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여성들, 편견 깨는 이색창업 도전

권현수, 문수빈 기자 2017. 2. 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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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컨테이너·달·몽라팡·오필리아, "유쾌하고 건강한 성(性)산업의 새역사를 쓰다"

[머니투데이 권현수, 문수빈 기자] [레드컨테이너·달·몽라팡·오필리아, "유쾌하고 건강한 성(性)산업의 새역사를 쓰다"]

다양한 직종의 전문직 여성들이 국내 정서상 다소 어려운 성인토이 창업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이들 매장의 공통점은 밝고 개방돼 있으며,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움크린 국내 성(性)산업 시장의 양지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는 포부로 가득 차 있다.

◆성인토이의 새역사를 쓰다 = 패션디자이너 출신 강혜영 대표가 이태원 중심가에 '레드컨테이너 1호점'의 문을 열었다.

기존 성인용품점은 어두운 이미지와 선입견 때문에 외진 곳에 위치한 반면 레드컨테이너는 '양지화'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 이태원 한 복판에 보란듯이 오픈했다. 강 대표는 "과거 외진 곳의 컨테이너라는 공간은 성인용품점의 시작이자, 음지라는 역사를 담고 있다"면서 "이런 역사를 안고 이제는 양지화의 첫 발을 내딛는다는 의미에서 눈에 확 띄는 '레드컨테이너'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제품군 또한 다양해 국내외 유명한 성인용품 브랜드의 모든 제품을 레드컨테이너에서 만날 수 있다.

이는 국내 최대 성인용품 기업 코스모스와 전략적 제휴가 있어 가능했다. 코스모스 강현길 대표는 이미 전세계 유명 브랜드 수입병행 독점권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를 제조해 중국 등 아시아권 수출을 확대한 이 업계의 큰 손이다. 최근 해외인기를 끈 마이크로 콘돔 시리즈를 전국 CU편의점에 입점하기도 했다.

이번 제휴는 두 대표의 '건강하고 유쾌한 성(性)문화 조성'과 '성인용품 시장의 양지화'라는 지향점으로 맺어졌다.

강혜영 레드컨테이너 대표

강 대표는 "사용자 중심의 안전한 사용법 등 유익한 정보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전문성 있는 성(性)교육 프로그램도 조만간 선보여 건강하고 유익한 성(性)문화 조성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레드컨테이너 2, 3호점 목표에 전념하면서 이 분야 프랜차이즈의 새역사를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직 피트니스 선수, 제2의 전성기를 성인토이 창업시장에서 찾다 = 이향미 대표는 세계 피트니스 대회에서 화려한 수상이력을 보유,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최근 경기도 광명에 성인토이 백화점 달(DAL)을 선보였다.

이향미 달(DAL) 대표

늘 남다른 도전을 즐겼던 그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제2의 직업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수개월 발품을 팔면서 심사숙고 끝에 성인토이 창업을 선택했다. 주변의 만류와 편견에 부딪혔지만, 그는 이 시장의 가능성을 자신했다.

이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창업열풍이 불고 있으며, 국내 역시 창업활성화 분위기가 짙어졌다"며 "그러나 요식업, 커피숍 등 이미 포화상태인 창업에만 집중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편견에 사로잡혀 좋은 창업소재에 제약을 두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면서 "직업상 해외출장이 잦았는데 선진국에서 본 성인용품의 시장규모는 날로 커지고 진화하며, 창업적으로도 대중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부에서 연예인까지 전문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 그들에게 동기를 주는데 집중했다"면서 "이번 창업은 나에게 주는 새로운 동기부여며, 포화상태인 다른 창업 분야보다 시장 가능성이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간호사, 건강을 위한 몽라팡(mon lapin) 문을 열다 = 여성전문병원 간호사가 대전에 성인토이 CEO로 전업했다. 장 미 몽라팡 대표는 직업상 여성의 신체를 많이 접한 경험을 살려 성인용품 창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장 대표는 "우선 성인용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정서적 이유로 움크리거나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성(性)이라는 인간의 본능이며 유희적 측면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호사였던 그는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유익한 제품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성(性)문화는 이를 왜곡한다"며 "남편과의 파리여행에서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공부도 많이 한 끝에 꼭 필요한 창업분야고, 시장가능성도 뛰어나다고 판단해 창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전에서 '미혼모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몽라팡 매장과 SNS 등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콘돔을 무상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간호사 경험을 살려 자유롭고 건강한 성담론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 소통을 통한 건강한 성(性)문화 조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전 몽라팡의 감각적인 내부

◆오필리아, 편견을 깨고 목포의 명소가 되다 = 18년동안 헤어디자이너 일을 하던 이진희 대표가 40대가 되면서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다. 그는 과감하게 제2의 직업으로 성인용품 샵의 CEO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이 대표는 "지역적 특수성때문인지 목포지역은 성(性)에 대해 보수적인 정서가 짙다"면서 "유흥문화가 발전했지만, 창업소재로는 색안경을 끼는 정서가 아이러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편견을 깨고 누구든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또 성인용품에 대한 인식개선을 시작으로 이 시장의 대중화까지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오필리아는 장애우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성상담과 제품활용도 구상 중이며, 이색창업과 더불어 목포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목포 오필리아 이진희 대표

◆본격적인 창업지원에 나서다..코스모스 강현길 대표 = 앞서 소개한 여성CEO들과 창업도전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코스모스는 자체 브랜드 제조 및 해외수출에서 전세계 유명 브랜드의 수입 병행까지 도맡는 국내 성인용품 시장의 큰 손이며, 오늘도 시장의 양지화에 전념하고 있다.

늘 음지에 머물러 있던 이 시장을 밝고 개방된 오프라인 매장으로 변화하는 모습은 강현길 코스모스 대표가 10년 전부터 그렸던 청사진이다.

강 대표는 "과거 업계의 노력으로 성인용품은 합법적인 사업으로 변모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편견과 정서적 문제로 이 분야의 창업을 꺼리는 모양새다"며 "중국, 미국 등 성인용품 해외시장은 성장규모가 커지고, ICT기술과 융합한 혁신적인 성인토이가 출시되면서 시장변화를 주도한다. 국내도 수요층이 두텁지만 이런 신기술 제품의 국내 진입장벽은 높다. 이는 뒤쳐진다는 얘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업 성공은 변화하는 시장가능성의 예측이 중요하다"면서 "창업소재가 정서상 불편하다는 이유로 색안경이 낄 필요는 없다. 소상공인 한 명의 창업성공에서 시작되는 경제적 효과와 가치에 의미를 가지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창업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현수,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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