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Nostalgia] '무중력 드리블러' 알렉산드르 흘렙 - 52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일주일에 한 명씩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무중력 드리블러' 알렉산드르 흘렙 - <52>
지난 31일 아르센 벵거 감독이 아스널 FC와 2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연장과 은퇴를 두고 많은 고민 끝에 전자를 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벵거 감독의 유임을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 격론을 벌이던 아스널 팬들의 논쟁도 끝이 나게 됐다.
아스널과 벵거 감독의 당면 과제들 중 첫 번째는 주축 선수 지키기가 될 것이다. 아스널은 다가오는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없다. 핸디캡 속에서도 알렉시스 산체스를 비롯한 스타플레이어들을 지킬 수 있느냐가 다음 시즌 성적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벵거 감독은 전면에 나서 선수들의 잔류를 이끌어내려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 선수의 예를 들며 이적을 만류할 수도 있다.
흘렙은 1981년 벨라루스의 민스크에서 태어났다. 흘렙은 건축업자인 어머니와 원유업자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흘렙의 아버지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자원봉사에 나설 정도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병을 얻었고, 흘렙은 슬픔 속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이 슬픔 속에서 흘렙을 버티게 해준 것이 축구였다. 흘렙은 1998년 디나모 주니 민스크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흘렙의 동생 비야체슬라프 흘렙도 축구선수의 길을 걸었다는 것. 두 형제 모두 두각을 드러냈고, 2000년 VfB 슈투트가르트에 함께 입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02/03시즌 슈투트가르트는 펠릭스 마가트 감독 하에 준우승의 돌풍을 일으키게 된다. 당시 이 돌풍에는 슈투트가르트는 마가트 유치원이라 불리며 어리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케빈 쿠라니, 안드레아스 힌켈, 필립 람, 티모 힐데브란트 등이 그들이었는데, 흘렙도 여기서 뺄 수 없는 선수였다.
이렇듯 분데스리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던 흘렙이 아르센 벵거 감독의 눈에 들어왔다. 벵거 감독이 이적 제의를 했고, 흘렙이 이를 받아들여 2005년 아스널 FC에 합류하게 됐다.
사실 흘렙의 주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당시 아스널은 플랫형 4-4-2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벵거 감독은 미드필더 여러 포지션에 흘렙을 기용했고, 결국 라이트윙에 자리잡게 했다. 흘렙은 빠른 스피드와 크로스를 주무기로 하는 클래식한 윙어는 아니었지만, 드리블과 패스를 통해 윙으로써 공격에서 큰 역할을 했다.
당시 흘렙의 발목을 잡았던 유일한 요소는 부상이었다. 8월 2R 첼시 FC전에서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A매치에서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몇 달 간 전력에서 제외된 뒤 12월이 돼서야 복귀했다.
다행히 복귀 후 예전의 좋은 모습을 이어나갔다. 21R 미들스브러 FC전에서는 7-0 대승을 이끄는 한편, 아스널 데뷔골도 신고했다. 그리고 이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나선 첫 벨라루스인이 됐지만, 우승에는 실패했다.
2006/07시즌 흘렙은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다. 하지만 48경기에 나서며 훌륭한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8R 레딩 FC전과 19R 블랙번 로버스전에서는 패스 플레이에 이은 득점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2007/08시즌 들어 흘렙의 기량이 물올랐다. 흘렙은 시즌 초반 로빈 반 페르시 아래서 공격형 미드필더롤을 소화했다. 엠마누엘 아데바요르와 에두아르도가 복귀한 이후에는 라이트윙으로 돌아갔는데 두 위치 모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시기 아스널은 토마스 로시츠키, 세스크 파브레가스, 마티유 플라미니, 알렉산드르 흘렙으로 이뤄지는 네 명의 미드필더는 플랫형 4-4-2 포메이션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 네 선수는 현란한 패스와 완벽한 팀플레이로 환상의 4중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스널은 시즌 중반까지 우승에도 가까웠으나 27R 버밍엄 시티전 이후 급격한 내리막을 걷는다.
어찌됐든 아스널은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아스널은 34R에서 우승 경쟁자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을 떠나게 됐다. 이 경기에서 흘렙이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Match Of The Day'에 의해 극찬을 받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연일 눈을 씻게 만드는 활약을 펼치는 흘렙에 FC 바르셀로나가 접근했다. 바르셀로나는 흘렙의 드림 클럽. 흘렙은 아스널을 좋아했으나, 점점 흔들렸다. 흘렙은 2007/08시즌 35R 레딩 FC전에서 그래엄 머티와의 몸싸움으로 3경기 징계를 받아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 것이 아스널에서 마지막이 됐다. 바르사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본인이 이후 후회한다고 밝힐 정도로 최악의 선택이었다. 출전 기회가 극도로 적었고, 이 때문에 흘렙이 전성기에서 내려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흘렙은 2010/11시즌 버밍엄 시티로 깜짝 임대되며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다. 흘렙은 5R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전에서 데뷔하며 새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 했다. 한 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흘렙은 여러 팀을 전전했다. 현재도 2017년 현재는 FC 크릴리야 소베토프 사마라에서 현역 생활 중이다.
◇EPL 최고의 순간
2007/08시즌 프리미어리그 12R에서 레딩과 아스널이 맞붙었다. 아스널은 전반 44분 마티유 플라미니의 득점과 후반 7분 엠마누엘 아데바요르의 득점으로 2-0 앞서나가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흘렙이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다. 흘렙은 후반 33분 상대 박스 앞에서 공을 잡았다. 골문 앞까지 공을 몰고 전진한 그는 1대1 상황에서 드리블로 마르커스 하네만을 완벽히 제쳐낸 뒤 득점했다. 이로 인해 아스널은 후반 42분 니키 쇼레이가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레딩을 3-1로 제압했다.
◇플레이 스타일
현란한 드리블을 보유한 선수였다.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는 아니었지만, 자신에게 달려드는 수비수들을 완벽히 벗겨냈다. 이 장면이 마치 무중력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 같다고 하여 무중력 드리블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자신이 득점하기 보단 동료들에게 완벽한 기회를 만들려다 득점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어 비판 받기도 했다. 패스에도 능한 편이었다.
◇프로필
이름 - 알렉산드르 흘렙
국적 - 벨라루스
생년월일 - 1981년 5월 1일
신장 및 체중 - 185cm, 74kg
포지션 -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국가대표 경력 - 77경기 6골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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