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탄당이 만난 사람] 튜닝을 사랑한 디자이너 '오동근'

요즘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대세인건 다들 아시죠? 트위터 자동차 모임인 '차탄당'의 '당주'(트위터 모임의 운영자를 뜻하는 신조어)인 저도 둘 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제 트위터(@Carnarchist)를 팔로잉하는 팔로워가 4만 8천명이 넘다 보니, 재미난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트위터의 140자로는 부족한 이야기를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 www.top-rider.com)를 통해서 기사로 써볼까 합니다. 앞으로 많이 읽어주시고 인터뷰 요청도 환영합니다.

그 첫번째로 필자가 운영하는 트위터모임 ‘차탄당’의 최고위원인 오동근님(@coolgig24)을 논현동 람보르기니 매장에서 만났습니다. 평소 재미난 말투와 행동으로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그는, 인터뷰 내내 사뭇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에 돌아와 웹디자이너를 거쳐 PlanB(구 TVR)에서 General Manager, 그리고 현재는 역삼동 타이어피아( www.tirepia.co.kr)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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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AAU를 졸업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미국유학 길에 오르게 된 계기가 뭔가요?

3D 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싶었어요. 그 당시 한국에서는 3D 그래픽 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거든요. 사실 고등학교 때 가고 싶었는데 아버지께서 고등학교 졸업 후에 가라고 하셔서 졸업하고 가게 되었죠.

Q. 미국생활 중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면?

길거리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가방에다 옷만 싸서 버클리 대학교 앞에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한 적이 있어요. 고급영어는 책을 통해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었지만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한국사람들만 뭉쳐있는 곳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했고요. 한국 사람들끼리 있으면 영어를 쓸 일이 없어지니까요. 밑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싶었어요.

Q. 미국에서 접한 자동차들 중 가장 인상적인 차는 무엇인가요?

88년식 마쯔다 RX7(FC3S) 사반나에요. 제 첫 차이기도 하죠. 거의 폐차될 때까지 탔어요. 저에게 드라이빙이 뭔지 알려준 차에요. 보통 미국 차들은 직선위주의 성능을 발휘하는 차들이 많죠. 이를테면 머스탱 같은 차들이요.. 근데 이 차는 코너링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기억에 남네요.

Q.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서 디자인 일을 하신 걸로 아는데 디자이너로 활동할 때 어떤 일을 했나요?

1998년도에서 2000년도까지 웹디자인을 했고 그 후 디자인은 손수 하는 것 보다. 감사를 주로 맡았어요. 제가 소질이 부족해서 인지 제가 작업 한 것들이 제 눈에 만족스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아이디어 주고 작업된 것들 수정하는 쪽으로 작업을 많이 했네요.

Q. 웹디자인과 자동차.. 자동차디자인이라면 몰라도 튜닝이나 정비와는 연관성이 크게 없어 보이는데 자동차 쪽으로 들어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워낙에 차를 좋아했어요 첫차를 RX7을 탈 정도였으니까요. 튜닝 쪽에 관심은 있었는데 그 쪽 경기가 안 좋아서 먹고 살기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PlanB(구 TVR)에서 오퍼가 왔어요. 그 쪽 비전이나 사업아이템이 제 생각하고 맞아서 시작하게 됐죠. 물론 사장님과의 오랜 친분도 한몫을 했습니다.

Q. PlanB에 계실 때 제가 몇 번 샵을 방문 했었는데 갈 때 마다 손님이 많았어요. 영업비결이 따로 있나요?

처음부터 대놓고 영업하진 않아요. 손님이 이런걸 해보고 싶다고 얘기를 할 때, 제 생각에 돈 버리는 것 같다 싶으면 하지 말라고 해요. 그리고 대화를 많이 하죠. 계속 옆에 붙어 있으면서요. 믿음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고 나면 굳이 제가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고 구구절절 설명 안 해도 몇 마디만 하면 OK 하시죠.

