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국산차 수리비의 3배..보험료 상승의 주범(?)
작년 국내 수입차 판매는 24만3900대로 국산차 판매량 157만9706대의 6분의 1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급격한 성장에는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의 공격적 마케팅과 국산 중형차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보급형 수입차의 판매 확대가 전체적인 성장을 주도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 국내 자동차 보험사는 잇따라 보험료 인상시켜 서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데, 이면에는 수입차의 급격한 판매 확대와 이로 인한 손해율 상승이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보험개발원의 국산·외산별 평균수리비 현황에 따르면 수입차 평균수리비는 2014년 기준 275만원으로 국산차의 96만원 대비 3배를 기록했다.
비교적 저렴한 수입차도 수리비는 국산차 보다 월등히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폭스바겐의 경우에는 작년 한햇동안 국내 시장에서 3만5778대를 판매해 수입차 전체 브랜드 중 판매 3위를 기록했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크게 떨어진 것에 비하면 아이러니다. 할인 판매 등 폭스바겐의 대대적인 이벤트에 더해 친환경을 외치면서도 다른 행동을 보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가 맞물린 까닭이다.
최근 입수한 폭스바겐코리아의 파사트 수리비 견적서를 살펴보면 수입차 수리비에 대한 단상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견적서 상에는 리어하우스 패널과 리어도어 캐치의 손상에 대한 견적 금액으로 약 123만원이 청구됐다. 스크래치 치고는 정비 수리비용이 예상을 뛰어넘는 액수다.
대상 차량은 2015년 등록된 차량가격 3890만원의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모델이다. 123만6993원의 청구 금액 중 부품은 19만4039원, 공임은 93만500원이 발생됐다. 교체 부품인 도어핸들캐치의 부품 가격은 국산차 범퍼 값 수준인 10만292원, 몇 백원짜리 소모품인 브라켓의 가격은 3만7345원이다.
청구된 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은 공임이다. 폭스바겐코리아의 자체 견적 프로그램을 이용해 산정된 금액으로 견적서 상의 TU는 시간단위를 나타낸다. 100TU는 한 시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폭스바겐의 시간당 공임은 6만8000원, 보험사의 경우 할인율이 적용돼 5만6000원의 시간당 공임이 적용된다.
단순히 정비로 인한 소요 시간에 대한 금액이라고 가정하면 크게 비싸다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시간당 공임의 산정 방법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판금과 도색, 도어핸들 교체를 위한 정비 작업에는 각각의 탈부착 시간으로 산정돼 합산된다. 특히 5분 남짓 소요되는 비닐 마스킹 작업에 13만4400원이 책정됐다.
페인트 재료대는 31만4500원이 청구됐다. 폭스바겐에서 사용되는 블랙컬러 페인트는 2리터 기준 소매가가 4만원 수준이다. 2리터는 차량 전체 도색이 가능한 용량으로 차량당 1판의 도색을 기준으로 수십대의 도색이 가능한 용량을 한 명의 소비자에게 부가한 셈이다.
폭스바겐 골프를 타고다니는 김모 씨는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에서는 사설업체에서 손톱만큼이라도 도색한 흔적이 확인되면 보증수리를 해주지 않는다”며 “보증수리를 받기 위해서는 경미한 스크래치의 수리도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해야 해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크다”며 혀를 내둘렀다.
고가의 수입차 수리비는 국내 자동차보험사의 수익성 악화, 그리고 전체 자동차 보험료의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 전체의 재정적 부담으로 전가됐다. 올해 수입차 상위 업체들의 매출액은 2~3조원 수준으로 일부 국산차 제조사의 매출액을 넘보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성장에 걸맞는 합리적인 수리비 책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hslee@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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