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즐기는 자동차 테마파크들

역사가 오래된 자동차 기업들에게는 실로 강력한 무기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오랜 역사 속에서 대대로 물려져 내려오는 선조들의 유산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전통이다. 이와 같은 요소들은 해당 자동차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자동차 기업들은 선대로부터 차곡차곡 물려 받고, 또 쌓아 올린 그들의 금자탑을 기념하고 이를 문화적인 방면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동차 박물관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신들의 족적을 보존하고 또 후대에도 그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1936년부터 박물관을 운영해 왔으며, 2006년 그들의 본거지인 슈투트가르트에 건립한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은 120년이 넘는 그들의 역사를 간직한 채, 오늘도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박물관의 형태에서 벗어나, 테마파크의 형태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자사의 역사를 담아내는 것과 함께, 이를 통한 각종 즐길 거리들을 제공하여 자동차를 보다 친숙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형태의 자동차 테마파크는 자동차를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서 시도되고 있다. 자동차를 보고 듣고 만지며 즐길 수 있는 세계의 자동차 중심 테마파크를 소개한다.


대한민국 -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현대자동차가 건립한 경기도 고양시 소재의 스튜디오로, 가장 최근에 개관한 자동차 중심의 테마파크중 하나다. 강남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과 같이, 전반적으로 전시관 내지는 박물관으로서의 성격이 짙으나, 서울과는 다른 대규모의 공간에서 오는 이점을 활용하여 다양한 단순히 자사의 이력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각도의 접근법을 통한 독자적 컨텐츠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은 크게 상설전시와 테마전시, 그리고 옥외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진다. 상설전시관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의 역사보다는 자동차와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전시내용이 특징이다. 테마전시는 자동차와 미술을 결합한 형태의 전시물과 함께, 현대자동차의 현행 판매 차량과 모터스포츠에서 활동 등, 다양한 형태의 전시물을 마련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시승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옥외 프로그램은 자동차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현대자동차의 주력 신차는 물론,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으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EQ900 리무진 모델의 뒷좌석을 체험할 수 있는 리무진 체험 등도 준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전시관의 테라스 등을 활용하여 각종 문화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일본 - 메가웹

메가웹(MEGAWEB)은 일본 최초이자 최대의 자동차 테마파크로,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토요타가 건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보고, 타고, 느끼는 자동차 테마파크(見て、乗って、感じるクルマのテーマパーク)'를 표방하는 메가웹은 토요타 시티 쇼케이스(トヨタ シティショウケース, Toyota City Showcase), 라이드 스튜디오(ライド スタジオ, Ride Studio), 그리고 히스토리 개러지(ヒストリーガレージ, History Garage)의 3가지의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토요타 시티 쇼케이스는 기업 토요타의 거대한 전시 공간으로, 토요타의 최신 모델을 가장 빨리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재 토요타가 일본 내수 시장에서 시판 중인 양산차의 대부분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독특한 구성을 지닌 일본 내수용 자동차를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며, 일부 차종은 관내에 마련된 총 1.3km의 주행 코스에서 방문객이 원하는 토요타 차종을 직원의 동행과 함께 직접 시승해 볼 수도 있다. 또한, 토요타의 각종 신기술은 물론, 튜닝, 모터스포츠 활동 등에 걸친 토요타의 활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라이드 스튜디오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어린이에게도 운전의 즐거움과 교통 법규를 직접 배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어린이를 위한 옥내 코스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를 경험하게 해 줄 수 있다. 단, 보호자 1명의 운전 보조가 필요하며, 일본어가 가능한 경우에만 이용 가능하다. 히스토리 개러지는 자동차의 역사와 모터스포츠의 역사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은 1950년대에서 70년대에 이르는 자동차의 황금기에 태어난 명차들 20~25대를 전시하며, 포뮬러 1, 르망24시 내구레이스, 세계 랠리 선수권대회(World Rally Championship, WRC) 등, 모터스포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아부다비 – 페라리 월드

아랍 에미리트 연방(UAE)의 토후국이자, 수도인 아부다비의 야스 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실내 테마파크가 자리하고 있다. 그 이름하여 ‘페라리 월드’. 면적만 약 2500ha에 달하는 광활한 규모를 자랑하며, 지붕은 클래식 페라리 GT카의 아름다운 곡선을 살려 디자인되어 있고, 이를 페라리를 상징하는 빨간색, 로쏘 코르사(Rosso Corsa)로 마무리했다.