Q. 국산차를 취급할 생각은 전혀 없나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국산차를 취급하는게 맞아요. 많이 팔린 차량들 그리고 튜닝 하기 쉬운 차량들 에서 많은 이익이 나오거든요. 5만원 남짓한 마티즈 파츠 만드신 분이 몇 억을 벌었다는 얘기도 들었죠. 돈 보다는 그냥 좀더 다른 것을 하고 싶어서요 국산차량은 어차피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자나요.

Q. 영업을 하면서 많은 손님을 만나셨을 것 같네요. 기억에 남는 손님은 어떤 분인가요?

전국구 조직에 몸담고 계신 분이 있었어요. 벤츠 S600 W140 복원 작업을 맡긴 분이었어요. 직원모두가 마주치기 꺼려했죠. 전 그닥 거부감이 없었지만요 ㅎㅎ (솔직히 아직도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았어요.)

Q. 굉장히 까다로웠을것같은데, 어떻게 상대하셨어요?

그 분들은 소위 ‘가오’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보는 눈이 있을 때는 강하게 말씀하시는데, 일대일로 상대하면 전혀 그런게 없어요. 전화통화도 댁에 계실 때만 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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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하면서 본 자동차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차는 어떤 차가 있나요?

언더그라운드 트윈터보 튜닝 바이퍼 V10 이요. 휠마력 1530마력이었어요. 차주가 워낙 차를 아끼시는 분이라 아쉽게 타보진 못했지만, 뒷 타이어 345 사이즈를 보고 있노라면..가슴이 다 뛰었습니다. 차주 분은 드래그를 위해 구매해 오신 차량이었어요. 검은색 시트 랩핑 작업을 한 차량이라 굉장히 강한 포스!! 엔진룸을 보고 난 뒤에는 람보르기니보다 더 포스있게 느껴지더라고요.

Q. 일하면서 보신차도 많으니 타보신 차도 많겠어요. 여태껏 타 보았던 차 베스트 5를 꼽자면요?

5. TOYOTA MR2, 미드십에 와인딩 머신이었어요. 중저가형 스포츠카죠.

4. MAZDA RX7, 이 건 앞 질문에서 얘기한 제 첫자요^^

3. FORD 머스탱 64년식, 미국에 있을 때 타봤는데, 디자인이 클래식함 그 자체에요. 디자인이 예뻐서!!^^

2. Dodge Viper 93년식, 미국에서 살 때 이 차가 너무 좋아서 딜러를 매일 찾아갔어요. 한달 째 가니까 시동을 걸게 해줬고, 두 달 째에는 동네 한 바퀴 돌게 해주더라고요. 스타일링이 맘에 들었어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은 맛이 있는 차에요.

1. Porsche 996 GT3RS, 포르쉐 중에서도 다른 911모델들하고는 달라요. 바디강성이 극강이죠. N/A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코너링에서 무지 짜릿하고 감성적인 면도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1위 줍니다~~!!

Q. 딱 한 차종만 소유해야 한다면 어떤 차를 선택하실 건지요?

Porsche GT3나 GT3RS요. 꼭 997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996은 타봤으니 패스~

Q. 지금까지 좋았던 차만 물어본 것 같은데 선호하지 않은 브랜드가 있나요? 그 이유는?

인피니티요. 출력에 비해 하체가 약해요. 하체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아요. 밟았을 때 차체가 버티질 못하더라고요. 스킬이 없는 사람은 다룰 수 없는 차에요. 렌터카 회사에서도 폐차율이 높은 차가 인피니티 G37이라고 하더라고요.

Q. 타이어샵으로 가셨다니까 여쭐게요. 평소에 마그네슘휠을 굉장히 선호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마그네슘휠의 장점은 어떤게있나요?

두 가지가 있어요. 경량화와 강성. 차체에서 1kg 줄이는 것과 하체에서 1kg줄이는 건 개념이 달라요. 운동성능이 달라지죠. 특히 코너에서 보면 휠 가벼운 게 더 잘 돌아요. 물론 밸런스가 맞는 상태기준이죠.

