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연료비 부담 훌훌 턴 그랜저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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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

몇 년 전에 그랜저 TV광고로 나와 화제가 되었던 멘트이기도 하다. 그랜저는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아무나 구매할 수 없었던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대형세단 모델 그랜저는 성공한 사람들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유물이다.

하지만 1999년 이후 에쿠스가 출시되면서 그랜저는 아무나 구매할 수 없었던 모델에서 소득 수준이 높은 중산층이 구매할 수 있는 실속 있는 대형세단으로 포지션을 바꾸었고 후륜구동 대형세단 제네시스가 출시되면서 그랜저의 포지션은 한층 더 낮아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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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판매되는 그랜저는 2011년 출시된 5세대 그랜저이다. 웅장한 활공이라는 뜻의 그랜드 글라이드 컨셉이 가미된 5세대 그랜저 디자인은 그랜저 아래 급 중형차 쏘나타 처럼 너무 앞서나가지도 그렇다고 너무 보수적이지도 않은 적절한 타협을 이루었다.

그랜저 출시 후 배기가스 실내 유입 그리고 최근에는 LPG연료를 쓰는 그랜저 LPi 모델 오일소모 결함 등 여러 가지 결함 및 불량이 제기되기도 했었지만 그럼에도 2013년 국내에서 그랜저는 전체 승용차 판매량 4위에 올라서는 등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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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판매량만 보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며 2020년에는 국내 수입차 점유율이 2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전망도 있었다. 과거 현대자동차는 1년 수입차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지 않기 위해 PYL 브랜드 런칭 등 다각적인 시도를 했지만 결국 2011년 부터 1년 수입차 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했다.

수입차 중에서 특히 판매량이 많은 독일 3사의 수입차 판매량이 월등히 많은데 독일 3사의 수입차 판매량이 월등히 많은 비결은 바로 연소효율성이 매우 뛰어난 디젤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은 중 소형차는 물론 플래그십 대형세단 모델에서도 고객이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데 연비가 뛰어난 디젤 엔진 덕분에 S350 블루텍, 730d 등 플래그십 대형세단의 연료비는 국산 2.0L 가솔린 중형차 연료비에 거의 근접할 정도로 연료비 지출을 크게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수입차 공세에 대응하여 현대 기아차는 현재 판매되는 승용차 중에서 디젤 엔진을 신규로 추가하고 있지만 2.0L 이상 중 대형세단 모델은 아직 디젤 라인업이 없다. 대신 중형 모델인 쏘나타 K5까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을 그랜저, K7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기존 그랜저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차이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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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큰 차이는 없다. 외관상 눈에 띄는 차이점은 바람개비 형상의 17인치 휠이다. 단순히 모양만 바뀐 것이 아니고 주행할 때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 향상을 도모한다. 그 외에는 크게 다른 부분이 없다.

에너지 흐름을 중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 답게 네비게이션이 나오는 센터페시아 스크린에 하이브리드 전용 에너지 흐름도가 추가되어 운전자는 에너지 흐름도를 통해 연비향상을 유도한다. 센터페시아 뿐만 아니라 계기판 트립을 통해서도 에너지 흐름도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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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를 열면 기존 그랜저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서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바로 트렁크 공간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대부분 시트와 트렁크 사이에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그래서 트렁크와 승객석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배터리 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좁다. 반면 기존 가솔린 모델은 트렁크 공간이 크고 스키스루를 통해 승객석과 트렁크 공간이 연결되어 있다.

공인 연비 16km/l 과연 믿을 수 있는 연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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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에 전기모터의 동력을 더한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연비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부분이 아무리 좋아도 연비가 나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할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인증 받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는 시내 15.4km/l, 고속도로 16.7km/l 복합 16km/l이며 복합연비 기준으로는 배기량 1.0L 이하 경차 자동변속기 모델보다 더 높은 수치다.

16km/l나 되는 공인연비 대비 실제연비가 잘 나오는지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시승기를 쓰는 기자도 그것이 궁금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연료를 채우고 일정거리 주행 후 다시 연료를 채워 실제 연비를 계산하는 실제 연비 측정 테스트를 못했다. 대신 경기도 하남에서 트립을 초기화 하고 서울 가산동까지 주행 후 트립 연비를 측정하게 되었다. 주행 과정과 트립 연비 결과는 아래 영상을 클릭하면 나온다.

 

경기도 하남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측정한 트립 연비는 리터당 17.4km/l이다. 기자 소유의 쉐보레 스파크 수동 연비와 별 차이가 없다. 물론 트립이 꼭 100% 정확하다는 보장은 없다. 트립과 실제연비 오차는 적게는 0.1km/l 많게는 2km/l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참고하자면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형제차 모델인 기아 K7 하이브리드는 트립 연비와 실제 연비간의 오차가 1.2km/l 차이가 났다. 당연히 실제 연비가 트립 연비보다 더 낮게 측정 되었다.

