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55만원어치 만족감은 아니지만, 머릿결에 목숨 걸면 탐낼 만"..슈퍼 헤어드라이기 '다이슨 슈퍼소닉'

이다비 기자 2017. 2. 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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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Dyson)이 내놓은 헤어드라이어 ‘다이슨 슈퍼소닉(Supersonic)’의 가격은 그 자체로 ‘쇼크’였다. 다이슨 슈퍼소닉의 정가는 55만6000원. 시중에 출시된 헤어드라이어의 평균 가격(3만~5만원)보다 10~18배나 비쌌다. 소비자는 출시 초기에 “제일 비싼 헤어드라이어”, “금칠한 헤어드라이어”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이슨 슈퍼소닉 / 다이슨 제공

출시 6개월. 다이슨 슈퍼소닉은 입소문을 타면서 여성 소비자뿐만 아니라 그루밍(grooming·손질을 위한 화장품이나 도구)에 관심 있는 남성 소비자에게도 ‘워너비 제품’으로 떠올랐다. 소비자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비싼 값하는 제품’과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평가로 크게 나뉜다. 과연 다이슨 슈퍼소닉은 다른 헤어드라이어와 차원이 다른 제품일까. 지난 14일부터 약 일주일간 다이슨 슈퍼소닉을 사용해봤다.

◆ ‘사용자 편의성’ 염두에 둔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같지 않은 독특한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다이슨 슈퍼소닉의 큰 특징은 ‘사용자 편의성’이다. 그간 헤어드라이어를 써오면서 사용자가 ‘이 정도 불편은 어쩔 수 없다’ 싶은 기존 헤어드라이어의 단점을 분명히 파악하고 해결했다.

다이슨 슈퍼소닉 본체는 분홍색(대표 색상) 또는 아이보리 색상의 동그란 부분과 긴 손잡이 부분으로 연결돼 있다. 손잡이 부분에는 두 개의 버튼이 위아래로 나란히 달려있다. 윗 버튼은 전원 온·오프 버튼, 아래 버튼은 찬 바람 버튼이다. 분홍색 부분 왼쪽에는 3단으로 바람 세기를, 오른쪽에는 4단으로 바람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 다이슨 슈퍼소닉 구동 모습 / 이다비 기자
▲ 다이슨 슈퍼소닉 노즐 모습 / 이다비 기자 다이슨은 무엇보다 소음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헤어드라이어는 귀에 가깝게 사용하는 만큼 소음이 심하다. 다이슨은 여기에 착안했다. 모터 안에 축류 임펠러를 장착해 슈퍼소닉의 소음을 줄였다.

일반적으로 11개인 모터 임펠러의 날을 13개로 늘려 모터 내 주파수가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를 벗어나도록 한 것이다. 이 제품의 이름이 ‘슈퍼소닉(초음속)’인 이유다. 또 모터를 손잡이 부분에 넣어 사용자의 귀와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바람은 분홍색 부분 반대편에서 나온다. 사용자는 이 부분에 함께 제공되는 머리 건조용 스무딩(Smoothing) 노즐, 스타일링용 스타일링(Styling) 노즐, 컬이 있거나 곱슬기가 많은 머리용 디퓨저(Diffuser)를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각 노즐과 바람 분출구는 자석이 있어 가깝게 대기만 해도 착 붙는다. 노즐을 돌려 끼우는 불편함을 줄였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다 보면 필터에 먼지 등 이물질이 끼게 되지만, 분해가 복잡하고 청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필터를 청소하는 사용자는 드물다. 다이슨은 필터를 손잡이 하단에 위치시켜 이 부분을 돌려 꺼내 먼지를 닦아낼 수 있게 했다.

◆ 뜨겁지 않은 바람이었지만, 공기양 3배 늘려 건조 시간 단축

다이슨은 제품 개발을 위해 한화로 약 895억원을 들여 모발 과학 연구소를 세우고, 약 1625km에 달하는 인모를 사용하며 제품을 시험했다. 모발과학 연구소까지 세운 다이슨. 일반 헤어드라이어와 크게 다를까.

