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먹고 갈래?" 자동차 회사들의 음식 마케팅!

많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인 ‘먹방’의 열풍이 끝나가는 기세다. 다행이다. 먹방이 유행한 이유는 우리의 관심이 ‘생존’에 쏠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삶이 팍팍해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니 대리만족을 통해 위안을 얻을 수 밖에. 이제는 진지하게 미식을 고려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기자는 음식을 좋아한다. 많이 먹기보다 맛있게 먹는 쪽이다. 물론 맛있는 밥을 너무 먹어 살이 좀 찌긴 했지만. 음식에 맛을 더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그 중 이야기다. 다른 김밥과 재료는 비슷할지 몰라도 소풍날 어머니가 싸준 김밥이 제일 맛있었다. 방콕 여행 전에는 그저 그랬던 ‘팟 카파오 무쌉(태국식 돼지고기 덮밥)’은 여행 후 종종 찾는 메뉴가 됐다. 

음식에 이야기가 더해지면 공감을 만들고 좋은 추억을 남긴다. 이를 브랜드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자동차 회사도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마세라티다. 맛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전하는 동시에,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자연스레 전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 도쿄의 렉서스 체험 공간인 ‘인터섹트(Intersect)’는 ‘스가 요스케’ 셰프가 운영하는 ‘SUGALABO’와 함께 정기적으로 일본 각 지방의 식재료를 이용한 특별 메뉴를 선보인다. 스가 요스케 셰프는 매달 일본 곳곳을 방문해 현지의 재료를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요리를 개발한다. 

렉서스는 자동차로 각 지방을 여행하며 지역의 진짜 매력을 발굴하는 활동이기에 브랜드 활동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요리는 ‘계절 재료의 매력을 한 그릇의 접시에 담아내기’를 목표로 한다. 돗토리현의 게와 브로콜리를 넣은 그라탕이 1,800엔(약 1만8,800원)이고, 나라현의 유기농 딸기를 이용한 디저트가 1,500엔(약 1만5,700원)이다.

이 뿐만 아니라 렉서스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 데이에 맞춰 특별 메뉴를 내놓는다. 초콜렛 이벤트를 하는 날이면 멋진 초코 디저트와 음료수를 만들어 한정 판매 하는 등 다양한 메뉴를 내놓고 있다. 분위기 있는 인터섹트의 디자인과 맞물려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일본에서 라면을 팔았다. 비싼 차라 매장 가기도 조심스러운 벤츠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이색 마케팅이다. 라면은 일본의 서민음식이다. 벤츠는 이에 착안해 12월 동안만 매장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제 라면’을 팔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도 부담 없이 매장에 들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벤츠 라면은 해물맛과 고기맛의 두 가지 종류다. 해물맛은 프랑스식 육수를 기반으로 가리비 등 여러 재료로 맛을 냈다. 주먹밥도 곁들였다. 고기맛은 오리를 사용했고 푸아그라 버터와 바게트 등을 같이 준다. 가격은 1,200엔(약 1만2,500원)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쇼룸을 구경하고 벤츠와 친해질 기회를 만들었다고 본다. 왠지 이 말이 생각난다. “라면먹고 갈래?”

마세라티는 르반떼 글로벌 시승 행사에서 미쉐린 가이드 3스타 셰프를 초빙했다. 르반떼의 특색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직관적으로 알려줄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본지 김기범 편집장은 지난 5월, 이태리 북부 알프스 산자락과 이웃한 브레시아에서 르반떼를 몰고 시장통을 누볐다. 마세라티가 시승 코스에 맞춰 사온 식재료로 저녁을 만들겠다는 ‘미션’을 안겨서다.

마세라티는 직접 사온 오이와 오렌지, 피망, 렌틸콩 등의 재료를 이용해 미슐랑 3스타 셰프인 마시모 부투라에게 저녁 식사를 맡겼고, 그는 르반떼를 주제 삼은 코스 요리를 만들어 내왔다. 해당 기사의 일부를 아래 옮긴다. 

