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시보레 아베오, 스포티함이 매력 군데군데 문제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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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레 스파크(구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앞부분 디자인을 보면 한숨이 푹 나온다. 보닛 앞부분이 무 자르듯 싹뚝 잘려나간 듯한 느낌 때문이다. 시보레 스파크 수출모델은 길이가 3640 mm지만, 국내서 경차 인정을 받으려면 길이를 법규에 맞게 3595mm로 줄여야 했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는데, 보면 볼 수록 잘 만들어 놓은 디자인을 너무 간단히 망쳐버린 듯 했다.

아베오는 디자인에 있어 그런 아쉬움은 없다. 밸런스가 훨씬 잘 맞는 느낌이고, 앞뒤좌우 어디를 봐도 잘생긴 소형차다. 하지만 이 차는 시보레 스파크를 빼다 박았다. 상급모델을 닮은 소형차라면 모르겠는데, 먼저 나온 경차를 닮은 소형차라니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 엔진 스펙은 조금 부족, 달리면 '느낌 좋네'

엔진 배기량은 엑센트나 아반떼와 같은 1.6 리터급이긴 하지만 직분사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차는 아니어서 수치상 출력은 좀 뒤진다. 스펙으로 보면 연비도 약간 아쉽다. 시승차의 판매 가격은 1600만원이어서 동급 모델 중 비싼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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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속해보니 배기음이 잘 가다듬어져서 굉장히 우렁차다. 매우 잘 달리는 느낌이다. 주행하는 느낌은 우수하다. 탄탄하게 받쳐주는 서스펜션이나 노면을 적당히 전달해주는 핸들 등 세팅이 세련됐다.

핸들링은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핸들은 위아래 앞뒤로 다 조정이 가능해서 좋았다. 핸들 자체의 감촉이나 조작감도 좋다. 소위 핸들링이라고 하는 급한 코너링에도 꽤 민첩하게 잘 움직여졌다. 약간 부족한 듯한 엔진 성능을 핸들링으로 만회하려는 듯, 밸런스도 잘 맞고 핸들링의 날카로운 느낌이 참 매력적이다.

◆ 디자인과 실내 공간 매력적

디자인은 시보레 스파크와 닮았지만, 앞모습은 램프가 그대로 드러나보여서 강인해 보이기도 하고 동그라미 두개가 있어 BMW를 연상하게 되기도 한다. 해치백 스타일이라 짐도 많이 실을 수 있다. 외관은 소형차 디자인이 갖춰야 할 정답을 보여주는 것 같다.

테일램프는 '이게 최선이었을까' 싶은 느낌이 드는 디자인이다. 동그라미가 약간 찌그러진 듯한 느낌이어서  졸린 눈을 보는 느낌이다. 눈에 잘 띄진 않지만 독특하게도 가장자리가 크롬 광택이 나는 플라스틱으로 처리 돼 있어서 부품가격은 꽤 나올것 같다.

실내에 들어서면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특히 밤에 조명이 켜지면 더 예쁘다. 조수석 앞에 위치한 콘솔박스는 아래로 열리는데, 의외로 사물을 많이 넣을 수가 없다. 특히 열었을때 승객 무릎에 닿아 다 열리지 않는 점은 의외다. 에어백 위쪽에는 작은 수납공간을 만들어뒀다. 수납공간 내부의 USB 단자를 통해 아이폰을 연결하면 내장 오디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오고, 핸들 리모컨 등 버튼을 눌러서 아이폰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점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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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공간은 굉장히 많다. 심지어 도어포켓에는 1.5리터 페트병이 2개 들어간다고 한국지엠측은 자랑한다. 하지만 대시보드 위의 수납공간은 급코너나 급제동만 해도 튀어 나갈 것이 분명해 보였다. 아베오의 스포티한 느낌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더구나 여기 뭘 올려놓든 사고시 바로 얼굴로 날아올 것 같다는 점에서 우려도 됐다. 다만 장차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데는 이 공간이 도움이 될 듯 했다.

