준 것은 와인딩 로드 테스트 때였다. 가감속이 반복되는 환경에 노출되자 아반떼 쪽의 연료가 빠르게 소모되기 시작했다. 소모 측면에서 크루즈 터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을 정도였다. 반면 SM3는 동일하게 달리는 환경에서도 꾸준한 연비를 지켜냈다. 적어도 어떤 환경에서 누가 운전하던 가장 좋은 연비를 뽑아낼 수 있는 모델이다.
정리 : 오토뷰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현대 아반떼 : 현 시점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다.
당연한 결과다. 크루즈는 2008년, SM3는 2009년 출시됐고 아반떼는 2015년 출시된 최신 모델이다. 오히려 이들 차량보다 부족한 부분이 나왔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실내 구성과 편의장비, 소음, 진동, 주행성능, 차체강성, 기본 안전장비까지 대부분의 영역에서 경쟁모델을 압도했다. 여기에 모델체인지를 했어도 가격 경쟁력까지 높다.
아반떼의 진정한 경쟁력은 토요타의 11세대 코롤라와 혼다의 10세대 시빅과 비교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물론 기아 K3의 가격이 더 저렴하긴 하다. 하지만 굳이 경쟁력 떨어진 차를 싸다는 이유로 구입할 필요는 없다. 소비자는 똑똑해 져야 한다. 물론 가격은 자동차 구매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기본 안전성이나 안전장비에서 차이가 나며 완성도 자체를 비교하기 힘든 껍데기만 바꾼 구형 모델을 싸다는 이유만으로 구입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물론 일부 소비자들에게 차량의 완성도 따위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한 예로 쉐보레의 경차 스파크는 더 월등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사실 모닝은 비교 대상도 되지 못한다. 스파크는 데뷔와 동시에 판매량에서 모닝을 눌렀다. 하지만 이내 모닝에 역전 당했다. 모닝을 구입하면 김치 냉장고를 준단다. 80만원 현금 할인과 김치 냉장고 중의 선택.
사실 김치 냉장고의 가치가 기아 모닝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신제품이니까. 하지만 김치냉장고에 차의 완성도와 안전성 따위는 무너졌다. 이것이 기아차의 전략이었다. 우리네 소비자들은 냉장고와 많은 것들을 맞바꿨다. 결국 냉장고 이상의 것을 줘야 할 만큼 자동차 자체의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생각까지 소비자들에게 요구하기엔 무리인가 보다.
하지만 아반떼에게도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 MDPS는 아직 벅차다.
우리팀은 현시점서 준중형 세단을 예비 구매자들에게 아반떼를 추천한다. K3는 무슨 카드를 제시해 올까? K3 구입시 "모닝+김치 냉장고" 정도? 그럼… 사야한다. 하지만 지금 주는 것은 고작 LG트롬 스타일러다.
한가지는 분명하다. 현재의 아반떼와 K3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는 사실. 아마도 현대기아차 연구소 직원들은 이 차이를 명확히 알 것이다. 물론 기아 K3 구매자들은 우리를 욕할 것이다. 하단에 보면 댓글창도 열려있다. 열심히 해라. 위안이 된다면. 물론 이렇게 지적하며 우리팀도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현기차 내에서 선택한다면 옵션을 포기하더라도 아반떼를 구입하라.
르노삼성 SM3 : 연비 대결? 디젤 나오라 그래. 소음까지 1등
SM3는 여전히 무난한 모델이다. 최신 모델과 겨뤄도 좋은 부분들도 제법 많다. 특히 연비 경쟁력은 이미 가솔린의 영역을 넘어 디젤의 문턱까지 두드리고 있다. 여기에 가장 정숙한 소음까지 갖춰 패밀리카로 사용하는데 무리 없는 구성을 자랑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뭐랄까 대부분의 영역서 평균 혹은 그 이상의 능력을 보였지만 정말 확하고 끌리는 요소가 많지 않다는 점. 그래서 할말도 적다. 아니 없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떠오른다.
쉐보레 크루즈 : 지금까지 잘 버텼다. 2세대 크루즈에 기대를…
이번 크루즈는 많은 박수와 많은 비난을 받아야 한다. 먼저 국내에 출시된 지 8년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동급 경쟁모델과 견줄 높은 차체 강성 및 주행성능을 갖췄다. 분명 크루즈는 시대를 앞섰고, 국내 소비자들의 수준을 높이는데 일조한 모델이다. 우리팀 내에도 2년간 크루즈를 타던 기자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의미가 퇴색됐다. 야금야금 올렸던 가격은 어느새 경쟁사 신모델마저 뛰어넘어 버렸다. 더불어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몇 개 없지만 가격만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바뀐 것은 전면과 후면 디자인이 전부다.
1.4리터 터보 엔진은 좋은 성능을 낸다. 하지만 섀시는 헐렁해 졌다. 이제 시대를 앞선 만큼 역행하기 시작한 것일까? 남들이 섀시를 조일 때 쉐보레는 풀고 있다. 문제는 너무 풀었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이목을 잡기 위해 새롭게 꺼내든 카드가 바로 퍼펙트 블랙 에디션이었다. 물론 크루즈 카페 에서는 만수르급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적어도 검정색 EQ900 정도 되야 격이 맞는다. 다이아몬드처럼 작지만 비싼 것들도 있다. 블랙 에디션은 브랜드에 대한 신앙심 만으로 선택하기 벅찬 자동차다. 분명 국내 거주하는 왕족들을 위위 모델일 것이다.
물론 국내 시장에 답은 있었다. 우리는 기아차 모닝에서 답을 찾았다. 우선 크루즈 구입자들에게 증정할 추천 상품그룹을 만들어 봤다.
- 최신형 쉐프 에디션 냉장고 + MS 서피스 프로4 i7 512Gb + 현금 할인 정도?
현재 크루즈 LTZ의 가격은 핵탄두 급이다. HID, 통풍시트, 스마트 크루즈컨트롤도 없다. 에어백도 2세대다. 안전성 부분서 최고를 달렸던 한국지엠이었지만 결국 4세대 에어백의 대중화는 현대차가 이뤘다.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 기대는 2세대 크루즈로 넘어간다.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모델이기에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큰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리고 다시금 자동차의 본질을 보여주길 희망한다.
현재 상황서는 아반떼가 모든 주도권을 쥐게 됐다. 하지만 웃을 때가 아니다. 새로운 크루즈와 SM3 후속의 데뷔가 머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K3는 뭐라도 해야 한다. 절박하다. 물론 자동차보다 트롬 스타일러가 꼭 필요해 K3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있겠지만 조금 더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테스트를 마치며 / 정리=김기태PD(kitaepd@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