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펀카'에는 어떤 모델들이 있을까?

국산 브랜드들은 운전 재미를 강조하는 펀카 제작에 인색하다. 결국 수익성 때문인데, 만들어도 이윤이 안 남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렇다 할 고성능은 물론이고 컨버터블 모델 하나 없는, 그러면서 평범하면서 많이 팔리는, 그래서 돈이 되는 차종만 도로에 즐비한 원인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점차 달라지고 있다. 수입차 시장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개성 강한 펀카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고, 아울러 돈의 흐름 역시 무조건적인 안정성보다는 일반적인 것에서 차별화되고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는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국내 업체들도 운전 재미를 강조한 모델들을 속속들이 드러내고 있는데, 기존 모델에 스타일과 성능에 힘을 더한 아반떼 스포츠, 벨로스터 터보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차들은 해외의 마쯔다 MX-5, 포드 머스탱, 아우디 TT와 같은 진정한 펀카 앞에선 그저 '펀 룩킹 카'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분명한 격차가 있다. 그래도 이 또한 국내산 펀카가 거쳐가야 할 발전의 과정이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씨앗이 뿌리를 내려 열매를 맺기까지 '단계'란 것이 존재하듯이 말이다.

슈퍼 노멀을 뛰어넘다, 아반떼 스포츠

슈퍼 노멀의 도발인가. 아반떼가 강렬한 생김새와 강력한 심장을 탑재한 아반떼 스포츠로 재탄생됐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공격적으로 변했는데, 터보 엠블럼이 추가된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해 HID 헤드램프와 LED 주간 주행등을 기본 적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뒷면 역시 싱글 트윈 머플러와 리어 디퓨저, 그리고 스포츠 배지를 달아 고성능 모델에 버금가는 맵시를 완성했다. 이 같은 시각적인 자극은 인테리어로 연결되는데, 패들 시프트가 결합된 D-컷 스티어링 휠, 스포츠 버킷 시트, 스포츠 모델 전용 클러스터 등을 장착해 기존에 없던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파워트레인은 1.6리터 터보 엔진과 6단 수동 및 7단 DCT로 구성됐으며,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후륜 멀티 링크 서스펜션과 225/40R 18 타이어 규격으로 안정적인 고속 주행을 제공한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 아울러 대용량 전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하는 한편,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의 기어비 증대로 조향 응답성을 향상했고, 머플러 튜닝을 통해 스포티한 엔진음 및 배기음을 만들었다. 복합연비는 7단 DCT 기준 리터당 12.0km로 성능 대비 준수한 효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품성에 대해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아반떼 스포츠로 다시 한번 진화를 거듭했다면서, 중형차를 능가하는 폭발적인 동력 성능과 개성 넘치는 전용 디자인을 갖춘 이 차가 국내 준중형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동시에 아반떼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아반떼 스포츠는 스포츠란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며,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할인 혜택 기준, 수동 변속기 모델이 1,963만원, 7단 DCT 모델 2,158만원, 마지막으로 다양한 고급 사양이 추가된 익스트림 셀렉션 모델이 2,410만원이다.

독창적인 4-도어 펀카, 벨로스터 터보

4-도어로 독창적인 매력을 과시하는 벨로스터에는 터보 엔진을 장착한 다이내믹 버전이 있다. 퍼포먼스를 우선 시 하는 성격을 과시하듯 생김새는 일반 모델보다 과격한데,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로 강인한 앞면을, 리어 범퍼 가운데 있는 트윈 머플러로 존재감 있는 뒷면을 완성했다. 실내는 투톤으로 정리된 버킷 시트와 패들 시프트가 적용된 3-스포크 스티어링 휠로 감각적인 멋을 살렸다.

눈에 띄는 내외관 디자인만큼이나 성능 역시 주목할 만하다. 보닛 아래에 들어간 파워트레인은 1.6리터 터보 엔진과 6단 수동 변속기 혹은 7단 DCT.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힘을 낸다. 이러한 성능을 안정적으로 뿜어내기 위해 스포츠 서스펜션과 대용량 스포츠 브레이크도 적용됐다. 스포티한 주행 감성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재미있는 기능도 들어갔는데, 바로 운전자가 직접 차량의 가상 엔진 사운드를 튜닝할 수 있는 엔진사운드 이퀄라이저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주행 모드 별 엔진 음량과 저·;중·;고 음역대 별 음색, 그리고 가속 페달 반응도를 정밀하게 세팅해 다양한 종류의 엔진음을 구현할 수 있다.

차 가격은 수동 변속기 모델이 2,150만원, DCT 버전 2,327만원이다.

화끈한 국민 중형 세단, 쏘나타 터보

국민차로 대변되는 쏘나타도 터보 모델을 운영한다. 그것도 두 트림이나. 서두에서 언급한 다양해진 소비자 요구사항을 가장 잘 반영한 모델이 아닐까 싶다. 일단 스타일 측면에서는 기존보다 강렬하다. LED 주간 주행등이 들어간 터보 전용 프론트 범퍼가 장착되고, 미쉐린 타이어가 적용된 스포츠 18인치 알로이 휠이 탑재됐다. 실내는 패들 시프트가 있는 D-컷 스티어링 휠, 스포츠 클러스터, 스포츠 버킷 시트로 분위기를 살렸다.

