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찬 교수의 중국어와 중국 문화>'객기 부리지 마세요'는 편하게 하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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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은 한자문화권으로 같은 한자를 쓴다.
애인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결혼 전 연애하는 대상을 말하는데, 중국에서는 결혼한 배우자를 의미한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의 단어 쓰임이 다른데, 아마도 전래 시기가 다르거나 일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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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은 한자문화권으로 같은 한자를 쓴다. 중국은 간체자를 쓰지만 기본 바탕은 같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적지 않은 차이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그중 재미있는 것이 ‘객기(客氣)’라는 단어다.
중국에서는 ‘부야오커치不要客[buyaokeqi]’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사양하지 마세요, 예의 차리지 마세요’라는 뜻이다. 손님에게 편하게 지내라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그런데 이 말을 한자 그대로 번역하면 ‘객기 부리지 마라’는 뜻이 된다. 그러면 의미는 확 달라진다. 같은 한자어가 나라에 따라 이렇게 뒤바뀌기도 힘든데 말이다.
여하튼 한국어에서 객기는 ‘공연히 부리는 호기’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능력도 안 되면서 자존심을 세우는 행위 같은 무모한 행동을 뜻하니 함부로 거론하면 안 되는 단어다. 반면 중국에서 ‘커치’는 ‘정중하다. 겸손하다. 사양하다’ 등 모두 예의를 차리는 좋은 의미다. 한자를 분석해도 ‘손님의 기운’이니 원래 의미는 중국의 해석에 가까웠을 듯하다.
같은 단어가 서로 다르게 쓰이는 또 하나의 예로 ‘애인(愛人)’을 들 수 있다. 애인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상에서 차이가 난다.
한국에서는 결혼 전 연애하는 대상을 말하는데, 중국에서는 결혼한 배우자를 의미한다. 미묘하지만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기혼자에게 ‘애인 있느냐’고 물으면 실례가 되고, 중국에서는 미혼자에게 ‘애인 있느냐’고 물으면 실례가 되는 셈이다. 어찌 보면 배우자는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배우자가 애인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이 둘을 구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다. 그런데 대만 등에서는 애인이 우리와 같은 범위로 쓰이기도 한다. 중국이 넓다 보니 같은 단어도 지역적으로 차이가 나는데, 일반적으로 남북의 차이가 크다. 또 중국에서 기차(汽車)는 자동차를, 화차(火車)는 기차를 나타낸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의 단어 쓰임이 다른데, 아마도 전래 시기가 다르거나 일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끔 외국어를 통해 한국을 볼 때가 있다. 특히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할 때 ‘우리’라는 단어를 조합해 ‘우리 엄마, 우리 집’ 같은 말을 많이 하는데, 이를 외국어로 번역하면 ‘우리’가 ‘나’로 바뀐다. 영어가 그렇고, 중국어도 그렇다. ‘우리 엄마’는 ‘my mother’나 ‘我’로 번역돼 ‘내 엄마’가 된다. ‘우리 집’도 ‘내 집’이 된다.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의식의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외국어를 공부하려면 언어를 넘어 관념을 이해해야 한다. 언어는 사유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어를 하다 보면 중국이 한국과는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때가 많다. 누가 더 옳고 그르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다름이 있을 뿐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만이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
한·중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대충 비슷하다고 예단한다면, 그것이 바로 객기를 부리는 꼴이 되니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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