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한정된 일자리..부모 vs 자식 세대갈등 어쩌나

김현주 2017. 2. 1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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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사고방식과 가치관 차이에서 비롯되던 세대갈등이 최근에는 일자리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양질의 일자리는 줄면서 청년들의 취업시기는 점차 늦어지는 추세입니다.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역시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열망이 강합니다. 정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데다, 충분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더 오랫동안 경제활동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부모와 자식 간의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와 같은 임시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을 일컫는 ‘프리터족'(자유벌이족)이 크게 늘어난 것도 고용 불안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30대뿐만 아니라 정년퇴직을 했거나 실업상태에 놓인 중·장년층 역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은 실정입니다. 세대간 일자리 갈등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인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제한된 일자리를 놓고 부모와 자식 간 세대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6.8%는 앞으로 일자리를 놓고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대립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자리 기회가 우선 제공되어야 하는 연령대는 20~30대(37.6%)라는 의견과 40~50대(33.6%)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프리터족’은 주로 청년세대에 만연한 문제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조사 대상의 83.7%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중·장년층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꼴(56.8%)로 일정한 직업 대신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족의 개념을 인지하고 있었다. 다소 낯선 용어임에도 상당수 직장인이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프리터족의 증가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프리터족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연령대로는 단연 20대(91.5%·중복응답)가 꼽혔다. 심각한 구직난에 아직 취업문턱을 통과하지 못한 20대 다수가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와 용돈을 해결하고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30대에 많을 것이라는 의견(65.5%)도 다수였다. 한창 직장에 몸담고 있을 30대가 자신 연령대에 프리터족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에 상당수(71.6%)가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취업시기가 늦어지면서 30대 역시 취업에 대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고, 실제 주변에서 친구나 지인들이 프리터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20~30대 다음으로 프리터족이 많을 것이라고 인식된 연령대는 10대(20.3%)였으며, 14.9%는 50대 이상에도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30대 '프리터족'에 대한 이미지 "안타깝다" vs "얽매이기 싫어한다"

프리터족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나고 있었으나, 연령에 따라 다소 온도 차가 있었다. 먼저 청년층인 20~30대 프리터족에 대한 이미지를 살펴본 결과 '안타깝다'(48.9%)는 평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세대인 50~60대에서 직장생활 대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젊은 세대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의견이 대거 나타났다.

또한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35.9%), '형편이 어렵다'(33.2%), '비자발적인 선택일 것이다'(21.3%)라는 의견을 밝힌 이들도 있었다.

이에 반해 청년 프리터족을 자발적인 선택의 결과로 보는 이도 적지 않았다. '얽매이기 싫어한다'(38.8%), '자유롭다'(27.7%)는 인상을 받는 이들인데, 청년 프리터족의 발생을 사회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적 성향에 따른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상당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대는 자신 연령대의 프리터족에 대해 '스펙이 부족하다'(23.2%)는 평가를 보였다.

20~30대 프리터족이 종사하고 있을 것 같은 아르바이트 업종으로는 편의점(51.8%)과 커피전문점(43.9%)을 주로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패스트푸드점(38.4%)을 비롯해 음식점·레스토랑(27.2%), 영화·공연·전시(14.8%), 주유·세차(12.6%)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4050대, '프리터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

중·장년층인 40~50대 프리터족을 바라보는 시각은 보다 절망적이었다. 40~50대 프리터족에 대해 가장 많이 보인 이미지 평가는 '안타깝다'(48.1%), '형편이 어려워 보인다'(47.8%)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각이 뚜렷했으며, 형편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는 50대 스스로 내리는 경향을 보여 과반(53.6%)에 달했다.

중·장년층 프리터족은 '여가 생활이 없다'(28%), '현실에 순응한다'(24.5%), '헌신적일 것이다'(22.8%)라는 평가도 많았다. 다만 청년세대 프리터족에 대한 시선과 달리 '얽매이기 싫어하는 것 같다'는 인식(22.2%)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었다. 40~50대 프리터족이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아르바이트 업종은 건축현장 일용직(54.3%·중복응답)이었다.

대형마트(44.2%)와 주유·세차(43.7%) 업종에도 종사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대체로 중년세대는 청년세대에 비해 좀 더 힘든 노동이 요구되는 현장에서 일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편의점(20.1%)과 음식점·레스토랑(17.3%)이 뒤를 이었다.

◆전체 83.7% "아르바이트로 생계 유지하는 중·장년층 더 늘어날 듯"

앞서 살펴봤듯 프리터족이라고 하면 대부분 20~30대를 먼저 떠올렸지만, 최근 중·장년층에서도 증가하는 현상을 피부로 느끼는 이들도 많았다. 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71.4%)이 '최근 편의점과 주유소,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중·장년층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주변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중·장년층을 쉽게 발견하면서 이런 시각은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장년층 프리터족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응답자의 83.7%가 이렇게 내다봤다. 특히 중·장년층 스스로 자신 세대의 프리터족 증가를 예상한 이가 많다는 점에서 이를 남의 일로만 생각하지 않는 중·장년층의 '동병상련' 심정도 엿볼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중·장년층을 보면 ‘이들의 자식들은 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직장인은 10명 중 3명 정도(28.9%)에 머물렀다. 아무래도 중·장년층 프리터족의 증가는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자리 놓고 청년층과 중·장년층 대립 심해질 가능성 '高高'

중·장년층 프리터족의 증가는 결국 아르바이트를 놓고도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경쟁을 펼쳐야 하는 현실이 펼쳐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최근 뚜렷해지고 있는 세대간 일자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케 한다. 실제 전체 응답자의 76.8%가 '앞으로 일자리를 놓고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대립하는 구도가 심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10명 중 4명(41.8%)꼴로 '청년들의 일자리가 중·장년층에게 점점 뺏기고 있는 것 같다'고도 바라봤는데, 이런 인식은 부모세대인 50대(48.4%)에게서 가장 강하게 드러났다.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갈등의 원인으로는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정부 책임도 많이 꼽았다. 전체의 74%가 '고령화와 저출산과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문제에서 비롯된 바 크다'는 데 공감했으며, 이런 갈등이 고조된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는 의견이 10명 중 8명(81.6%)에 달했다.

◆2030 "일자리 있어야 결혼·출산 꿈꿔" vs 4050 "소득 없으면 자식들이 고생해"

일자리 경쟁을 바라보는 세대간 시각 차도 매우 뚜렷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0~30대와 40~50대 중 우선적으로 일자리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세대가 어느 쪽인지 묻는 질문에 20~30대의 손을 들어준 의견(37.6%)과 40~50대를 꼽은 의견(33.6%)으로 엇갈렸다.

연령이 낮을수록 20~30대를, 연령이 높을수록 40~50대를 각각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신이 속한 연령대의 일자리 문제가 더욱 시급하다고 바라보는 만큼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갈등의 단면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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