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차고 태블릿 보고..'상전벽해' 예비군 가보니
[머니투데이 이슈팀 남궁민 기자] [영상장비·태블릿·스마트워치 등 IT 접목…변화된 예비군 훈련장 실감]

"또 가는 구나." 제19대 대통령선거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달 11일, 예비군 4년차 기자는 훈련장으로 향했다. 무거운 발걸음은 예년과 같았지만 훈련장 입구에서부터 뭔가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공항의 입국심사대에서 본 것 같은 열화상 카메라가 예비군들을 반기고 있었다. "이상하다? 저런 게 원래 있었나?"

◇스마트워치 차고 훈련…태블릿 꺼내자 '오오~'
훈련시작 전 병사들이 스마트워치를 건네줬다. 직장에서도 차 본 적 없는 스마트워치를 받은 예비군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예비군을 인솔하는 병사는 "오늘 훈련 받으시는 것들이 스마트워치를 통해 모두 기록됩니다"라며 "스마트워치를 통해 훈련 성과가 기록되고, 식사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방색 스마트워치는 평범한 전자시계로 보였지만 기온, 습도부터 심박수와 걸음수 등이 표시됐다.

분명 달랐다. 기자가 소집된 예비군 훈련장은 금곡예비군 훈련장. 올해 도입된 '스마트 예비군훈련 관리체계'가 가장 먼저 시행된 부대다. 기자가 4년 동안 네 번째 찾은 부대였지만 이날은 곳곳에서 전과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워치를 팔목에 차고 각개전투교장으로 발을 옮겼다. 어린아이처럼 스마트워치의 이런저런 버튼을 누르다 보니 어느새 교장에 도착했다. 교장 입구에는 영화관 무인발권기처럼 생긴 장비가 서있었다. 예비군들은 수풀이 우거진 교장에 우뚝 서있는 생경한 장비의 정체를 두고 웅성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나타난 교관이 능숙하게 장비 전원을 켜고 조작하자 전술 교육영상이 재생됐다. 매년 숙련된 조교의 시범과 교관의 구두설명으로 듣던 사전 교육이 장비에서 흘러나오자 예비군들은 "오오~"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본격 훈련이 시작됐다. M16 소총을 들고 우렁찬 소리를 지르며 각개전투교장을 뛰어다니다 보니 수류탄 훈련장에 도착했다. 10명의 분대원 중 6명 이상이 모의 수류탄을 지정된 표적에 넣으면 통과하는 훈련이었지만 분대원 중 5명이 실패해 수류탄 훈련이 불합격할 위기에 처했다.
예비군들은 교관에게 자비를 구하며 합격을 부탁했지만 교관은 단호하게 "73조 불합격입니다"라고 외치며 태블릿PC에 '불합격'을 입력했다. 2017년 예비군 훈련장에선 훈련 합격 여부가 적힌 구겨진 종이를 태블릿PC가 대체하고 있었다.
◇미드에서 본 듯한 사격장…"정권 바뀌었는데 군복무 줄어들지 않겠어요?"

오전 훈련이 끝난 뒤 병사용 식당에서 스마트워치를 찍고 도시락을 받아 점심식사를 마쳤다. 연병장에서 쉬면서 만난 이등병에게 대선 직후 소감을 묻자 "문재인 대통령이 군 예산도 늘린다고 했으니 시설도 더 좋아지고, 특히 군복무기간이 좀 줄지 않겠습니까?"라며 조심스레 대답했다.

식사 후 사격장으로 이동해 사격술 예비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표적이 그려진 드럼통을 보며 "역시 군대는 똑같네"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도착한 사격장은 수풀이 무성한 남루한 야외사격장이 아닌 실내사격장이었다.

마치 미국 드라마에서 본 듯한 사격장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총구를 고정하는 거치대에는 튼튼한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사로와 사로 사이에는 칸막이가 쳐져 있었다. 2015년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사격훈련 중 발생한 예비군 총기난사 사고 이후 많은 예비군은 사격훈련에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기자가 사격훈련을 받은 실내사격장에선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고 사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편한 마음으로 사격해서일까. 5발은 표적에 적중해 사격시험을 가볍게 합격했다.
훈련을 시작한 곳으로 돌아가 스마트워치를 기기에 대자 훈련을 마쳤다는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점심 도시락값 6000원을 제외하고 지난해 기준 6000원에서 1000원 오른 교통비 7000원을 받은 뒤 훈련장을 떠났다.
훈련으로 쌓인 피로로 몸은 무거웠지만 새로워진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나올 때의 기분은 이전과 달랐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할 것 같지 않던 예비군 훈련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슈팀 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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