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쩍 보여줘 관심 끌기.. 스마트폰 '유출 마케팅'

조재희 기자 2017. 2. 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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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LG, 출시 전부터 경쟁
2010년 '아이폰 4' 유출된 이후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아
S8·G6, 실물 사진·가격 노출.. 조금씩 사전 공개해 시장 선점

지난 5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8(에이트)' 케이스로 추정되는 사진이 유출되자 인터넷에서는 갤럭시 S8의 뒷면에 있는 지문 인식 센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IT 블로거는 물론 해외 언론까지 가세해 '손이 작거나 손가락이 짧으면 불편할 것' '렌즈에 손가락이 닿아 화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혹평하거나 반대로 "홈 버튼이 없어지면서 불가피하다"는 반박을 쏟아내고 있다.

삼성 전문 IT(정보 기술) 온라인 매체인 샘모바일에서는 '지문 인식 센서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하는 설문조사까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출된 케이스가 갤럭시 S8용이라는 것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3월 말 공개되는 갤럭시 S8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처럼 해당 업체가 유출된 제품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마케팅 기법을 '리킹(leaking·유출) 마케팅'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리킹 마케팅' 아이폰 4부터 시작

스마트폰 '신비주의 마케팅'의 시작은 비밀주의로 유명한 애플이다. 2010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술집에 애플 엔지니어가 놓고 간 '아이폰 4'를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가 입수해 보도한 것. 1년 반 뒤인 2011년 8월에도 당시 출시를 앞두고 있던 '아이폰 5'가 비슷한 방식으로 유출됐다. 일각에서 '애플이 전략적으로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로 효과를 거두자, 이런 마케팅은 스마트폰 업계의 공식이 됐다. 2010년 6월 삼성전자 남아공 현지 법인은 출시 전이던 '갤럭시 탭' 실물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했고, LG전자의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 실물 사진은 IFA(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에서 공개하기 한 달 전인 2012년 8월 인터넷에 흘러나갔다.

스마트폰이 수십만원대로 고가(高價)인 데다 어떤 IT 기기보다 소비자들의 수요와 관심이 크기 때문에 이런 마케팅이 먹힌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며 정보 전달 속도와 범위가 확대된 것도 한몫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출시 60일 전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가 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30일쯤 전엔 구체적 기능까지 알려지는 단계로 간다"면서 "제품 출시까지 정보가 꾸준히 흘러나오면서 정작 출시 때에는 완전히 새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판 무산 S8 때문?

올해에는 2월 말부터 LG전자 G6와 삼성 갤럭시 S8가 한 달 간격으로 잇따라 출시되는 탓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G6는 지난달 12일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기능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간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둥글게 처리된 모서리 등을 부각한 실물 사진이 해외 IT 매체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8일엔 LG전자 G6 가격이 89만원 선이 될 것이란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해 2월 말 MWC에서 공개한 G5는 3월 말 출시 때가 돼서야 가격이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MWC에 갤럭시S8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MWC에서 G6를 공개하는 LG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사전 마케팅을 더 강화한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 MWC에서 갤럭시 S8 실루엣 이미지만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으로선 경쟁 제품에 쏠리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묶어두면서 '우리 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LG도 맞대응 차원에서 제품 정보를 하나씩 공개하며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경영학)는 "갤럭시 S8는 노트 7 사태 이후 삼성의 부활이 걸려 있는 제품이며 LG전자 G6는 LG 모바일 사업의 향방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제품"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두 제품을 둘러싼 경쟁이 더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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