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딸' 정소민, 이리도 뻔뻔하고 사랑스러운 '아재' 감성 [인터뷰]

한예지 기자 2017. 4. 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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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딸 정소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어여쁜 미소녀가 어쩜 그리 뻔뻔하고 천연덕스럽게 '아재' 감성을 장착할 수 있나. 망가짐에 망설이지 않는 배우 정소민은,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호감이 갔다.

4월 12일 개봉될 영화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제작 영화사 김치)에서 정소민은 아빠와는 말 뿐만 아니라 빨래도 섞기 싫어하는 새침떼기 사춘기 여고생의 모습부터, 하루 아침에 만년 과장 직장인의 비애는 물론 삶에 찌든 중년이지만 언제나 가족 앞에선 '슈퍼맨'이고 싶은 이 시대 보통 아빠의 모습을 감쪽같이 소화해냈다.

"대본이 진짜 재밌었고 정말 하고 싶었는데 막상 연기를 하려니 섣부른 생각이었다"고 넉살인 정소민은 이 영화를 통해 해내야 할 숙제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옛날부터 코미디란 장르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기에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상황 자체가 코믹하게 세팅돼 있기에 제게 주어진 인물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 중요하겠단 생각을 했다고.

정소민은 코믹 장르에선 현장 분위기 또한 중요하단다. 제 인생 첫 코미디는 영화 '스물'이었는데 당시 감독이 '웃어서 NG 나는 것엔 아무도 뭐라 하지 말라'고 첫촬영부터 선포를 했고 그만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었다며. 이번 촬영 역시 그는 웃음을 참지 못할 정도로 즐거운 순간이 많았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아빠 영혼이 빙의된 여고생의 모습으로 절친 박혁권을 찾아가 "어떡하냐, 나 X됐다"라고 말하는 신이 애드리브였다. 정소민은 "제가 언제 또 박혁권 선배와 친구 사이를 연기하겠나"라고 천연덕스럽게 눙을 친다.

박혁권에게 제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다급하게 외치는 모든 대사들은 물론, 환상의 '철이와 미애' 듀엣 댄스까지 정소민은 그야말로 '정신줄 놓은' 코믹 연기를 보인다. 극 중 아빠의 영혼으로 학교 밴드부 보컬 오디션을 볼 때 껄렁거리며 강산에의 '삐딱하게'를 부르는 모습도 '아재 쇼맨쉽'의 절정이다. 그 이면엔 기타 연습만 6개월이 걸렸다. 평소 연기할 때 주어진 캐릭터와 자신의 닮은점과 다른 점을 찾고, 다른 부분을 채워나가는 작업을 하며 연기에 몰두하는 방식의 정소민이다. 그가 이번 역할을 통해 해야 할 숙제들이 많은 이유였다.


정소민은 평소 극 중 아빠인 윤제문은 물론 주변을 관찰하며 툭툭 내뱉는 무심한 말투부터, 팔자 걸음과 만사 지쳐있고 귀찮아 하는 아저씨 특유의 느낌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이는 특히 그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이자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여고생의 모습으로 아저씨를 연기하는 지점에서 단순히 '남자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저 보이쉬한 모습으로 보여지기보다 만년 과장으로 찌들어 있고, 가정에선 딸에게 무시 당하며 구박받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란 무게에 눌린 아빠의 모습을 보여야 했던 것. 그런 내적인 상태를 따라잡는 것이 정소민이 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였다.

정소민은 이 감정을 연기하며 씁쓸한 지점도 많았단다. 생각보다 지고 있는 짐이 무겁더라며 "사실은 되게 흔한 아빠의 모습이지 않나. 개인적으로 평범하고 흔한 아빠의 모습을 연기할 수 있어서 영화를 떠나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그다.

실제 자신 또한 어린 시절 엄격한 아빠를 어려워하고 불편해했던 기억이 있었고, 자신이 아빠가 놓여진 상황을 연기하고 나서 아빠를 이해하게 되는 건 차원이 달랐다고. "딸로서 아빠를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람으로서 이해하고 바라보게 된 부분이 있었다"는 정소민은 촬영을 마치고 나서 괜히 혼자 아빠에게 친근해진 마음이 있었다고 넉살이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빠와 극장에 가기도 했다며 "살면서 제일 좋았던 순간으로 꼽을수도 있을만큼 정말 좋았다. 관계가 그렇게 발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말 행복했다. 우리 영화가 관객들에게도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속깊은 바람을 드러낸다.

정소민은 2년 전 촬영한 '아빠는 딸'이 이제야 개봉을 하게 됐음에도 "제가 데뷔 초였다면 초조했을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라"며 "계속 일을 하다보니 제 인연이면 언젠간 하게 되더라.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2년 동안 안 입은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5만원이 나온 기분이었다"고 밝고 긍정적인 면모를 엿보게 했다. 늘 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맡아서 20대 후반의 여자가 느끼는 감정과 고민들을 연기에 풀어내고 싶은 욕심과 갈등도 있지만, 좋은 작품과 좋은 캐릭터들을 만난 것에 대한 감사함이 더 크단다. 나이 서른을 앞둔 시점에 많은 고민과 감상에 젖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빨리 서른이 됐으면 좋겠다. 서른이란 단어가 주는 어감이 있지 않나. 그런 무게감을 갖고 싶고 서른이 되면 좀 더 어른스러워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어른스러워지고 싶단 발상 자체가 애 같기도 하다"고 웃어보이는 초긍정적 마인드의 소유자다.

그는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스스로도 지나왔던 현장들을 좋은 순간으로 기억하고 싶은만큼 다른 이들에게도 언제 만나도 기분 좋게 다시 작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이 마음만큼은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서도 절대 잃고 싶지 않은 감정이라 말하는 정소민의 마음씨가 한없이 상냥스럽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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