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TV에서 ‘몬스터 트럭(Monster Truck)’을 본 적이 있다. 엄청나게 커다란 트럭이 자동차를 즈려밟으며 달리는 모습이 정말 강력해보였다. 그래서 동생과 몬스터 트럭을 따라 만든 미니카를 사기도 했다. 사실 빠를 줄 알고 샀는데 좀 느려서 당황했다. 하지만 등판력은 기가 막혔다. 미끄럼틀을 주저 없이 올랐다. 문득 그 때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몬스터 트럭은 ‘괴물 트럭’을 뜻한다.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 등장한 ‘튜닝 스타일’ 중 하나다. 대형 픽업에 초대형 타이어를 끼우고 큼직한 서스펜션을 달아 어떤 험로든 통과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방식이다. 유래를 찾아보니 당시 미국 트럭 업계에서는 ‘험로 탈출’이 인기를 끌었고, 이에 맞춰 차고를 들어올리고 커다란 바퀴를 다는 튜닝이 유행했다고 한다.

유행에 맞춰 많은 이들이 ‘가장 큰 트럭’의 자리를 노리며 애마를 개조했다. 그 중 한명인 ‘밥 챈들러(Bob Chandler)’는 가게 홍보를 위해 자신의 애마 ‘빅풋(Bigfoot)’을 타고 자동차를 즈려밟는 영상을 찍었다. 영상을 본 트럭 이벤트 회사 경영자인 ‘밥 조지(Bob George)’가 “사람들 앞에서 해봅시다”라고 제안하며 일이 커졌다.

1982년, 밥 챈들러는 미국 미시건 주에 자리한 ‘폰티악 실버돔’에서 자동차를 즈려밟고 달리는 쇼를 선보였다.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몬스터 트럭이 등장한 순간이다. 당시 밥 조지는 빅풋을 설명할 때 ‘몬스터 트럭’이란 표현을 즐겨 썼는데, 이 표현이 퍼지며 거대한 바퀴 달은 트럭을 죄다 몬스터 트럭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1980년대 초반까지 몬스터 트럭은 트럭 견인, 늪지 탈출 등 쇼를 위한 차종으로 활약했다. 이후 1985년에 몬스터 트럭 경주가 생기면서 본격적인 발전이 시작됐다. 장애물로 가득찬 코스를 빨리 통과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엔진과 가벼운 차체가 필요했다. 프레임만 남기고 유리 섬유로 만든 껍데기를 씌우는 등 무게를 줄여 속도를 높였다.

몬스터 트럭의 서스펜션 또한 빠르게 발전을 거듭했다. 속도가 빨라진만큼 무지막지하게 늘어난 충격에 대응해야 해서다. 기존에는 딱딱한 트럭의 서스펜션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질소 가스를 채운 쇼크업소버를 사용해 충격 흡수량을 높이고, 서스펜션의 움직임도 최대한 느슨하게 풀어 착지할 때 최대한 버틸 수 있도록 바꿨다.

요즘 몬스터 트럭은 껍대기만 트럭이다. 섀시는 튜블러로 만든다. 껍데기는 카본 파이버 소재를 쓴다. 망가졌을 때 교체가 쉬워서다. 디자인 자유도도 더 높다. 엔진은 운전자 바로 뒤에 자리한다. V8 엔진의 배기량을 키우고 슈퍼차저를 달아 출력을 1,000마력대로 높여 쓴다. 변속기는 전용 사양을 쓰거나 기존 변속기를 개조해서 단다. 주로 자동변속기를 달며 단수는 2~3단에 불과하다.

몬스터 트럭 경기 규정에 따르면 66인치 오프로드 타이어를 끼워야 한다. 이를 위해 지상고를 120㎝까지 올린다. 액슬은 중장비나 스쿨 버스용을 사용한다. 특이점이 있다면 모든 몬스터 트럭은 4휠 스티어링(앞바퀴와 뒷바퀴 조향이 가능한 구조)을 사용한다. 앞 타이어는 스티어링 휠로, 뒷 타이어는 토글 스위치로 다룬다.

위험한 경기 치루다보니 안전 기능도 다양하다. 제어 불능 상황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원격으로 자동차의 전류를 차단하는 기능을 단다. 또한 운전자는 방화용 슈트와 헬멧, 한스(머리 및 목 고정장치)를 착용해야 한다. 몬스터 트럭은 부품에도 구속 끈을 단다. 행여나 부품이 날아가 관중석에 떨어지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몬스터 트럭 리그는 크게 레이스와 프리스타일의 두 가지로 나뉜다. 레이스는 차 2대가 각각 달릴 수 있는 트랙에서 시간을 두고 다투는 방식이다. 지는 자가 탈락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주로 열린다. 프리스타일은 한 번에 한 대가 코스에 들어와 여러 장애물을 이용한 멋진 쇼를 펼친다. 폐차를 뛰어넘거나 공중제비를 도는 등 여러 기술도 펼칠 수 있다.

유튜브에서 몬스터 트럭을 검색하면 다양한 영상을 볼 수 있다. 폭죽을 엄청나게 터트려대며 거침없이 달리는 모습이 아주 호쾌하다. 가끔 달리다가 옆으로 넘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고 스티어링을 비틀어 튕겨내듯 일어난다. 폭죽 속에서 공중제비를 도는 몬스터 트럭을 보면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정말, 미국만 가능한 문화일테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roatest.kr)
사진 몬스터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