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남자들끼리 하는 요가' 인기 끄는 까닭은?

송혜진 기자 2017. 2. 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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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가, 뉴욕·베를린 등서 2~3년 전부터 크게 유행.. 국내에선 작년말 정착
요가보다 더 역동적 "민망한 자세를 해도 눈치 안봐도돼 좋아요"

"처음 브로가 수업에 갔을 때 놀랐던 기억이 생생해요. 남자들만 모여서 몸을 둥글리고 허리를 구부리고…. 처음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요가를 안 하는 게 더 이상하죠(웃음)."

그래픽 디자이너 안재현(31)씨는 매주 세 번씩 몸에 달라붙는 자전거 팬츠와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요가 수업에서 땀을 흘린다. 그가 다니는 서울 여의도의 요가 교실엔 여자 회원이 한 명도 없다. 수강생 16명이 모두 남자다. 안씨는 "남자끼리 있으니 '개 자세'나 '고양이 자세'처럼 엉덩이를 쳐들거나 몸을 한껏 숙이는 민망한 자세를 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남자들끼리 하는 요가인 '브로가(Broga·Brother's yoga의 줄임말)'가 인기를 끌고 있다. 브로가는 미국 뉴욕·독일 베를린 등에서 2~3년 전부터 이미 크게 유행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작년 말 비로소 정착됐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요가가 나긋하게 몸을 푸는 동작에 가깝다면, 브로가는 좀 더 역동적이다. 경기 과천에서 브로가 수업을 하는 강사 유천호(28)씨는 "몸의 중심, 소위 코어라고 부르는 배와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근력 운동과 뭉친 근육을 푸는 스트레칭을 결합했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요가 동작보다 조금 더 빠르고 날렵하고 힘차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로가가 처음 전파된 건 2009년 미국 마이애미다. 로버트 시도티라는 요가 강사가 남자 요가 강사 200명을 새로 훈련시켰고, 이를 통해 브로가라는 새로운 종목을 만들어냈다. 시도티는 언론 인터뷰에서 "많은 남자들이 허리를 구부려서 발가락을 잡는 것도 제대로 못하거니와 그런 동작을 해본 적도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동작을 반복할수록 남자들의 근력과 유연성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사무실에 갇혀 있는 남자들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쉽게 해소되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브로가 인기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추세다. 서울 논현동에서 브로가 수업을 들은 지 1년 넘었다는 회사원 김민재(29)씨는 "수업 빠지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누구나 시작할 때는 망설이는데, 막상 한번 해보면 다들 빠르게 몰입한다. 반복되는 야근으로 지친 몸이 깨어나는 느낌이다"고 했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 진출한 미국 스포츠 의류회사 '룰루레몬' 같은 곳에선 매달 무료 브로가 클래스를 열기도 한다. 이 회사 측은 "다양한 무료 운동 강좌를 진행했지만 그중에서도 브로가가 가장 인기 있었다"고 했다.

인기를 반영하듯 인터넷에선 인증샷과 동영상이 넘실댄다. 해시태그를 붙여 #남자요가 #브로가 #yogaformen #realmendoyoga 같은 단어로 검색해보면 수천 건의 동영상과 사진이 뜨는데, 대부분 남자들이 집에서 달라붙는 옷을 입고 요가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찍어 올린 것이다.

브로가는 '몸짱' 열풍과도 거리가 있다. 몸집 크고 살집이 푸짐한 남자들도 자신있게 몸을 드러내고 사진을 올린다. '팻보이요가'라는 계정을 운영하는 한 남성은 이런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내 몸매에 이 동작이 되다니, 이건 기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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