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중반대의 수입세단, 뉴 어코드 2.4
혼다의 중형 세단 어코드가 부분변경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부분변경 이상의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고 디자인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2016 뉴 어코드’. 과연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선수를 내보내는 중형 세단 시장은 볼륨이 상당합니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일단 성공을 거두면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죠. 혼다는 어코드를 앞세워 오랫동안 이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특히, 7세대는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죠. 그렇다면 이번 9세대 기반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어떤 성적을 낼까요? 3.5L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는 2.4L 모델을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뭘까요?
9세대 페이스리프트 성격의 2016년형 뉴 어코드는 안팎으로 많은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외부 디자인은 혼다가 최근 밀고 있는 ‘익사이팅 H 디자인’을 반영했네요. 크롬으로 장식한 커다란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가로 혹은 세로 형태의 바(bar)나 메시 타입이 주를 이루는데 어코드는 이런 흐름을 과감히 뒤엎었습니다. 그 옆에 붙인 풀 LED 헤드램프는 9개의 촘촘한 LED로 만들어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야간 운전 시 탁월한 시야 확보 능력을 보여줍니다.
아쉽게도 실내의 변화는 많지 않습니다. 하단 디스플레이 주변의 다이얼을 정리했고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애플 아이폰 5S 모델을 사용하고 있어 충전을 위해 USB 케이블을 연결했습니다. 마음을 읽었다는 듯이 디스플레이에 애플 카플레이(CarPlay)가 실행됩니다. 무선 충전을 쓰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주네요. 내비게이션은 국내에서도 점유율이 높은 아틀란맵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엔진은 만족, 타이어는 아쉬워
엔진은 직렬 4기통 2.4L 직분사(i-VETC DI )로 최고출력 188마력(6,400rpm), 최대토크 25.0kg•m(3,900rpm)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동급 배기량의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네요. 엔진이 만든 동력은 CVT(무단자동변속기)를 거쳐 앞바퀴에 전달됩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8.2초가 걸렸습니다.
발끝에 큰 힘을 주지 않아도 시원한 가속 성능을 보여줬으나, 고속과 코너링에서는 타이어의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확인해보니 연비 특화된 굿이어 어슈어런스 퓨얼 맥스(215/55R/17) 타이어가 달려 있었습니다. 연비에선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180마력이 넘는 동력을 도로면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 접지력이 부족합니다. 시내와 고속의 비율이 약 4:6 정도로 50km를 시승하는 동안 10.8km/L의 연비를 나타내 공인연비(12.6km/L)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라이벌은 뭐죠?
뉴 어코드 2.4 EX-L의 국내판매 가격은 3,490만원입니다. 지난해까지 판매되던 EX 트림은 더는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으며, 같은 EX-L 트림은 가격이 20만원 올랐습니다. 물론, 4,190만원에 팔리는 3.5L V6 모델에 비하하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편입니다.
2천만원대 후반에서 4천만원대 초반대로 구매할 수 있는 세단은 많습니다. 구입 가능한 모델들을 살펴볼까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제외하면 최고등급까지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랜저도 HG300 최상위(익스클루시브) 등급을 제외하고는 가능합니다. 가장 근접한 경쟁상 상대로 꼽히는 토요타의 캠리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LE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닛산의 알티마는 2.5 모델 상위 트림이 가능합니다.
유행보다는 실속파에게 추천
어코드는 1976년 출시 이후로 40년이 넘게 베스트 셀링카로 자리 잡을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혼다의 대표 모델입니다. 오랜 역사로 쌓아온 내공은 내구성과 안정성으로 검증 받고 있습니다. 9.5세대 어코드 2.4는 디자인을 다듬고 효율을 살렸습니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가족을 생각하는 실속파 40대 초·중반의 가장들에게 어울립니다. ‘가족’ 이라는 단어가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최근 국내 중형차 시장의 흐름을 보면 판매량이 상당하리라 예상합니다. 대신, 디자인과 퍼포먼스 모두가 화려한 모델은 아니므로 유행에 민감한 30대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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