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화학제품 반덤핑 조사 .. 유화업계 "제2 PTA 될라" 근심
수입품 관세장벽 강화나선 듯
국내 SM 수출량 95% 중국행
한화토탈·SK종합화학 '직격탄'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중국 정부가 석유화학제품인 스타이렌모노머(SM)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좌불안석이다. 국내 수출량 40% 가운데 95%가 중국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과거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관세장벽을 강화한 전례가 있어 SM도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SM 생산량은 305만톤으로, 이 중 123만톤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국내 생산량의 40%를 수출하고, 이 가운데 95%를 중국으로 보냈다. 지난해 SM 수출액은 12억달러(한화 1조3600억원)로, 전체 석유화학 제품 370억달러(41조9839억원)의 3%다.
SM은 플라스틱과 합성고무에 쓰이는 원료로 한화토탈(105만톤)과 LG화학(69만톤), SK종합화학(66만톤), 롯데케미칼(58만톤) 등이 주로 생산한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23일 한국과 미국, 대만산 SM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수입산 SM 증가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산업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SM 자급률은 60~7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SM 반덤핑 조사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자국 기업들의 생산량을 확대하기에 앞서 시간을 벌기 위한 카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은 2010년부터 한국산 PTA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자급률을 높였다. PTA는 합성섬유와 페트(PET) 필름의 원료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던 2009년 중국의 자급률은 60%에 불과했지만 현재 100%에 달한다. 자국 기업들의 증설에 대비해 선제 적으로 무역규제를 강화했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PTA 제조사들은 구조조정으로 내몰렸다. 한화종합화학과 롯데케미칼, 태광산업 등은 생산량을 줄였고, SK유화는 아예 관련 사업을 접고 디메틸트립타민(DMT)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SM 역시 PTA와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 시각이다. 중국의 SM 자급률 목표는 2021년까지 80%로,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은 계획까지 포함하면 더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중국이 SM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내릴 경우 한화토탈과 SK종합화학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폴리스틸렌(PS)과 고기능성합성수지(ABS), 합성고무(SBR) 등 SM을 원료로 하는 다운스트림 공정이 없다. LG화학은 ABS와 SBR, 롯데케미칼은 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옛 삼성SDI케미칼부문)가 ABS를 생산하고 있어 SM 수출 길이 막혀도 다른 제품으로 가공해 판매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은 종류가 많아 SM이 개별 품목으로는 수출 금액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금액으로 볼 때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제2의 PTA가 되지 않도록 개별 기업이 아닌 업계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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