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의 제왕에서 물 위의 제왕으로”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차 3위, 쌍용자동차 로디우스가 걸출한 요트로 변신했다. 이름은 ‘쌍요트(SsangYacht).’ 영국 BBC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TopGear)가 요트 제작업체 선시커(Sunseeker)와 함께 약 3개월에 걸쳐 로디우스 요트를 빚었다. 탑기어 진행자 맷 르블랑(Matt LeBlanc)은 “호화로운 요트 세계를 흔들어 놓고 싶다”며 제작 이유를 밝혔다. 참고로 로디우스는 탑기어 선정 ‘가장 못생긴 자동차’ 2위에 오른 전력이 있다.

로디우스와 요트. 기괴한 조합이지만 사실 이 둘은 공통분모가 있다. 2004년 당시 쌍용자동차 디자인을 맡은 캔 그린리(Ken Greenley, 영국 왕립예술학교 교수)는 고급 요트에서 영감을 받아 로디우스를 만들었다. 보닛 속에 직렬 5기통 2.7L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품고 메르세데스-벤츠 5단 자동 기어를 짝지었다. 또한, 경쟁 차종인 카니발과 다르게 슬라이딩 도어 대신 스윙 도어를 심어 승합차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차명은 길(Road)와 제왕(Zeus)의 합성어로 ‘길 위의 제왕’을 뜻한다.



하지만 쌍요트를 보니 로디우스는 도로보다 물 위가 제격이다. 탑기어는 로디우스 차체 밑을 절단한 다음, 갑판 위에 심었다. 독특한 C필러의 형상과 요트의 실루엣이 제법 어울린다. 실내도 제법 요트 분위기가 난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있던 계기판은 각종 게이지로 바꿔달았고, 뒤쪽엔 의자 대신 피아노를 붙였다. 또한, 아래층엔 널찍한 취침 공간과 TV까지 마련했다. 스티어링 휠과 도어트림 등은 그대로 유지했다.
글 강준기 기자(joonkik89@gmail.com)|사진|동영상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