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중형세단 "혼다 어코드 3.5 EX-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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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를 상징하는 어코드의 역사는 1976년부터 시작된다. 도요타 캠리가 1980년, 닛산 알티마가 1993년 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산 중형 세단의 맏형 격이다.

해치백으로 시작됐던 1세대 어코드는 2012년 9세대로 진화하면서 혼다를 상징하는 핵심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37년 동안 끓임없이 시도해 왔던 기술적 진보도 어코드가 북미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패밀리 중형 세단으로 성장하는 주요 원동력이 됐다.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최초의 모델, 이 차를 다시 일본으로 들여와 판매한 것도 혼다가 처음이다.

혼다 코리아가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어코드 역시 미국에서 생산된 9세대 버전이다. 지난 3월에는 북미에서 생산된 어코드가 100만대를 돌파했고 이 역사적인 차가 한국에서 판매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시승모델은 3.5 SOHC V-6 엔진을 탑재한 4190만원짜리 3.5 EX-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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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과 조화로움이 강조된 디자인=혼다 어코드는 화려한 외관을 갖고 있지 않다. 9세대 어코드 역시 화려함보다는 기능적 측면과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날렵하고 화려한 캠리, 중후함이 강조된 알티마와 비교하면 순둥이 같은 얼굴을 갖고 있다.

세대별 변화도 뚜렷하지가 않다. 1998년 출시된 6세대 이후 각 지역별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어코드가 탄생을 했지만 2004년 이후 국내에 소개된 모델들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램프류, 휠 등 변화가 가능한 요소들을 통해 변신을 해오기는 했지만 여전한 강직하고 정갈한 외형이 어코드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9세대 어코드는 비교적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라디에이터의 크롬라인과 안개등, 범퍼 하부의 매시타입 인테이크 홀과 측면의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화려해졌다.

LED 헤드램프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로 고급스러운 외관에 신경을 썼고 18인치 휠과 루프 라인의 변화로 이전보다 역동적인 실루엣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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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 최대의 공간, 시원스러운 시야=운전석에 앉으면 꽤 넓게 확보되는 시야에 우선 놀라게 된다. A필라 프레임을 얇게 설계하고 앞 쪽 글라스의 상하 폭과 낮게 설계된 벨트라인이 공간에 대한 시각적 여유와 시원스러운 시야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수평으로 설계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주는 안정감도 뛰어나다. 적절하게 가미된 커피색 우드 패널, 네비게이션과 센터 디스플레이, 그리고 공조장치까지 3단으로 분리된 센터페시아의 조작 편의성도 만족스럽다. 혼다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도 운전자에게 색다른 편의를 제공한다. 

이 장치는 앨범의 재킷까지 표시되며 라디오를 비롯한 각종 오디오 조작은 물론, 웰 페이퍼(배경화면), 기능과 후방카메라 역할까지 간단한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구현을 할 수 있다. 뛰어난 클러스터의 시인성과 함께 스티어링 휠과 기어노브의 그립감, 시트의 무르기도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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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민첩성과 승차감=시승차는 3.5 EX-L에 탑재된 V형 6기통 SOHC i-VTEC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34.8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지난 3월, 美 워즈오토가 주관한 '2013 세계 10대 베스트 엔진'에 선정된 최고의 엔진이다.

높은 출력과 연비를 실현하면거도 일정한 조건이 되면 실리더를 3기통과 6기통으로 가변제어하면서 엔진 효율을 증가시키는 VCM 기술이 적용됐다.

차체 강성을 높였지만 알루미늄으로 무게를 줄였고 전륜 서스펜션을 맥퍼슨 스트럿 타입으로 변경해 민첩함과 차체 안정감, 승차감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덕분에 주행 중 노면의 충격과 급회전 구간을 극복하는 어코드의 능력은 상상한 것보다 뛰어나다. 고속 주행시의 풍절음, 그리고 하부 로드 노이즈도 완벽하게 차단이 됐다.

뛰어난 실내 정숙성에는 특별한 기술이 감춰져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부밍을 차단하기 위해 역위상의 소리를 만들어 소음을 저감시켜주는 ANC(Active Noise Control)과 ASC (Active Sound Control) 시스템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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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급 차체에 고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한 만큼 모든 주행 과정에서는 넘치는 힘을 과시한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순발력, 4000rpm의 실용 영역대에서 발휘되는 최대토크의 실용성도 압권이다.

무엇보다 시속 100km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낮은 엔진회전수(1800rpm)가 주는 정숙함과 연비의 경제성도 칭찬을 해 주고 싶다.

이런 장점들이 어울려 어코드는 표시연비가 10.5 km/ℓ인데 반해 660km가 넘는 주행에서 13.3km/ℓ의 높은 실 연비를 기록했다.

고 배기량의 중형 세단 수요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어코드 3.5 EX-L의 이런 장점들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