에어컨 토출구는 동그랗게 생겨서, 돌리면 구멍이 막히는 방식이다. 버스에서 보던 방식이어서 한편으로는 '이게 뭔가' 싶지만, 다른편으로는 직관적이고 고장이 없는 실용적인 느낌이기도 하다. 버튼들은 예쁘게 생겼는데, 버튼의 감촉이나 조작감은 통일되지 않고 조금씩 다른 느낌이 들었다.

◆ '에러' 발생…'비탈길 주르륵' 과연 시승차 만의 문제일까

의외의 돌발 상황도 있었다. 아마 시승차에 이상이 있는건지, 기름이 떨어졌는데도 연료 경고등이 들어오지 않았다. 계기반에 내장된 트립컴퓨터로 봤을 때 현재 연료로 주행이 가능한 거리가 10km도 남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는데도 연료 경고등에 불이 켜지지 않았다.

주행하다보니 계기반 오른쪽 아래의 ABS램프가 켜졌다. 브레이크에 이상이 생겼다는 경고등이다. 시동을 껐다켜니 ABS불이 꺼지긴 했지만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보레 아베오는 연비개선과 진동감소를 위해서 차를 세우고 3초 가량 있으면 변속기가 중립 상태(N모드)로 바뀌는 기능이 있다. 차를 출발 시킬때는 저절로 D모드로 바뀌는데, 이 때 약간의 지체가 느껴졌다. 백화점 주차장의 출구 비탈에서  차를 출발하려고 하니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마자 차가 뒤로 약 50cm 가량 쭉 밀렸다. 뒤에 누군가 있었다면 사고가 날 가능성도 있는 '아찔한 에러'다. 비탈이 많고 차가 빽빽하게 다니는 한국 시장에 과연 이 기능이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지엠측은 "시승차만의 문제였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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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실렉트 노브에는 기어의 단수를 변경하는 메뉴얼 버튼이 자리잡고 있지만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메뉴얼 모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우선 기어 노브를 M모드로 옮겨야만 동작한다는 점도 아쉽고, 작은 버튼으로 기어 단수를 변경하게 한다는 발상도 이해가 어렵다.

특히 전자식 버튼인데도 핸들에 붙이지 않고 굳이 기어노브에 붙였다는 것도 이상한 점이다. 현대기아 등 국산차 메이커들이나 BMW 등은 기어노브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기어를 변속하게 하고, 메르세데스-벤츠는 기어노브를 좌우로 움직여 변속한다. 쌍용차만 유독 예로부터 기어노브에 버튼을 만들어 붙여왔는데 쌍용차는 핸들쪽에도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계기반의 왼편은 RPM을 바늘로 나타내고 오른쪽은 속도를 숫자로 나타내는데 속도계는 약 0.5초에 한번씩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반영이 한템포씩 늦다. 숫자가 너무 빨리 바뀌면 알아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속도를 잘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방식은 '스포티'와 거리가 멀다.

◆ 이 차에 만족할 수 있을까

남에게 내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소비자들이 과연 이 차를 과감히 구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시보레 스파크와 큰 차이 없는 성능과 디자인이면서 가격이 수백만원 더 비싸다면 선뜻 선택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1600만원이라는 차량 가격은 차에 비해 너무 큰 부담이다.

하지만 시보레 아베오를 타보니 '나쁜차'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특히 핸들링은 참 우수했다. 경쟁사와는 달리 뒷좌석 머리공간도 넉넉했고, 소형차면서도 트렁크 공간이 꽤 나오는 점도 장점이다.

엔진소리는 참 잘 튜닝돼 있어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실제 달리는 속도에 비해 가속감이 좋다. 시속 80km로 달리면 마치 120km로 달리는 느낌이 든다. 전반적으로 스펙이 우수한 것은 아니지만, 스포티한 느낌이 매력적인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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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용 기자 whynot@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 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