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업체가 해외 에이전트에 당한 사연..억대 미수금 발생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인 C사는 최근 해외 에이전트 문제로 속을 앓고 있다. 자사의 제품을 해외에서 마케팅해 주문을 받는 에이전트가 타당한 이유 없이 수수료 및 비용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수억원의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C사는 에이전트를 통해 현지에 제품을 공급하고 고객사는 물품 대금을 에이전트에 지급하는 방식의 계약에 문제점을 절감했지만, 마땅히 손 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계약을 맺을 때 좀 더 주의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 KOTRA는 C사처럼 해외 영업대리인(세일즈랩 또는 에이전트)을 활용할 경우 크고 작은 분쟁이 생겨나기 마련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계역서 작성 단계상의 예방책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계약시 유의해야 할 점은 영업대리인의 권한과 관련된 것이다. 특히 ‘독점’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에는 제조자인 한국회사를 포함한 그 누구도 일정 지역 내 판매권이 없다는 뜻인지, 아니면 현지회사 외 다른 대리인에게 판매권을 줄 수 없지만 한국회사는 판매권이 있다는 뜻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러한 약정을 구별해서 계약하지 않으면 오히려 한국회사가 이미 그 지역에 거래하고 있는 고객사와도 거래하지 못하거나 기존 고객사 거래에 대해 오히려 현지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영업대리인의 의무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현지회사는 한국회사의 제품 영업에 최선을 다한다’고 불확실하게 규정하면 분쟁이 생겼을 경우 현지회사의 의무 불이행 근거가 될 수 없다. ‘한 달에 새로운 고객사 00개를 발굴하기 위해 세부적으로 해야할 업무’를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계약단계에서 물품 판매 대금 수령에 관한 방법을 분명히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지회사에 대금 수령권한을 주거나 현지회사가 한국회사로부터 수여받은 권한을 넘어 고객사로부터 직접 대금 수령을 한 후 한국회사에 지급하지 않게 되면, 커미션 및 판매대금 비용정산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현지회사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한다면 고객과의 의사소통에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참여해 적어도 대금은 제조사에 직접 전액이 지급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수료외 비용 발생 부분에 관해 명확한 규정을 두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부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끊임없이 분쟁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지회사가 고객사로부터 물품판매대금을 수령해 보관하고 있다가 영득의 의사로 이를 한국회사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 형사적으로 업무상 횡령죄는 성립할 수 있으나, 수수료나 비용에 관한 자세하고 명확한 규정이 없으면 횡령죄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계약기간과 해지 방법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계약기간 종료 전 현지회사가 유치한 고객이 계약기간 종료 후 구매한 주문에 대해서 어떻게 수수료를 정산할 것인가도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독점적 계약이라면 특히 해지조항을 잘 작성해야 한다. 만일 현지회사가 기대 이하의 영업력을 보여준다면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대리인을 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판매물량을 정하고 일정 기간 현지회사의 실적이 이에 미달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밀유지 업무도 구체화해야 한다. 통상 제품의 이해를 위해 한국회사는 현지회사에게 많은 비공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한국회사의 제품 판매만을 위해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사용돼야 하고 계약기간 종료 후에도 제3자 특히 경쟁사 등에 누설돼서는 안 된다. 따라서 비밀 유지 조항은 일반적으로 한국회사의 입장에서 필요한 주요 조항이다.
KOTRA 측은 “구체적인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해외진출시 매우 중요하며, 전문적인 변호사의 자문을 거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사업 초기에 자문료를 아끼려다 신뢰하지 못하는 대리인과의 계약을 해지하지도 못하거나 판매대금의 대부분을 회수하지도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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