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양념에 잘 배어든 양·대창.. 오래된 식당 내공이 그대로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2017. 3. 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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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최전선] 북창동 '양미옥'

양은 소의 4개 위 중에서 첫째·둘째 위다. "양이 찼느냐" 할 때 양은 양(量)이 아니라 위를 뜻한다. 대창은 소의 창자 중 큰창자이고, 곱창은 작은창자다. 양·대창·곱창에는 소가 먹다 남긴 음식물 찌꺼기가 들어있다. 이걸 깨끗하게 제거하고 먹을 만하게 하려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양은 적은데 비싼 이유이기도 하다.

손질한 양·대창을 구워 먹으면 '노력과 시간, 돈을 들여 먹을 만한 맛'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구이로 주로 먹는 건 양 중에서 '양깃머리'라고 부르는 두툼한 앞쪽 부분이다. 이걸 숯불에 구우면 오독오독하면서 쫄깃쫄깃하다. 씹을 때 감칠맛 나는 육즙이 배어 나온다. 조개 관자와 비슷하지만 맛이 몇 배 더 진하다.

대창은 구울 때 지글지글 녹아내리는 지방의 고소한 맛과 얇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지방은 원래 대창 겉표면에 잔뜩 붙어있는데, 대창을 뒤집어 안으로 들어가도록 손질한 것이다. 미세한 가루 같은 곱이 잔뜩 든 곱창은 약간 씁쓸한 맛이 있지만 씹을수록 구수하다.

양·대창·곱창은 밑손질만큼 굽기도 중요하다. 대부분 양·대창 전문점에서는 종업원이 구워준다. 가게마다 종업원마다 '테크닉'이 다르다. 달착지근하면서 살짝 맵게 양념하는 경상도식 양·대창 구이를 서울에 처음 선보인 '양미옥'은 '재벌 구이' 방식이다. 종업원이 숯불에 석쇠를 놓고 양·대창을 절반만 불에 올린다. 살짝 익으면 가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두툼한 양은 속까지 잘 익으라고 가운데에 칼집을 한 번 더 넣어준다.

타지 않도록 쉴 새 없이 뒤적이던 양·대창을 접시에 도로 담는다. 접시에 고인 양념에 익은 양·대창을 버무려 다시 석쇠에 올린다. 일반적인 초벌 구이 양·대창보다 훨씬 간이 잘 배어 있었다. 너무 달거나 맵지 않았다. 양·대창 자체 맛을 즐길 정도로 양념을 절제한 솜씨에서 오래된 식당에서 오래 일한 종업원의 내공이 느껴진다.

남대문시장이 길 건너편에 보이는 북창동에 남대문점을 최근 냈다. 넓은 주차장이 식당 건물 뒤 바로 붙어있다. 메뉴와 맛, 가격은 모두 을지로 본점과 같다. 특양 2만9000원, 대창 2만7000원, 곱창 2만8000원, 갈비 3만1000원. 식사로는 물·비빔냉면(8000원)보다 된장찌개(6000원)가 낫다. 무·배추를 많이 넣어 매콤하고 시원한 곱창전골(1만8000원), 가성비 뛰어난 양곰탕(8000원)·설렁탕(7000원)은 평일은 점심에만, 주말·휴일은 종일 낸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5길 9-1, (02)3789-9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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