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잠실 스피드트랙에서 2017 KSRC 개막전이 개최됐다. KSRC는 코리아 스쿠터 레이스 챔피언십(KOREA SCOOTER RACE CHAMPIONSHIP)의 약자로 대한민국 이륜차 생산 기업 대림자동차가 1989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레이스다. 대림자동차의 원메이크 레이스라 동급의 다양한 기종의 대결 모습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국내에서 주최하는 유일한 경기라는 의미가 있다.
스피드 트랙은 서울 잠실에 위치해 비교적 접근성이 좋다. 이륜차에 관심 없던 이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레이스를 관람할 기회다. 대림자동차의 모터사이클 카테고리가 쿼터급이 최상인 만큼 트랙 규모에 크게 구애받지 않은 덕이다. 때에 따라서는 인제 서킷을 빌려 경기를 진행하기도 한다.
경기는 통상 세 가지 모델로 진행된다. 대림자동차의 플래그십 모델 VJF250전과 상용이륜차의 대명사격인 시티에이스(Citi-ACE)전은 꾸준히 종목을 지키는 편이다. 스쿠터는 기종이 다양한 만큼 종종 신모델로 교체해 성능을 증명한다. 작년의 FC125전이 올해 VD125전으로 새롭게 구성된 이유다.
2017 KSRC 1전의 예선은 오전 10시경부터 12시까지 이어졌다. 기종별 20분 간의 예선을 치른 후 그 결과에 따라 그리드를 배정받는 것이다. 결승전은 약 1시부터 시작이다. VJF250은 25랩, 그 외에 시티에이스나 VD125는 20랩을 돌아 완주 순으로 순위를 매긴다.
KSRC는 경기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신차 전시와 전시차량 경매로 잠재고객을 겨냥할 뿐 아니라, ATV 체험장과 어린아이를 위한 그림 그리기 대회, 걸그룹 축하공연 등 폭넓은 대상을 고려하여 행사를 마련했다.
더불어 시원한 음료와 햄버거 무료제공으로 관람객의 부담을 덜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번 경매 이벤트에서 한 관람객이 신차 가격 239만 원의 VD125를 165만 원의 낙찰가로 획득했다. 관심만 있다면 경품에 가까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전기스쿠터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말 출시한 DX250과 VD125등 신형 모델을 전시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뿐만 아니라 체험주행 시간도 마련해 모델의 특성과 장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신형 모델로 서킷을 주행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에 많은 사람이 몰렸고, 대림자동차는 라이딩 기어를 철저하게 준비해 안전에 만전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예선전이 끝나자 개막식이 이어졌다. 김방신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제일 먼저 후원사 및 언론사, 선수와 관람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뒤이어 그는 “퍼스널 모빌리티 리더로서 국내 유수 회사와의 협력과 전략적 제휴로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이륜차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끝으로 선수의 안전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시경 본격적인 결승전이 시작됐다. 첫 번째 레이스는 VD125전이다. 각 그리드에서 긴장 어린 표정으로 서있던 선수들은 스타트 신호가 떨어지자 재빠른 출발로 선두 탈환에 나섰다. 선두는 SLR-TAICHI의 7번 김원주 선수. 김선수는 초반 페이스를 유지, 잠깐의 순위 다툼을 극복하고 대부분의 랩에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몇몇 선수는 슬립하기도 했지만 큰 부상 없이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자그마한 체구의 스쿠터임에도 선수들이 컨트롤하는 VD125는 레이스 머신으로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긴장감을 안겨줬다.
이어서 시티에이스 전이 펼쳐졌다. 1위는 12:47.344를 기록한 FR-racing의 3번 신동민 선수가 차지했다. KixxPAO 모토그레시브 이영준 선수와 Fr-racing 이승환 선수가 그 뒤를 이었다. 시티에이스 결승전은 1위부터 5위까지 예선전과 동일한 결과로 특별한 변화 없이 경기를 마감했다.
대회의 마지막은 VJF250이 장식했다. 예선전의 경우 SLR-TAICHI 2번 조현 선수와 김중원 선수가 각각 1, 2위를 차지, 그 뒤를 채종화 선수와 박성하 선수가 뒤따랐다. 시작 신호와 함께 선수들이 출발했다.
조현 선수는 25랩 대부분 여유롭게 선두 자리를 고수, 김중원 선수 또한 예선전과 동일한 포지션을 유지했다. 마찬가지로 그 뒤를 채종화 선수가 지켰다. 다만 4위와 5위는 순위 싸움이 있었고, 예선전과 달리 결승전에서는 김원주 선수가 박성하 선수를 제치고 4등을 차치했다.
수상식 전 막간의 시간에는 초대가수 아이시어의 축하공연이 또 한 번 이어졌다. 그림 그리기 대회 수상식도 선수들과 동일하게 무대에서 진행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각 종목별 1위부터 5위까지의 선수는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나누며 샴페인 세레모니도 즐겼다. 30도가 웃도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생한 선수의 성취감과 해방감이 느껴졌다.
2017년 KSRC 개막식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대림자동차는 30여 년의 적잖은 시간 동안 KSRC를 운영해왔다. 오랜 시간 동안 이륜차 문화 확대 및 발전과 긍정적인 이미지 고취,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어온 시간에 비해 이러한 의미를 알고 참가하는 관람객은 많지 않다.
이륜차에 관심 있는 사람은 원메이크 레이스라는 한계를 떠나 대림자동차의 자체 기술 개발과 이를 통한 제품 카테고리 확장을 바란다. 스쿠터 레이스라는 명칭을 고려하더라도 대림자동차가 조금 더 욕심을 내기를 바라는 것이다.
단순히 참관객 숫자에 의미를 두어 서는 안 된다. 그들이 진정으로 이륜차 문화에 호기심을 갖고 즐기러 온 관람객인지, 단순히 매 행사마다 불러들이는 레이싱 모델을 기대하고 방문하는 이들인지는 누구든 분간할 수 있다.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뿐이다. 꾸준히 행사를 개최하고 노력하는 대림자동차이기에 진취적인 행보를 기대해본다.