아부다비에 위치한 거대 규모의 페라리 실내 테마파크는 단순히 페라리 전시장이 아닌, 그야말로 자동차는 ‘거드는’ 수준의 각종 즐길 거리로 가득 차 있다. 페라리 월드의 가장 대표적인 즐길 거리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 ‘포뮬러 로싸(Fomula Rossa)’가 있다. 물경 240km/h의 최고속도를 자랑하는 이 롤러코스터는 정지 상태에서 최고속도까지 가속하는 데 불과 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롤러코스터는 포뮬러 1 드라이버가 느끼는 것들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맹렬한 속도에서 눈을 보호할 수 있도록 특수 고글을 착용해야 한다. 길이는 2.8km에 달하며, 최대로 가해지는 중력 가속도는 1.7G에 이른다.


페라리월드에는 상기한 포뮬러 로싸 이외에도 다양한 놀이기구가 마련되어 있다. 이 놀이기구들은 모두 페라리를 테마로 만들어져 있다. 이 외에 가족을 위한 4D 영화관은 물론, 어린이용 드라이빙 체험과 카트 체험장, 그리고 페라리의 해리티지를 총망라하는 다양한 형태의 전시공간이 관람객을 맞는다.


독일.1 - 아우토슈타트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 주차 타워로 유명한 독일 폭스바겐의 유명한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Autostadt). 독일어로 자동차 도시를 말하는 아우토슈타트는 그야말로 자동차의, 자동차에 의한, 자동차를 위한 자동차 테마파크로, 유럽권 자동차 테마파크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볼프스쿠르크에 위치해 있으며, 폭스바겐 차량의 출고센터를 겸하고 있다.



아우토슈타트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동차의 모든 즐거움을 도시의 형태로 압축시켜 놓은 형태를 띄고 있다. 현대적인 미학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으로 건축된 아우토슈타트에는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로부터 시작된 폭스바겐의 장대한 여정을 담아낸 것은 물론, 폭스바겐이 거느리고 있는 수많은 제조사들의 차를 모두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투아렉 오프로드 시승장은 물론, 소형차 UP!을 이용한 이코노미 드라이빙 코스 등도 마련되어 있으며, 자동차를 이용한 다양한 볼 거리와 즐길 거리들을 마련하여,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아우토슈타트의 가장 유명한 볼 거리는 뭐니뭐니해도 아우토슈타트를 상징하는 쌍둥이 주차타워, 아우토튀름(AUTOTÜRME)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거대한 쌍둥이 주차타워는 700미터 정도의 지하 터널을 통해 폭스바겐 공장과 연결되며, 타워 내부에는 공장을 갓 나온 완성된 자동차들이 들어 온다. 완성된 차가 들어오면, 주차타워에서는 초속 1.5미터의 촉도로 차를 하나하나 이동시켜 자리에 넣는다. 특히, 아우도튀름 내부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람객이 몰려드는 필수 관람 코스다.


독일.2 – BMW 벨트

BMW 벨트(Welt)는 폭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와 같은 출고센터임과 동시에 다양한 방면으로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 자동차 테마파크로 조성된 곳이다. BMW 벨트의 ‘벨트(Welt)’는 독일어로 세계(World)를 뜻한다.



BMW 벨트는 ‘BMW 세상’이라는 이름의 의미가 말해주듯, 그야말로 BMW 브랜드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본관 내부에는 BMW 차량 출고센터와 산업 및 문화 회견장, 콘서트 홀, 레스토랑, 쇼핑몰, 그리고 800평방미터의 규모를 자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자리하여, 내방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경험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BMW 벨트는 만 5세~13세의 어린이들을 위한 주니어 캠퍼스를 따로 운영한다. 주니어 캠퍼스는 대상자의 연령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자동차에 대한 이해와 BMW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기술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BMW의 테마파크인만큼, 장내에는 BMW의 각종 신차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차종은 전시 테마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