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일본 흔든 천재 장기 소년.. '불멸의 기록' 경신 눈앞

일본의 장기계가 천재 소년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학생인 후지이 소타(藤井聰太·사진)다. 일본 장기의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는 그는 ‘데뷔 최다 연승’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지이 4단은 오는 26일 도쿄에서 같은 10대인 마스다 야스히로(增田康弘·19) 4단을 상대로 데뷔 최다 연승 신기록인 29연승에 도전한다. 그는 “(신기록이 걸린 다음 대국은) 상대가 강하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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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이 소타 4단(오른쪽)이 지난 4월17일 NHK배 장기 토너먼트에서 지다 쇼타 6단과 대국을 펼치고 있다. 후지이는 이날 데뷔 이래 13번째 승리를 챙겼다. 일본장기연맹 페이스북 |
후지이의 연승 행진에 일본 장기계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그가 화제를 몰고 다니면서 전국 각지의 장기교실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장기연맹이 파악하는 수도권 ‘어린이 장기교실’ 회원은 지난해 5월 366명이었으나 올해 5월에는 502명으로 늘었다. 도쿄 네리마구에 있는 장기교실 운영자는 “이달 들어서만 초등학생 4명이 새로 들어왔고, 문의는 지난해의 2배 정도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장기교실에 다니는 초등학교 4학년생 고바야시 가이치(10)는 “후지이 4단은 대국 종반에 힘이 대단하다”며 “나도 장래에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장기연맹은 후지이의 인기가 높아지자 그의 휘호가 들어간 부채와 사진 등을 넣은 클리어 파일을 공식 기념품으로 제작했다. 첫 번째 기념품인 부채는 발매 당일 매진됐다. 지난 12일 2번째 기념품으로 발매한 클리어 파일도 판매 시작 2시간 만에 매진됐다. 연맹은 기념품을 추가 제작할 계획이다.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간사이대 명예교수(이론경제학)는 “14세의 젊은이가 이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겸허하고 인간성이 좋다”며 “신선함과 산뜻함 등 인기를 얻을 요소를 겸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후지이는 프로 무대에 등장할 때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그가 4단으로 승격해 프로에 입문한 시점은 지난해 10월로 사상 최연소(14세 2개월) 기록이었다. 특히 그해 12월 데뷔전에서는 최근 은퇴를 선언한 현역 최고령 기사 가토 히후미(加藤一二三·76) 9단을 110수 만에 이겼다. 가토는 후지이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연소 프로 입문(14세 7개월) 기록 보유자였다. 또 두 사람의 나이 차는 62세로, 이날 대국은 가장 나이 차가 많은 공식 경기로 기록됐다.
일본 아이치현 세토시에서 태어난 후지이는 5살 때 할머니가 사 준 초급자용 장기 세트로 처음 장기를 접했다. 금세 빠져들어 어머니를 졸라 동네 ‘후미모토 어린이 장기교실’에 다니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지면 엉엉 울며 자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지는 것을 싫어했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스기모토 마사타카(杉本昌隆·48) 7단의 제자로 들어갔다. 이후 프로 입문 최종 관문인 3단 리그를 첫 도전에서 돌파해 최연소 프로기사가 됐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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