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로드 모터사이클 챔피언 조항대 선수, 오프로드 경기에 도전하다

지난 7월 2일부터 3일까지 2016 한경희정수기배 모터사이클 오프로드 챔피언십이 개최됐다. 주은레이싱이 주최 및 주관하고 인제군과 한경희정수기렌탈케어가 후원한 경기다. 각 클래스 별로 나뉜 국내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발휘해 화끈한 경기가 진행됐다.

모터사이클은 각 주행 특성에 따라 다양한 카테고리를 구성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흔히 접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은 대부분 고른 노면을 효과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제작된 온로드 모터사이클이다. 반면 비포장 노면이나 돌과 나무 등으로 가로막혀 평평하게 개척되지 않은 곳을 주파하기 위해 제작된 장르로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이 있다. 이번 대회는 험로를 빠르게 주파해 정해진 시간 안에 가장 많은 랩을 달린 사람이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국내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선수들의 쟁쟁한 실력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또한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이번 경기에 국내 모터사이클 로드 레이스 챔피언인 조항대 선수가 참가해 특별함을 더했다.

조항대 선수는 2000년 코리아 로드레이스 2전 RS-125cc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년간 국내 모터사이클 레이스의 역사와 함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수상 경력은 물론 일반인에게 생소한 모터사이클 경기 발전과 새로운 로드 레이스 신예들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도 하고 있다.

현재는 로드 레이스 경기에서 활약하는 투휠 HD 레이싱팀 대표겸 선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15 KSBK SB1000 클래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KSBK는 국내 유일의 공식 모터사이클 로드챔피언십으로 그중 KSB1000은 대회 경기 중 가장 높은 1000cc급 바이크로 경기를 치른다. 한 단계 아래 클래스인 ST600에 비해 튜닝범위도 넓어 모터사이클의 성능을 한계점까지 끌어 올리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진행된다.

슈퍼 스포츠 머신을 사용해 말끔하게 닦인 서킷을 최고속도로 주파하는 로드레이서 조항대 선수, 그가 엔듀로 바이크로 다양한 장애물과 험로를 뚫고 주행하는 오프로드 경기에 참전한다는 소식은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금일 경기는 각 클래스별 자격 요건에 따라 KE-1, KE-450, KE-250, KE-350, KE-V, ATV 유틸리티로 나눠 경기가 진행됐다.

조항대 선수는 KE-250 클래스에 참가했다. KE-250 클래스는 250cc 배기량의 오프로드 모터사이클로 이뤄진 클래스다. 이날 경기 중 참가자가 가장 많았다. 경기장은 대회를 앞두고 긴장된 모습의 선수들로 가득했다. 베테랑 로드레이스 챔피언 조항대 선수 역시 처음 접해보는 오프로드 레이스를 앞두고 긴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경기에 조항대 선수와 함께 참전한 모터사이클은 야마하의 오프로드 바이크 YZ250FX다. YZ250FX는 티타늄 밸브가 적용된 250cc 수랭 단기통 4스트로크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또 6단 변속기, 표면 마찰력을 줄여주는 카시마(Kashima) 코팅처리 된 KYB사의 프론트 포트와 50mm 피스톤을 사용한 리어 서스펜션 등 험지에 적합한 성능을 내는 신형 모터사이클이다.

경기 출전을 위해 준비 중인 조항대 선수의 모습은 평소 온로드 트랙에서 보던 모습과 달랐다. 로드 레이스용 장갑, 부츠, 풀 페이스 헬멧, 원피스슈트가 아닌 오프로드용 장비를 차려 입어 낯설고 새로웠다. 공식 자리에서 처음 보인 새로운 모습에 기자들과 참가 선수들은 물론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주변의 많은 관심에 조항대 선수는 쑥스러운 듯 밝게 웃었다.

경기 전 예선을 치른 후 그리드를 배정 받아 출발하는 로드레이스와 다르게 등록 번호 순서대로 출발하는 금일 오프로드 대회는 평소 선두 그리드를 선점했던 조항대 선수의 모습이 익숙한 탓에 생소했다.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출발 순서를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지만 푸른색의 바이크를 타고 있는 조항대 선수의 모습은 한눈에 띄었다.

