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대신 데상트 잡고 매출 8천억?..'전략 부재' 언더아머

김민석 기자 2017. 2. 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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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섭 대표, 목표 매출 달성 방법 발표하다 혼선
목표매출 8000억 실현가능성 두고도 의견 분분
송호섭 언더아머코리아 대표 ©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나이키와 아디다스 매출 절반을 가져와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에서 이들을 반드시 잡겠습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건드리지 않고도 데상트·스파이더·리복 등 6000억원의 50%를 가져오고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20%를 가져와 8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습니다."

송호섭 언더아머코리아 대표는 최근 열린 언더아머 직진출 기자간담회에서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해 혼선을 빚었다.

그는 경쟁사들의 추정매출을 공개하면서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매출 절반을 가져오겠다고 했다가 몇 분 만에 두 브랜드를 제외하고도 목표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정정해 발언했다.

언더아머코리아는 추후 송 대표의 두 번째 말이 정확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기자간담회 한자리에서 두말하는 것도 문제지만 경쟁 브랜드 매출을 어떻게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전략이 제시되지 않아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대표 "8000억원 달성은 시간문제"…장밋빛 전망?

2일 업계에 따르면 언더아머코리아는 강남대로 직영점에 이어 오는 3월 가로수길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한다. 언더아머코리아는 간담회를 통해 3년 내 대리점 포함 170개 매장을 열고 5년에서 8년 안에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 대표는 "언더아머가 한국에 진출한 짧은 기간 여러 브랜드를 이미 제쳤고 앞으로는 2개밖에 남지 않았다"며 "단기간 내에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반드시 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2차 타깃"이라면서 "8000억원은 두 브랜드를 건드리지 않은 매출 목표"라고 구체화했다.

언더아머코리아 측에 따른 경쟁사 매출 규모© News1

송 대표의 다소 앞뒤가 맞지 않은 발언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추정 매출액(약 8500억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언더아머코리아가 세운 5년에서 8년 내 8000억원 매출 목표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선 업계의 시각은 냉정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표에서 경쟁사 매출을 언급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어떤 근거로 나온 수치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8000억 목표는 '스타마케팅'을 통해 전문가그룹뿐 아니라 캐주얼 소비자도 모두 잡을 때 가능한데 실현여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언더아머는 6조5000억원 규모의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시장에서 20%를 가져와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떻게'라는 질문에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말만 거듭했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스포츠브랜드를 포함해 아웃도어 시장은 결국엔 파이 싸움"이라며 "나이키와 아디다스에서 일부 가져오고 이하 브랜드들을 잡는다고 했을 때 3000억~4000억원 정도가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시장에서 어떻게 20%를 가져가겠다는 것인지 저희도 궁금하다"고 했다.

송 대표가 현지마케팅 전략을 직접 밝힐 당시 Δ리테일 진화 Δ브랜드 정신이 담긴 차별화된 마케팅 Δ360도 연결 Δ언더아머 특유의 퍼포먼스 어패럴 비전 실현 등 추상적인 개념만 언급될 뿐 구체적인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

일례로 송 대표는 지시적인 문장인 나이키의 'JUST DO IT(그것을 해라)'과 달리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강조한 'I WILL(나는 할 것이다)'이라는 슬로건이 차별화된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 강자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약자를 응원하는 '언더독' 전략으로 승승장구했으니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성공할 것이라는 발표가 이어졌다.

송 대표는 "미국에서 아직 점유율이 낮아 성정여력이 큰 만큼 언더아머의 한국에서의 성공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얼마나 빨리 목표를 달성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과는 스포츠 종목의 인기와 상품시장 규모면에서 차이가 커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엔 "국내 스포츠 상품 시장이 미국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다"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언더아머코리아가 제시한 청사진은 근거가 빈약한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언더아머코리아 관계자는 "매출 관련 세부 전략은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 양해바란다"고 말했다.

언더아머 강남 브랜드 하우스© News1

◇"잠재력 높아 국내서도 나이키·아디다스 위협" 반면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언더아머가 국내서도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위협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내 스포츠의류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각각 8500억원, 뒤를 이어 뉴발란스(4500억원)·데상트(3800억원)·아식스(2400억원) 등이 잇고 있다. 또 휠라·리복·스파이더·스켈리도 등도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송 대표는 데상트 등에 대해 "언더아머의 부재로 국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이들이 형성하고 있는 6000억원 시장 중 50%의 매출을 5년 내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국내 스포츠웨어시장이 지난해 6조9807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7조2986억원(추정치)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LF는 상반기 스포츠웨어 라인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론칭할 예정이고 유니클로는 첨단 방풍 기능성을 갖춘 '블럭테크' 라인 등 스포츠웨어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K2코리아도 독일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을 올해 내 론칭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언더아머 브랜드 인지도는 꽤 높은 편”이라며 "특유의 기능성을 강조하면서 스포츠웨어와 골프웨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면 규모를 키울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언더아머에 대한 주목도와 인기 고려했을 때 8년 내 8000억원 목표는 실현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idea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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