하지만 오차를 감안해도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는 이전까지 출시한 다른 대형세단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국산 대형세단 모델 중에서 고속도로에서만 15km/l 이상 연비를 기록한 모델은 일부 있었어도 고속도로와 시내도로 합쳐서 리터당 15km/l 이상을 보여준 모델은 없었다.

다만 수입 대형세단까지 포함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앞서 언급했지만 디젤엔진이 탑재된 수입 대형세단의 경우 기대 이상의 연비를 기록한 모델이 적지 않으며 2.0L 디젤엔진이 탑재된 대형세단 모델 일부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보다 실제 연비가 더 좋았던 적도 있었다. 연비 결과만 보면 하이브리드 구매할 필요가 있어? 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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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타사 디젤 대형세단 모델과 비교할 때 확실한 장점이 있다. 바로 정숙성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대부분의 디젤 승용 모델은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정차 시 엔진이 정지되고 출발할 때 시동이 걸리는 ISG(Idle Stop & Go) 기능이 탑재되고 있는데 디젤 승용차의 문제점이 ISG 작동할 때 진동이 생각 외로 심하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ISG 작동할 때 진동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진동 뿐만 아니라 정숙성 면에서도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경제성 때문에 수입 디젤 대형세단 모델 구매를 염두해 두면서도 진동과 소음에 민감하다면 그 대안으로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괜찮다고 본다.

나쁘지 않은 동력성능과 주행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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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에 동력을 전달하는 전기모터 그리고 대용량 배터리가 추가되기 때문에 무게가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또한 예외는 아니다. 공차중량이 1680kg이나 되는데 가솔린 모델 중에서 가장 무거운 3.3L GDI 엔진을 탑재한 모델 보다도 50kg 더 무겁다.

게다가 주행 시 공기와 마찰저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공기저항을 고려한 휠은 물론 타이어의 구름저항을 줄이기 위해 회전저항이 적은 타이어를 장착하며 타이어 접지면적이 최대한 좁은 타이어를 적용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225/55/17 타이어는 접지 면적이 좁은 타이어는 아니지만 서킷 혹은 와인딩 주행할 때 코너에서 큰 욕심은 버려야 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속도를 높인 상태에서 스티어링휠을 꺾을 때 전륜구동 승용차에서 흔히 나타나는 언더스티어를 많이 억제했다는 점이다. 경쟁모델인 한국지엠 알페온 e-어시스트의 경우 전형적인 언더스티어 운동성능을 보여주는데 반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언더스티어를 최대한 억제하는 편이어서 고갯길 주행할 때 조금 더 재미있게 주행을 즐길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 안전성은 의외로 괜찮다. 고속도로 주행할 때 브레이크를 꾹 밟아 보기도 했고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휙휙 돌려도 차체 거동이 크게 불안하지 않았다. 버튼을 눌러 연비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에코 모드, 노멀 모드, 그리고 스포츠 주행에 적합한 스포츠 모드 세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스포츠 모드의 경우 서스펜션 감쇄력이 단단해지고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지게 된다.

기존 가솔린 모델은 별도의 속도 제한이 없었지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약 190km/h에서 속도 제한이 걸려 있으며 형제 모델인 K7 하이브리드, 그리고 알페온 e-어시스트 또한 비슷한 속도에서 속도 제한이 걸려 있다.

부(富)의 상징에서 누구나 쉽게 구매하고 유지할 수 있게 된 그랜저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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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까지만 해도 부의 상징이고 현대자동차를 대표한 그랜저는 이제는 중산층 이상 가장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대형세단으로 바뀌었다. 거기에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경차 이상의 연비를 보여주니 유지비 면에서도 부담이 없다.

기자가 10년 전 그랜저XG 2.5L 모델을 운전한 적 있었는데 이때 고속도로 연비가 10-12km/l, 시내 연비가 5-6km/l 나왔었다. 지금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경기도 하남에서 서울 가산까지 측정된 트립연비가 리터당 17.4km/l이다. 하이브리드가 아닌 그랜저 가솔린 모델인 경우 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연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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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낯선 자동차였다.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1990년대 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았지만 과거 자동차 구매패턴이 매우 보수적이었던 우리나라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도 자동차 구매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1월 그랜저 판매량이 8,134대로 모델별 판매대수 1위를 기록했는데 이 중에서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1,156대 이다. 이는 1월 전체 그랜저 판매량 중에서 약 15%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선호한 4도어 세단이 크로스오버를 입힌 SUV에 밀리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자동차 판매량 그리고 자동차 구매 패턴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현대자동차 포함해서 국내, 수입 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만족할 수 있도록 신규 자동차 모델 출시 뿐만 아니라 기존 자동차 모델에 하이브리드, 디젤 등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조만간 그랜저 디젤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그랜저를 구매할 때 부담스러운 연료비를 걱정되면 그랜저 하이브리드 또는 차후 출시 예정인 그랜저 디젤이 좋은 대안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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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kimjw830@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 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