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구형 포드 토러스에 많은 돈을 쏟는 이유는?
포드자동차의 토러스는 한때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패밀리카였다. 1990년대 이 차량이 가장 많이 판매되던 전성기에 토러스는 에어로다이내믹한 외관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 이후 토러스는 급진적인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데 실패하게 되었다. 결국 재고가 남아돌면서 저렴한 가격에 토러스는 렌터카 시장으로 넘어갔고, 이후 렌터카의 핵심 차량이라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토러스의 입지가 또 달라졌다. 포드자동차가 이 사리진 스타의 재기 무대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모터스는 중국에서 전자동 각도조절 마사지 시트와 넓은 레그룸이 필요한 비즈니스맨을 목표로 한 최고급 세단으로 재단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포드 토러스 가격은 24만8800위안(약 3만9000달러)부터 시작한다. 최고 트림 라인 사양의 경우 34만8800위안까지 가격이 치솟는다. 중국의 장성기차(Great Wall Motors)가 판매하는 중국 베서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H6보다는 곱절이나 나가는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토러스는 잘 팔린다. 토러스는 고급세단 시장에서 BMW 3시리즈, 아우디 A4L,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더불어 가장 많이 팔린 차량 중 하나다.
이렇게 토러스가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바로 현재 상황이 최고급 세단을 구입하기에 최적의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2015년 4월부터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2015년 4월은 포드자동차가 토러스를 중국 시장에 내놓은 시점이기도 하다. 그때부터 중국 주식 시장은 급락의 조짐이 보였으며 약화된 중국 경제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때문에 사람들은 최고급 세단 중에서는 그나마 저렴한 토러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15년 10월 들어 상황은 더 악화됐다. 중국 정부는 차량 판매를 진작하기 위해 차량구입세를 기존 절반인 10%로 내렸지만, 인센티브는 토러스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2.7리터 엔진은 세금 혜택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토러스를 고급 비즈니스 세단으로 자리 잡게 하도록 하기 위해 포드자동차는 영화배우 진도명(천따오밍, 陈道明)을 모델로 기용했다. 진도명은 중국 드라마에서 황제 역할을 자주 맡아서 유명한 배우다.
이는 신의 한 수 였다. 재규어 XJ세단 및 지프 그랜드 체로키를 소유하고 있는 양 송 씨는 “진도명 덕분에 토러스가 큰 돈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차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라고 말한다.
차량 자체도 중국인들의 입맛에 꼭 맞았다. 중국인들은 차 문을 닫을 때 둔탁하게 ‘퍽’하는 소리가 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를 “견고한 도어”라고 생각한다. 토러스의 도어 닫는 소리는 비즈니스를 하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취향이다. 또한 “공간이 넓고 진지함이 줄줄 흐르는 스타일도 내 취향”이라고 양 송 씨는 말한다.
비록 최고급 세단을 팔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시점에 토러스가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포드자동차는 다른 중국 시장 경쟁자들에 비해 반사 효과를 어느 정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토러스의 인기를 중국 시장에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예일 장 오토포어사이트 상하이 연구소 매니징 디렉터는 “포드자동차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과 경쟁할 다른 세그먼트 차량을 중국에 채워넣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데일리카 마히나 문 기자 mahina.h.moon@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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