Q. 트위터 얘기 좀 할게요. 트위터를 꽤 하시는 것 같은데 어떤 이유로 트위터를 이용하세요?

처음엔 자동차 업계 사람들하고 넓게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하여 시작했어요. '차탄당'에도 가입했고요. 근데 계속 하다 보니 업계 사람들도 만나지만 아닌 분들이 더 많더라고요. 지금 생각으로는 저나 '차탄당'이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Q. 트위터 글을 보면 개성이 참 뚜렷하신것같아요. 그리고 다들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보던데, 컨셉이에요? 노안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비결 좀 알려주세요~~

컨셉은 아니고 기본이 그런 거죠 저는 (우훗)

'현재를 즐기자' 라고 마음먹고 후회를 잘 안 하는 편이에요. 한 8년 전인가 나이트에서 논 다음날밤에 친구가 꿈에 나왔어요.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친한 친구였는데, 꿈에서 그러더라고요. 잘 놀았다고.. 할 수 있을 때 다 했으면 좋겠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하고 싶다고 생각만했던 문신도 했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가고 싶어요. 하고싶은게 생기면 저지르고 보는 편이죠. 좀 즉흥적이에요 ㅎㅎ 나이에 맞게 살아야 된다는 고정관념 같은 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좀 어리게 보시는 것 같아요 ㅎㅎ

Q. 필자가 항상 ‘내가 아는 30대중에서 가장 귀여운 사람’ 이라며 ‘꾸러기’라는 별명을 지어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맘엔 드나요?

맘에 드네요. 푸핫. ㅋㅋㅋ

Q. 차탄당내에서 12살 연하의 아내와 귀여운 아드님이 화제에요. 가족 자랑 좀 해주세요~.

아내가 22살 때 처음 만났고 결혼했는데, 결혼 초기 부모님과 시할머니까지 모시고 살았으니 많이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서 의견다툼이 많았는데 분가 후에 이보다 더 행복 할 순 없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정말 대놓고 말할 수 있는 건 결혼 할 만 하다는 거에요. (뭐 그럴 만 하다 이제 겨우 3년차니 ㅋㅋ)

Q. 제가 아드님 돌잔치 때 아내 분을 뵈었는데, 굉장히 미인이시더라고요. 어떻게 그런 미인을 얻을 수 있었나요? ㅎㅎ

아내가 22살 때.. 그러니까 세상물정 잘 모를 때 낚아챘죠~~ㅋㅋ 가장 큰 비결은 역시 믿음을 주는 것이다. 내가 어디 있건 뭘 하건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아내가 이해하는 한도 내에서만 놀았다는 거죠!

Q. 다시 자동차 얘기로 넘어와서 마무리 질문 드릴게요. 좋은 자동차란 무엇일까? 자신만의 기준을 말씀해주세요.

차는 무조건 밸런스에요. 비싼 차가 아니라 밸런스가 잘 맞는 차가 좋은 차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자면 국산 차에서는 라세티 프리미어나 i30정도 되겠고요, 수입차중에서는 포르쉐 997 까레라s 밸런스를 좋아해요.

Q. 다음 인터뷰이는 누구로 추천하실 건가요?

차탄당의 이용주님이요! (@yjstory)

Q. 첫 인터뷰이가 돼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감 한 말씀?

일단 차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국내 튜닝에 대한 제약, 인증에 대한 제약이 좀 완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그리고 국내 브랜드에서 판매를 위한 차 보다는 안전을 더욱 생각하는 차가 나왔으면 합니다.

첫 인터뷰이가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음.. 제가 생각보다 전문적인 답변을 못 드린 것 같아 조금 걱정이네요. 솔직히 생각했던 말들이나 좀 더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한번 더 하고 싶어요! 차탄당 화이팅!

차탄당 당주 신세미 oliverkahn0615@nate.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 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