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인어공주는 어떻게 아이를 낳았을까

배연국 2017. 3. 8. 08: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느 저녁자리였어요.

엄마 품속에 아이가 안긴 모녀 인어의 모습이었죠.

그런데 아이를 안은 모습이라니!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간절한 사랑은 다음 생에서 결실을 맺는다고 합니다.

"인어공주는 어떻게 아이를 낳았을까요?" 식당 종업원이 느닷없이 질문을 툭 던집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어느 저녁자리였어요. 해우소(화장실) 입구에 액자가 걸려 있었어요. 인어공주를 수놓은 그림이었어요. 엄마 품속에 아이가 안긴 모녀 인어의 모습이었죠.

안데르센 동화에 등장하는 인어공주는 사랑하던 왕자와 결혼하지 못하고 물거품으로 변하고 맙니다. 그런데 아이를 안은 모습이라니!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간절한 사랑은 다음 생에서 결실을 맺는다고 합니다. 아마 둘은 그렇게 다시 만나 사랑을 하고 예쁜 딸을 낳았나 봐요. 액자에 자수를 놓은 식당 여주인은 비운의 사랑을 해피엔딩으로 이어주고 싶었나 봅니다.

"인어공주는 어떻게 아이를 낳았을까요?" 식당 종업원이 느닷없이 질문을 툭 던집니다. 물고기의 하체를 가진 인어가 무슨 수로 아이를 낳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요. 자식은 하체로, 육신으로 낳는다고요. 아닙니다. 자식은 상체로, 사랑으로 낳습니다. 사랑이 없다면 연어는 수만리 바다 길을 헤엄쳐 강을 거슬러 오르지 않을 테지요. 사랑이 없다면 매미는 여름 한 철의 삶을 위해 깜깜한 땅속에서 17년을 인내하지 않을 것입니다.

식당 여주인이 인어 모녀의 그림을 자수로 완성하기까지 만 번의 손놀림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모와 자식이 인연을 맺기까지 만 겁의 인연이 있어야 합니다. 1겁은 한 마리의 물고기가 물을 마셔 바닷물이 고갈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유사합니다. 그런 장구한 시간을 만 번이나 반복해야 비로소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이 맺어집니다. 인어 모녀 액자의 한 땀 한 땀 자수에서 영겁의 사랑을 봅니다.

배연국 논설실장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