『마시모 보투라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소개했다. “저처럼 모데나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요, 어려서부터 엔진음만 듣고 무슨 차종인지 맞추죠. 마세라티의 사운드는 한 번 경험하면 잊을 수 없었어요. 어머니의 특제 라자니아에서 제일 맛있는 겉껍질처럼요.” 이 말을 마치고 그는 라자니아의 껍질만 오롯이 접시에 담아 냈다. 아삭한 식감이, 왠지 르반떼 모는 느낌과 비슷했다.』 -기사 본문 

이제는 우리 자동차 문화에도 음식을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현대차는 카페와 쇼룸을 결합한 여러 공간을 선보인 부분이 좋지만, 이번에 프랑스 랠리에서 이겼으니 이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음식을 통해 기획하면 어떨까 싶다. WRC의 행보를 알리는 방법으로, 경기가 열리는 각 국가의 음식들을 선보이는 일이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열어도 되겠지만, 대중 브랜드니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특별 메뉴로 선보이면 어떨까. 메인 메뉴보다는 각 국가의 디저트가 낫겠다. 프랑스를 디저트인 크레페 위에 설탕으로 만든 i20 WRC 미니카 하나 올려주면 정말 귀엽겠다. 그런데 프랑스 브랜드인 푸조·시트로엥이 떠오른다. 바게트에 푸조나 시트로엥 마크 찍고 쇼룸에서 제공하면 어떨까?

앞서 언급한 렉서스도 잘하고 있다. 토요타 코리아가 한국에 세운 커넥트 투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장점이자 단점이 있는데 자동차가 ‘덜 드러난다’. 음료수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은데 전시된 차 빼고는 렉서스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만 더 렉서스를 강조하길 권한다. 도쿄의 인터섹트가 라이프 스타일로 렉서스를 강조하듯 말이다. 

멋진 카페에는 시그니처 드링크가 있다. 카페를 대표하는 음료수다. 그래서 렉서스의 이미지를 담은 음료수를 만들어서 ‘렉서스’라는 이름 붙여 시그내처 드링크로 팔고 ‘하이브리드 제로’라는 이름의 칼로리 잔뜩 줄여도 맛있는 디저트 만들어서 세트로 팔면 좋겠다. 맛있는 디저트를 원하면서도 칼로리 때문에 참는 여자들이 대부분이다. 사랑받을 기회다. 

요즘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솔직히 뭘 해도 ‘통할’ 브랜드다. 이벤트로 독일 맥주와 벤츠 삼각별 찍은 소시지만 제공해도 사람이 엄청 몰릴테다. 특히 ‘MERCEDES-ME(메르세데스-미)’ 등의 라이프 스타일 이벤트를 성대하게 열어본 경험이 있으니 문화 마케팅 부분에 있어서도 강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나머지 브랜드들도 생각해보자. 인피니티나 혼다 등 일본 브랜드는 일식당과의 연계가 떠오른다. 미국 브랜드라면 햄버거와 스테이크가 떠오르니 캐주얼 레스토랑이 어떨까. 이탈리아 브랜드라면 한국에 널린게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참고로 북유럽 음식은 잘 모르지만, 스웨덴 브랜드 볼보는 한국에서 스웨디시 카페를 이벤트 형식으로 잠깐 운영한 경력이 있다. 

BMW‧미니는 드라이빙 센터를 이용해도 되겠다. 신나는 운전을 즐기고 BMW의 고향인 독일의 맛을 즐기며 브랜드에 대한 사랑을 키우도록 하면 어떨까? 가격을 좀 낮추고 독일, 바이에른의 전통 음식을 선보이면 좋겠다. 미니는 영국 출신이라지만 영국 음식은 맛없다. 대신 미니는 파격이 사랑스러운 브랜드다. 핫도그에다 케첩으로 ‘MINI♡’라고만 써도 귀여워 해줄 수 있다.

상상이 길었다. 하지만 ‘밥’은 의식주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자동차 문화에는 다양한 면이 필요하다. 자동차란 제품은 인간, 사회, 예술, 문화를 모두 담아내는 공산품이다. 그러니 이 모든 면에서 자동차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생기길 바란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roadte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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