파워트레인은 7단 DCT가 맞물린 1.6리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와 결합된 2.0리터 터보 엔진이 준비됐는데, 이중 2.0 터보 모델에 들어가는 유닛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발휘하고, 최대토크가 터지는 시점을 1,350rpm으로 낮게 조율해 초반 영역부터 강한 추진력을 뽑아내는 특징이 있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0.8km.

또 자연스러운 조타감이 특징인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과 스포츠 튜닝 서스펜션을 장착해 스포티한 주행감도 확보했다. 특히 앞바퀴에 17인치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를 기본 장착함으로써 잘 달리고 잘 서는 자동차의 본질을 만족시키는데 충실한 모양새다.

판매 가격은 1.6 터보가 2,370~2,819만원이고, 2.0 터보 2,651~3,132만원이다.

국산 펀카계의 지존, 제네시스 쿠페

국산 펀카 중 짜릿한 운전 재미를 갖춘 차가 바로 제네시스 쿠페다. 브릿지스톤 런플랫 타이어를 낀 19인치 휠과 리어 스포일러 등으로 스타일을 꾸몄고, 파워트레인은 트림에 따라 2.0 TCI 엔진과 3.8 GDI 엔진이 제공된다. 이중 상위 트림에 탑재되는 3.8 GDI 엔진은 8단 자동 변속기와 결합돼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데, 여기에 엔진 및 배기음을 증폭해주는 스포츠 사운드 제네레이터와 조종 안전성을 향상한 스포츠 서스펜션 등이 더해져 더욱 맹렬한 질주본능을 맛볼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가격은 2.0 터보 모델의 경우 2,739~3,078만원이며, 3.8 GT 모델은 3,505만원이다.

세단의 탈을 벗어던진 쿠페, K3 쿱

K3 쿱은 국내 유일의 보급형 쿠페다. 그만큼 국내 자동차 시장 다양성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일리시한 장르에 걸맞게 프레임리스 도어를 적용하며, LED 라운딩 프로젝션 안개등과 대형 인테이크 그릴, 그리고 18인치 알로이 휠 등을 달았다. 실내는 D-컷 스티어링 휠, 스포츠 버킷 시트를 장착해 멋을 살렸다. 보닛 아래에는 트림에 따라 1.6리터 터보 GDI 엔진과 1.6리터 GDI 엔진이 들어가는데, 이중 1.6리터 터보 GDI 엔진은 7단 DCT와 조합돼 최고출력 204마력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끌어 내면서 복합연비 리터당 12.4km를 자랑한다.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인하분을 반영해 럭셔리 1,831만원, 프레스티지 2,069만원, 터보 노블레스 수동 변속기 2,187만원, 터보 노블레스 7단 DCT가 2,364만원이다.

역동적인 마스크를 갖추다, K5 터보

한때 국산차 중 가장 멋진 디자인을 뽐냈던 K5. 지금은 조형미를 균형감 있게 다듬은 모델들이 많아져 옛 명성만큼의 인지도를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매해 디자인 업그레이드들 통해 여전히 세련미 넘치는 생김새를 구현하고 있다. 특히 스포티한 매력을 풍기는 K5 터보 모델 디자인은 역동적인 마스크로 이상적인 스타일리시 세단 이미지를 드러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끈다. 이는 입체적 볼륨감을 살린 라디에이터 그릴과 가로형 대형 인테이크 홀, 무광 크롬을 입힌 삼각형 에어 커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파워트레인은 트림에 따라 1.6리터 터보 엔진과 2.0리터 터보 엔진이 들어가는데, 이 가운데 1.6리터 터보 엔진은 2개의 클러치로 민첩한 변속 반응 및 연비 개선 효과를 구현하는 7단 DCT가 결합돼 성능 및 경제성을 동시에 챙겼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힘을 발휘하고, 복합연비는 리터당 12.2km다. 이밖에 2.0리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가격은 1.6 터보 모델이 2,484~2,778만원, 2.0 터보 모델이 3,068만원이다.

작지만 당찬 펀카, 아베오 RS 터보

RS란 명칭에서 느껴지듯 운전 재미를 강조한 차가 아베오 RS 터보다. 외관은 벌집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큼직한 17인치 알로이 휠, 그리고 스포티한 느낌을 배가하는 싱글 머플러로 스타일을 살렸으며, 인테리어는 D-컷 스티어링 휠과 천연가죽 시트, 스포츠 알루미늄 페달, 전용 클러스터 그래픽으로 역동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보닛 아래 장착된 유닛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20.4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는 1.4리터 터보 엔진. 작은 차체를 맹렬히 몰아붙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지상고를 10mm 낮춘 스포트 서스펜션과 강한 답력을 자랑하는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 그리고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을 포함한 각종 안전품목을 적용, 안전성을 향상했다. 가격은 1,962만원이다.

발전 가능성 있는 시장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레 차종은 많아지고, 또 그 안에서 다양성을 찾으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추세는 시장이 축소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브랜드 제품 포트폴리오가 펀카를 비롯해 각양각색의 성격을 갖춘 모델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물건이 나오려면 물리적인 시간과 함께 제품 개발 투자가 좀 더 필요하겠지만, 혹시 아나? 지금의 아반떼 스포츠 또는 아베로 RS 터보와 같은 모델들이 수박겉핥기식이 아닌 훗날 대한민국 펀카 시장에 큰 획을 그을 아이콘으로 남을 수도 있을 지. 지금이야 다소 부족하고 불완전해 보이더라도 날로 높아지는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하는 게 또 기업의 필수요소란걸 고려하면 결코 불가능한 소리는 아닐 것이다.

문서우 기자 msw@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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