우선 머리 건조 시간이 적게 소요됐다. 이 제품은 20도 각도로 바람을 집중적으로 분사해 사용자의 모발을 건조한다. 바쁜 출근 시간에 건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사용해본 결과, 노즐을 끼우지 않고 머리를 말리는 것이 더 빨리 말랐다.

다이슨 본품 구성(왼쪽)과 다이슨 스무딩 노즐 연결 모습 / 이다비 기자

다이슨에 따르면 이 제품은 특허받은 에어 멀티플라이어(Air Multiplier™) 기술을 탑재해, 모터에 들어온 공기의 양을 3배로 증폭시키고 고압·고속 제트 기류를 형성해 건조 시간을 단축했다.

열로 인상 머릿결 손상도 최대한 줄였다. 기존 헤어드라이어보다 바람이 부드럽게 분사되며, 바람 온도와 세기를 높게 올려도 데일 것처럼 뜨겁지 않았다. 바람과 온도를 최상으로 높인 기존 헤어드라이어에 3초 이상 같은 부분에 바람을 쐬면 뜨겁지만, 다이슨 제품은 6초 이상 쐬어야 뜨거움이 느껴졌다.

이는 슈퍼소닉 안에 들어있는 유리구슬 서미스터(glass bead thermistor)가 초당 20번씩 온도를 측정해 데이터를 전송하면,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발열체를 조절해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머릿결 방향대로 정성스레 머리를 말린다면 다이슨이 강조한 ‘손상 없는 머릿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출근 시간 등 허겁지겁 머리를 말린다면 이 부분은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다이슨 디지털 모터 중 가장 작고 가벼운 모터를 손잡이 부분에 탑재해 제품 전체 무게를 균형 있게 배분한 것도 특징이다. 탑재된 모터는 ‘다이슨 디지털 모터 V9’으로 작지만 분당 11만번 회전한다. 다이슨 슈퍼소닉의 무게는 일반 헤어드라이어보다 무겁거나 비슷하지만, 분사구 부분에 무게 중심이 쏠려있는 기존 제품과 달리 무게가 고르게 분산돼 스타일링할 때 손목이 편했다. 또 기존 제품보다 분사구 길이가 짧아 손목을 많이 꺾지 않고도 세심하게 드라이할 수 있었다.

◆ 과연 55만원어치는 될까...단점은 가성비

비싼 가격은 소비자의 발목을 잡는다. 소셜커머스 업체 등을 이용하면 정가보다는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그래도 40만원 선이다. 큰맘 먹고 구매하기에도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헤어드라이어의 기능을 열 손상이나 스타일링 등을 차지하고 단순하게 머리 건조로 잡는다면 시중에 파는 3만~5만원 또는 미용사 전용 헤어드라이어라고 알려진 10만원대 제품으로도 충분하다. 헤어드라이어로는 머리를 건조할 때만 사용하는 헤어아이롱(일명 고데기) 애호가라면, 다이슨 슈퍼소닉의 가성비에는 불만족할 수 있다.

기자 사용 경험과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구매 후기 등을 종합해보면, 가슴 위치보다 긴 머리에서는 다이슨 슈퍼소닉 제품을 이용하면 건조 속도가 빠르지만, 단발이나 어깨 길이에서는 일반 헤어드라이어 제품과 건조 속도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다이슨 슈퍼소닉은 그동안 날개 없는 선풍기, 무선청소기 등 가전에 혁신적인 기술과 모터를 적용했던 다이슨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용 가전으로, 4년간의 모발 과학 실험을 통해 개발한 제품이다.

다이슨 관계자는 "다이슨이 헤어드라이어를 출시한다 했을 때,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그러나 다이슨이 모터 기술에 집중하는 기업인 만큼 모터가 필요한 헤어드라이어를 선보인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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