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모터쇼] 자동차 색깔, 너의 이름은

인간이 볼 수 있는 색은 얼마나 될까? CMYK 방식으로 표현 가능한 색은 1억 가지가 넘지만 인간의 감각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흔히 ‘은색’이라 부르는 색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색에 독특한 이름을 붙여 구분한다. 2017 서울모터쇼에 등장한 신차들을 찾아 색깔에 어떤 이름을 붙였는지 찾아봤다.

◆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화이트 크림’, ‘루나 그레이’, ‘판테라 그레이’, ‘미드나잇 블랙’, ‘그랑 블루’, ‘쉐이드 브론즈’, ‘하버 시티’ 등 총 7가지 색상을 고를 수 있다. 이 중 루나 그레이는 ‘달의 회색’을 뜻한다. 그랑 블루는 ‘웅장한 파랑’이란 뜻이며 바다를 배경으로 한 동명의 영화도 있다. 낭만적인 이름 찾기에 고심한 흔적이다. 그런데 한글 이름은 어떨까? ‘달빛’이라고 했으면 더 멋졌을지도 모르겠다.

◆ 쌍용차 G4 렉스턴

G4 렉스턴의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몇 가지 색깔이 등장하는지도 기밀이다. 일단 모터쇼에는 흰색, 검정색, 파란색의 세 가지가 등장했다. 하지만 예측은 가능하다. 쌍용차는 대다수 모델에 같은 색상명을 쓴다. 렉스턴 W는 ‘그랜드 화이트’, ‘사일런트 실버’, ‘테크노 그레이’, ‘댄디 블루’, ‘재즈 브라운’, ‘스페이스 블랙’ 등 여섯 가지 색상을 제공한다. 따라서 G4 렉스턴에도 같은 이름의 컬러명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 푸조 3008 SUV

푸조의 색상명은 화려하다. ‘허리케인 그레이’, ‘비앙카 화이트’, ‘큐물러스 그레이’, ‘아마조나이트 그레이’, ‘네라 블랙’, ‘얼티밋 레드’, ‘펄 화이트’, ‘마그네틱 블루’, ‘파이라이트 베이지’, ‘메탈릭 코퍼’ 등의 색깔이 적용됐다. 큐물러스(Cumulus)에는 뭉게구름이란 뜻이 있다. 구름색이란 이름이 인상적이다. 푸조의 색상명에는 광물이 주로 들어간다. 아마조나이트(Amazonite)는 천하석, 파이라이트(Pyrite)는 황철석이다.

◆ 미니 컨트리맨

2세대로 돌아온 미니 컨트리맨은 ‘체스트넛’, ‘라이트 화이트’, ‘멜팅 실버’, ‘아일랜드 블루’, ‘미드나이트 블랙’,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2’, ‘문워크 그레이’, ‘라피스 럭셔리 블루’ 등의 색상을 갖췄다. 체스트넛(Chestnut)은 밤나무를 뜻한다. 라피스(Lapis)는 청금석인데, 청금석을 갈아서 만드는 미술 재료가 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감’으로 손꼽히는 ‘울트라마린(Ultramarine)’이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걸작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속 푸른색 머리띠의 정체다.

◆ 렉서스 LC

렉서스 LC에는 ‘울트라 화이트’, ‘리퀴드 플래티넘’, ‘아토믹 실버’, ‘스모키 그라나이트 미카’, ‘캐비어’, ‘어텀 쉬머’, ‘인프라레드’, ‘나이트폴 미카’ 등의 색이 적용된다. 어텀 쉬머(Autumn Shimmer)는 ‘가을빛’, 인프라레드(Infrared)는 ‘적외선’이다. 렉서스의 색상명에는 유달리 ‘미카(Mica)’가 많이 쓰인다. 미카는 운모를 뜻한다. 메탈릭이나 펄 색상은 운모를 갈아넣어 색깔을 입히기에 붙은 이름이다. 옛 물감은 진짜 운모를 갈아 썼지만, 요즘에는 당연히 인공운모를 사용한다.

◆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카브리올레

다양한 선택 제공하는 메르세데스-벤츠답게 고를 수 있는 색상이 아주 많다. ‘블랙’, ‘폴라 화이트’, ‘옵시디안 블랙 메탈릭’, ‘이리듐 실버 메탈릭’, ‘다코타 브라운 메탈릭’, ‘루나 블루 메탈릭’, ‘다이아몬드 실버 메탈릭’, ‘세레나이트 그레이 메탈릭’, ‘피드먼트 그린 메탈릭’, ‘디지뇨 카디날 레드 메탈릭’, ‘디지뇨 다이아몬드 화이트 메탈릭’ 등이 있다. 피드먼드(Piedmont)는 ‘산기슭’이다. 산기슭 같은 초록색이라니 왠지 산을 떠올리게 된다. 카디날(Cardinal)은 홍관조다. 게임 ‘앵그리버드’에 나오는 빨간 새다. 왠지 색깔만으로도 전투력이 높을 것 같다.

◆ 쉐보레 BOLT EV

쉐보레 볼트는 ‘퓨어 화이트’, ‘스카이민트 블루’, ‘메탈릭 그레이’, ‘브릭 오렌지’의 4가지 색을 고를 수 있다. 그런데 미국용 모델은 색상명이 다르다. ‘오렌지 버스트 메탈릭’이라는 강렬한 이름이다. ‘버스트(Burst)’란 단어는 터진다는 의미다. 터지는 오렌지처럼 강렬한 색깔임을 드러내고 싶었나보다.

◆ 르노 클리오

르노 클리오는 유럽 기준으로 ‘글레이셔 화이트’, ‘아이보리’, ‘머큐리’, ‘다이아몬드 블랙’, ‘플레임 레드’, ‘마르스 레드’, ‘아이론 블루’, ‘아크틱 화이트’, ‘티타늄 그레이’, ‘딥 블랙’, ‘리퀴드 옐로우’, ‘펄 화이트’ 등 다양한 색상을 제공한다. 하얀색이 두 종류인데, 글레이셔는 ‘빙하’를 뜻하고, 아크틱은 ‘북극’을 뜻한다. 빙하처럼 하얀, 북극처럼 하얀 색을 떠올리게 된다. 붉은색 또한 두 종류다. 플레임은 ‘화염’을 뜻하고, 마르스는 ‘화성’을 뜻한다. 불꽃같은 빨강과 화성의 빨강이라니 강렬한 이미지의 조합이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roadtest.kr)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