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얼마나 넓어졌니? 쌍용 티볼리 에어 처음 타본 느낌

쌍용차가 티볼리 에어를 선보였다. 쌍용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티볼리의 차체를 늘린 롱버전이다. 서울 여의도와 인천 영종도를 왕복하면서 짧게 경험한 티볼리 에어의 느낌을 요점만 적는다.

 

<겉모습>

바벨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범퍼를 적용해 티볼리보다 다부진 모습이다. 테크노 그레이, 플라밍 레드, 재즈 브라운, 댄디 블루, 스페이스 블랙 등의 컬러로 꾸밀 수 있다. 아쉽게도 시승한 기자 10명 중 6명은 이 형태보다 티볼리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두터운 C필러에 머물던 티볼리와 달리 티볼리 에어는 블랙으로 처리한 D필러까지 더했다. 그리고 그 안쪽의 쿼터 글라스도 블랙 느낌을 강조했다. 코란도투리스모 비슷한 형태다. 2열의 윈도보다 약간 위로 올려 단조로움을 피한 것이 신의 한 수다. 휠베이스는 그대로이고 길이는 245mm 늘었다.

가장 큰 변화는 뒤. 고리 모양의 면발광램프가 포인트였던 티볼리의 느낌을 'C'자형 램프로 지웠다. 램프 위에서 가운데로 에지 라인을 더하고 그 중심에 날개 모양의 티볼리 에어 로고를 붙인 점도 티볼리와 차이점이다.

 

<실내>

운적석엔 큰 변화가 없다. 티볼리와 마찬가지로 6가지 컬러로 변신할 수 있는 계기판이 있고 2단 글러브 박스도 여전하다. 물결 모양의 지오닉 패턴을 추가한 인조가죽 시트가 추가되었을 뿐이다.

스티어링 휠엔 오디오, 크루즈 컨트롤, 온열 스위치만 있고, 스티어링의 감각을 바꿀 수 있는 모드 스위치는 센터페시아에 있다. 또, 드라이빙 감각 모드(에코, 파워, 윈터) 스위치는 왼쪽 소풍구 아래에 있어 직관적인 스위치 배열이 아쉽다. 드라이빙 모드 스위치는 변속기 근처에, 스티어링 시스템 관련 스위치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2열 시트의 감각은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 평균 키의 남자라면 무릎 앞에 주먹 2개는 들어갈 공간이다. 시트의 등받이 각도를 27.5도와 32.5도 두 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 참고로 트랙스와 QM3의 등받이 기울기는 21도와 24도 고정이다.

245mm 늘어난 길이 덕분에 트렁크 용량이 기본 720L로 티볼리보다 297L 늘었다. 60% 폴딩 시 1,156L, 2열을 모두 접으면 1,440L까지 쓸 수 있다. 너비는 티볼리와 같고 깊이가 210mm 정도 늘었다. 145mm 높이 조절이 가능한 듀얼 러기지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러기지 멀티 후크를 달아 긴 물건을 수납할 수 있고 러기지 사이드 포켓엔 슬리퍼나 손전등을 견고하게 묶을 수 있다. 야외활동이 많은 오너를 위해 220V 전원 소켓도 마련하는 등 작은 부분까지 알뜰히 챙겼다.

 

<주행느낌>

파워트레인은 티볼리와 같다. 1.6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1,500~2,500rpm)를 낸다. 티볼리보다 50kg 무겁지만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다. 르노삼성 QM3(90마력, 22.4kgm)보단 세고 쉐보레 트랙스(135마력, 32.8kgm)보단 약하다. 이런 숫자가 고스란히 주행감각으로 이어졌다. 급한 마음에 가속페달을 '꾹~꾹' 밟기보단 지그시 누르며 부드럽게 달래야 한다.

늘어난 몸무게 덕분인지 승차감은 티볼리보다 약간 좋다. 반면 핸들링과 스티어링 반응은 양보한 조금 느낌인데 특별히 예민한 운전자가 아니라면 둘 사이의 차이를 집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그 차이가 미미하다. 최고시속 역시 172km 정도로 티볼리와 비슷하다. 직진 안정성도 만족스럽다. 고속에서 운전자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아쉬운 점은 티볼리 고객들의 불만인 풍절음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는 것. 시속 80km 이상부터 A필러 부근에서 바람 소리가 크게 들린다. 13.8km/L인 공인연비도 딱히 내세울 만한 요인은 못된다.

 

<가치>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경쟁 모델로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 1.7 디젤을 꼽았다. 4,475~4,480mm인 이들의 길이와 티볼리 에어(4,440mm)가 큰 차이가 없다는 점과 200만~500만원 저렴한 값을 내세우고 있다.

 

1~2열의 공간은 스포티지와 투싼이 좀 더 넉넉하지만 트렁크 용량은 720L로 오히려 투싼(513L)과 스포티지(503L)보다 더 크다. 사람을 위한 공간이냐 짐 공간이냐의 선택인데 운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선택이 갈릴 요소다. 동력성능에선 최고출력 141마력에 최대토크 34.7kg.m를 내는 스포티지와 투싼이 우위에 있다. 수치도 그렇고 실제로 주행감도 그렇다.

 

공간의 쓰임새가 1:1이라고 치면  200만~500만원의 값 차이가 주행성능의 몫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달리기 성능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실속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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