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스토리] '유쾌한 일탈' 코스프레의 세계

‘대통령 코스프레’ 말고도 ‘피해자 코스프레’, ‘서민 코스프레’ 등등 코스프레를 활용한 조어는 많다. 가해자가 피해자인 척, 재벌·정치인이 서민인 척하는 걸 비꼬고 있다는 점에서 보듯 그닥 좋은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
영어 표현처럼 들리지만 코스프레는 사실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의 일본식 조어다. 국립국어원은 ‘만화, 영화, 게임 등에 나오는 주인공과 똑같이 분장하여 따라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코스프레란 단어의 일상화는 코스프레 문화의 확산에 힘입은 바 크다. 왜색, 선정성 등의 논란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소소한 취미로 즐기는 대학생, 직장인들이 부쩍 늘고 있고, 직업으로 선택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로 분장하는 경우가 많은 탓에 일본에서 비롯된 문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코스프레의 기원은 중세의 영국이다. 영웅에 대한 추도식 때 영웅이 활약하던 시절을 대표하는 옷이나 분장을 한 것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화가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당시 유행하던 DC코믹스나 마블 코믹스 등 인기 캐릭터의 의상을 만들어 입는 이벤트로 재활용됐다. 이것이 다시 일본으로 넘어가 만화, 게임, 영화, 연예인 등 다양한 장르의 캐릭터로 분장하는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일본이 세계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끌게 되면서 각국의 코스프레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주를 이루게 되는 등 코스튬 플레이는 코스프레란 일본식 이름으로 전 세계에 ‘역수출’된다.



휘황찬란한 옷에다 색색의 가발을 쓴 젊은이들. 코스프레를 상징하는 이미지이고 편견어린 시선은 여전하다. 하지만 최근 코스프레를 취미로 즐기는 학생이나 직장인 등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철모르는 아이들이 하는 것’이란 인식과 달리 코스프레 행사장에는 20∼30대는 물론 40대 참가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코스어들은 무엇보다 “바쁜 일상과 완벽히 동떨어질 수 있단 점이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선정성·왜색 문제는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자성
편견이 아닌 냉정한 시각으로 코스프레를 평가했을 때 종종 문제가 되는 게 선정성과 왜색이다. 코스프레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코스프레가 성산업에서 활용되기도 한다. 유흥업소 여성에게 여러가지 의상을 입히는 것이다. 승무원이나 간호사 등 복장을 한 여성 종업원을 내세운 유흥업소인 ‘이메쿠라’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코스프레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최근엔 AV(성인 비디오)업계나 야쿠자 등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코스프레 시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프레를 콘셉트로 한 AV회사가 등장하거나 AV배우가 ‘코믹마켓’이나 ‘코스홀릭’ 같은 대형 코스프레 이벤트에 참가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글=이창수 기자, 사진=하상윤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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