공식 오프로드 경기의 첫 출발 전 조항대 선수의 소감을 들어 봤다. 기존 오프로드 선수들에 비해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긴장되지만 모르는 부분으로 기대하고 있는 점도 많습니다. 오랜 경력을 갖췄지만, 일반 참가자와 같은 긴장된 모습을 보여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조항대 선수는 주행 중 처음으로 접해본 험로로 구성된 코스를 노련하게 주파했다. 경기 진행 내내 주변 관중들 역시 로드 레이스 챔피언의 도전을 알기에 큰 목소리로 힘차게 응원해 줬다. 장소는 다르지만 수년간 탄탄하게 쌓아온 모터사이클 주행 실력을 발휘했고, 관중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

한 시간 동안 험로를 달리는 경기다 보니 참가 선수들은 온몸이 땀과 진흙으로 흠뻑 젖었다. 조항대 선수도 많이 지쳐 보였지만, 미소를 지으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에서 경기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얻은 듯했다. 이 역시 로드 레이스 경기장에서 볼 수 없던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금일 오프로드 경기에 참가한 조항대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장 궁금한 점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유였다. 저는 엔진과 바퀴가 달린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지인들과 가벼운 대화 중 나온 의견이었습니다. 이후 금일 치러진 2016 한경희정수기배 모터사이클 오프로드 챔피언십을 주최 및 주관한 주은레이싱 최광성 대표의 권유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접해본 공식 오프로드 경기 주행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일단 경기 참가 의사를 밝혀 주행하게 되었지만, 저는 산속의 임도를 주행하는 정도의 코스로 알고 있었습니다. 막상 주행하게 된 코스 환경이 생각보다 험난해 많이 당황했습니다.

오프로드 레이스에 참가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온로드 레이스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물었다. 일단 접수 방법이나 검차 순서 등 기본적인 방식이 동일해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온로드는 사무직이라면, 오프로드는 현장직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며 말을 이었다. 온로드는 외형적으로 깔끔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오프로드는 과격하고 뜨거운 도전정신을 자극하기 충분한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로드가 험로를 주파해야하는 정교한 부분이 있다면, 온로드는 스피드를 다뤄야하는 점에서 좀 더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로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접하면서 느낀 점으로 말을 이어갔다. 일단, 엔듀로를 접하면서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온로드도 마찬가지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상당한 체력 싸움이 시작됩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체력 증진을 위해 지금보다 부지런히 노력해야겠다고 반성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오늘 경기 중 인상에 남는 부분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모든 코스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코스인 후 진흙 밭에 빠져서 조금 당황했지만 다행히 잘 빠져나왔습니다. 첫 바퀴는 구간별로 난감한 부분이 있었지만, 두 번째 바퀴부터는 수월하게 코스를 공략했습니다. 빠르게 주행하기 보다는 좀 더 신중하게 코스를 공략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어 경기에 임했습니다.

오늘 험로를 함께 주파한 YZ250FX의 이야기도 들어봤다.아직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많이 접해 보지 않았지만, YZ250FX는 험로를 즐기기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델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즐겁게 경기에 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고 주행 소감을 전했다. 또한 진정한 모터스포츠인 이라면 온로드, 오프로드를 나누지 않고 즐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엔듀로, 모토크로스 등 오프로드 선수와 온로드 선수들이 하나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바랍니다. 장르 상관없이 모든 모터사이클 선수를 응원합니다.고 국내 모터사이클 선수들의 맏형답게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2016 한경희정수기배 모터사이클 오프로드 챔피언십에 조항대 선수의 참가 소식을 접하고 많은 부분이 궁금했지만 인터뷰를 통해 말끔히 해결할 수 있었다. 수년간 국내 모터사이클 레이스와 함께한 레이서답게 아직 대중화 되지 못한 모터사이클 레이스의 발전과 선수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추진력을 발휘해 움직이는 조항대 선수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경기를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이 있기에 국내 모터사이클 레이스는 반드시 발전할 것이다.

신성엽 기자 ssy@ridem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